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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종만 하란거냐"…대장동 비판 검사장 강등에 법조계 비판 봇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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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미 검사장, 인사명령 처분 취소 청구 소장 제출
검찰 출신 법조인 "정 검사장 지적 너무 아팠나…도둑이 제 발 저려"

대검검사급(검사장) 보직에 있던 정유미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고검검사급(차장·부장검사) 보직인 대전고검 검사로 강등 발령 난 것과 관련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인사명령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하기에 앞서 12일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검검사급(검사장) 보직에 있던 정유미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고검검사급(차장·부장검사) 보직인 대전고검 검사로 강등 발령 난 것과 관련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인사명령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하기에 앞서 12일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장동 항소포기 결정에 공개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던 일선 검사장들이 한직으로 밀려난 가운데, 고검검사급 보직으로 '강등'된 정유미 검사장(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인사명령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정 검사장은 지난 12일 오후 서울행정법원에 인사명령 처분 취소 청구 소장을 제출했다.

정 검사장은 소장에 "지난 몇 년 간 검찰 내부 사이트인 이프로스 검사 게시판에 검찰청 폐지, 대장동 사건 항소포기 등 일련의 사태에 대해 몇차례 의견 표명을 한 바 있다"며 "특정 정치세력을 지지하거나 비판한 것이 아니라 국민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형사사법체계의 대대적인 변화에 대해 담당 공직자로서 우려를 표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법무부에서 이를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공정성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부적절한 표현으로 내부 구성원들을 반복적으로 비난하여 조직의 명예와 신뢰를 실추시켰다'고 비난하며 오히려 공정하고 투명해야 할 검찰 인사 시스템을 정치적으로 오염"시켰다고 썼다. 또 "자신들과 견해가 같지 않은 사람들을 억압하고 박해하는 이러한 처분이 반복된다면 결국 모든 사람이 입을 다물고 침묵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 11일 검찰 고위 간부 인사를 통해 기존 검사장 4명을 전보 조치했다. 정 검사장은 평검사인 대전고검 검사로 발령이 났다. 기존 박혁수 대구지검장, 김창진 부산지검장, 박현철 광주지검장은 모두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밀려났다.

사실상 강등·좌천에 해당하는 조치다. 김 지검장과 박 지검장은 인사 발표 직후 사의를 표명했다. 이번 인사와 관련 법무부는 "이번 인사는 업무수행 등에 있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공정성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부적절한 표현으로 내부 구성원들을 반복적으로 비난해 조직의 명예와 신뢰를 실추시킨 대검검사급 검사를 고검검사로 발령한 것을 비롯해 검찰 조직의 기강확립 및 분위기 쇄신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정 검사장은 앞서 검찰청 폐지 정부조직법 개정 및 대장동 항소 포기 등 이재명 정부의 '검찰 개혁' 주요 국면마다 검찰 내부망 등에서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왔다.

검사장급 검사가 고검 검사로 보직 변경된 사례는 지난 2007년 3월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에서 서울고검 검사로 배치된 권태호 전 검사장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당시 권 전 검사장은 비위 의혹이 제기돼 '부적절한 처신'을 명분으로 인사 조치가 있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검찰 간부 인사를 두고 근거가 없을 뿐더러, 법령에 어긋나 위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고검장 출신의 한 변호사는 "대검검사급 이상의 보직범위에 관한 규정(대통령령)에 따르면 대검검사급 검사의 보직범위에는 고검 검사가 포함돼 있지 않다. 검찰청법에도 비슷한 내용이 있다"라며 "법무부의 이번 인사 조치는 '미운 검사를 강등시킨다'는 의도 외에는 그 어떤 근거도 찾을 수 없다. 복종만 하고 아무 말도 하지마라는 식의 '입틀막' 인사"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 검사장의 지적이 너무 아팠나 보다. 도둑이 제 발 저린 꼴"이라고 덧붙였다.

부장검사 출신의 다른 변호사는 "공직자로서의 발언은 정제돼야 하는 건 맞지만, 진정성 있는 비판마저 못 하게 하는 건 말이 안 된다"라며 "대장동 항소 포기가 지나치게 비정상적인 결정이니 고참 검사로서 쓴 소리를 한 것을 강등시키면 앞으로는 누가 건전한 비판을 하겠나. 정 검사장은 평소에도 원리원칙에 따라 말하고 행동했던 검사다. 검찰 내부에서도 큰 파장이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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