탄핵반대파 장동혁 의원이 국민의힘 당 대표에 선출됐다. 이 결과를 두고 '도로 윤석열당' '극우 정당 회귀'라고 비판하는 언론도 있고, 회복할 수 없는 '나락'이라는 시선도 있다.
국민의힘 당원들과 지지자들이 국민의힘을 살리자는 데는 뜻이 같다. 하지만 그 방법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한쪽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절연을 주장한다. 또 한쪽은 탄핵찬성파들을 내치고 윤석열 전 대통령과 함께 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양쪽 모두 당위론(當爲論)적 주장이다.
당위(當爲)란 '어떤 일이 마땅히 그렇게 되어야 한다'는 규범적·윤리적 필연성을 의미한다. 그러나 어디에나 이상과 현실이 공존한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사람 간에 불평등이 없어야 한다'는 것은 당위이지만, 대한민국에 불평등이 존재하는 것은 엄연한 현실이다. 불평등은 줄여가야 할 과제이지 당장 일소(一掃)할 수는 없다.
◆ 장동혁 의원을 대표로 뽑은 까닭
지금 국민의힘 처지는 수레바퀴 자국에 고인 물 속의 물고기와 같은 처지이다. [장자(莊子)에 나오는 '철부지급(轍鮒之急)'] 곧 물이 말라버릴 작은 웅덩이에 갇힌 물고기라는 말이다. 당장 물 한 되(升), 한 말(斗)이 없으면 죽을 처지이고, 그렇다고 물 한 되, 한 말 만으로 살릴 수도 없다. 해결책은 지금 갖고 있는 소량의 물로 말라 죽어가는 물고기를 적시고, 그 동안 물고기를 큰 강으로 옮기는 것이다. 지금 가진 소량의 물과 멀리 떨어진 곳에서 넘실대는 강물 모두 필요한 셈이다. 그런 상황인데 어느 한쪽을 택해야 한다는 것은 '선한 생각'일지는 몰라도 결국 죽는 길이다.
국민의힘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 함몰된다면 수권정당(受權政黨)으로 거듭날 수 없다. 이는 '당위'의 문제이다. 하지만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한다면 국민의힘에는 '동력'이 없다. 그런 점에서 국민의힘 당원들이 '윤 어게인 세력'과 함께 가겠다는 장동혁 후보를 선택한 것은 이상적인 선택은 아니나, 현실적 선택(현명한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 강한 민주당, 지리멸렬한 국힘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과 탄핵이라는 멍에를 지고 있다. 이는 과거의 멍에다. 동시에 국민의힘은 보수우파 가치와 거리가 먼 정책을 밀어붙이는 이재명 대통령과 국민의힘을 '내란 정당'으로 몰아 해산시키겠다는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맞서야 한다. 3대 특검(내란·김건희·해병대원) 칼날도 국힘에는 커다란 위협이다. 이는 앞에 놓인 난제다.
비상계엄과 탄핵 멍에를 벗자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해야 옳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강적 이재명 대통령과 정청래 대표에게 맞서자면 '광장 세력'과 힘을 합칠 수밖에 없다. '윤 어게인 광장 세력' '보수 유튜브' 없이 지금 국민의힘이 무엇을 할 수 있나?
◆ 장동혁 체제가 가야 할 길
강성 반탄파 장동혁 의원이 국민의힘 대표에 당선되자 국민의힘이 윤석열 대통령을 끊어내지 못하는 바람에 망하게 됐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윤 어게인 정당'이 돼 버렸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지 않으리라고 본다.
장동혁 대표가 '윤 어게인'에 함몰돼 당을 이끌 것이라고 전망한다면 그야말로 단편적인 예측이다. 전략가 장동혁이 그런 바보짓을 할 거라고? 장 대표가 전당대회 과정에서 '윤 어게인' 세력을 껴안은 것은 '윤 어게인 세력'과 협력을 통한 상생 전략이었다고 본다.
장 대표의 과제는 '윤 어게인'을 뛰어넘는 동력을 국민의힘에 불어넣는 것이다. '윤 어게인' 세력을 내쳐야 한다는 말이 아니라, '윤 어게인' 세력과 미래를 함께 도모할 수 있는 세련된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는 말이다. 그 비전을 통해 선거에서 이기는 것이 혁신이다.
내년 지방선거와 2028년 총선에서 이기는 것, 그것이 국민의힘 혁신이다. 선거에서 지면 그 어떤 비전도, 전략도 모두 반성해야 할 허물이 될 뿐이다. 민주당이 무슨 쇄신으로 선거에서 이겼나? 선거에서 이기니 온갖 허물이 모두 '승리 요인'으로 평가받는 것이다.
▶ 윤 전 대통령은 역사의 영역
윤 전 대통령 탄핵 문제는 헌법재판소 판결로 이미 끝난 싸움이다. 이 문제는 이제 역사의 영역이다. 장동혁 국민의힘은 전선(戰線)을 '탄핵 반대'에서 '경제 활성화' '이재명 정부 폭주 차단', 정청래 민주당의 '국힘 해산 공세'와 '3대 특검 공세' 차단으로 옮겨야 한다. 새로운 고지(高地)를 놓고 싸워야지 '이미 패배한 전투'에 매달린다면 피해만 눈덩이처럼 불어날 뿐이다. 새로운 고지를 놓고 다투는 하나하나의 전투가 선거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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