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서울시당 클린공천지원단은 마포갑 조정훈 의원과 마포을 함운경 당협위원장의 공천권을 서울시당에 위임토록 권고했다. 사실상 공천권을 빼앗은 것이다. 현직 시·구의원으로부터 돈을 걷었다는 의혹 때문이었다.
함 위원장은 지난 1일 정치자금법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됐다. 고발장에는 사무실 임대 보증금 마련 과정에서 마포구의원 5명에게 각각 400만원씩, 총 2천만원을 모아 사무실 보증금을 마련했다는 의혹이 담겼다. 이와 함께 매달 1인당 20만원씩을 받아 사무실 운영비로 사용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경찰은 이와 별도로 공천 헌 의혹과 관련해 조 의원에 대해서도 내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상원 마포구의원은 2024년 8월부터 지난달까지 같은 당 소속 구의원과 서울시의원 등으로부터 매달 20만~30만원씩을 모아 총 2천500만원을 조 의원 보좌진에게 전달했다는 의혹으로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이런 가운데 송파을 당협위원장인 배현진 의원과 강동갑 당협위원장인 전주혜 전 의원 지역에서도 운영비 등의 명목으로 현직 시·구의원으로부터 돈이 걷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시당 클린공천지원단 논리 대로라면 배 의원과 전 전 의원의 공천권도 서울시당에 위임돼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런데 서울시당에 공천권이 위임되더라도 문제다. 이해당사자인 배 의원이 서울시당 위원장이기 때문이다. 배 의원은 취재에 응하지 않았고 서울시당 측은 "모르는 일"이라고 부인했다.
17일 국민의힘 소속 이영재 전 송파구의원에 따르면 서울 송파을 국민의힘 운영위원회는 2018년 중순쯤부터 17명 안팎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 위원으로부터 한 달에 5만 원씩 걷기 시작했다. 2019년 10월부터 10만 원으로 늘었다고 한다. 회의비 등의 명목이었다.
이 전 구의원에 따르면 운영위원은 2018년 7월부터 2019년 10월까지 월 5만 원, 2019년 11월부터 2021년 12월까지 10만 원 정도 냈다. 송파을 운영위원 모두가 이 돈을 냈다고 추산하면 이 기간 동안 걷힌 돈은 약 6천만 원에 달한다.
문제는 현금으로 걷어서 증거가 남을 여지가 거의 없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코로나19 기간 동안 잠시 계좌이체로 걷은 흔적이 나왔다. 이 전 구의원 계좌에서 2021년 2월 40만 원, 7월과 12월 각각 30만 원과 25만 원 등 총 95만 원이 당시 운영위원회 총무이자 배 의원이 당협위원장일 때 공천을 받아 구의원이 된 곽노상 씨 계좌로 송금된 내역이 나왔다.
10만 원 단위로 걷었으면 25만 원 송금 내역이 나올 수 없다. "어쩌다 5만 원 단위가 송금된 건가"란 질문의 이 전 구의원은 "40만 원과 30만 원은 각각 4개월과 3개월을 몰아서 낸 내역이다. 안 내려고 했는데 하도 내라고 독촉하는 바람에 곽 씨에게 주머니에 있던 25만 원을 다 털어서 주고 모자란 25만 원을 합쳐 총 5개월치를 송금한 것"이라고 했다.
이 전 구의원과 같은 시기에 함께 활동한 이경태 운영위원의 계좌에서도 이와 같은 송금 흔적이 나왔다. 이 위원 통장에선 2020년 9월과 2021년 2월엔 각각 10만 원과 20만 원이 곽 씨 계좌로 송금됐다.
이 위원은 "액수도 부담되고 불투명하게 사용하는 거 같아 회비를 안 내려고 했는데 곽 씨가 전화로 독촉해 마지못해 냈다. 한 달에 10만원씩 내라고 했는데 안 내니 강요했다. 20만원은 2달치로 강압에 못 이겨 안 내려고 버티다가 결국 몇 달치를 몰아서 낸 내역"이라고 말했다.
돈을 걷었던 곽 구의원 해명은 오락가락했다. 그는 "당시 현찰이나 계좌로 10만 원을 받은 적 없고 낼 사람도 없었다"고 했다.
매일신문이 계좌 이체 내역을 보내자 곽 씨는 "기억이 안 난다"고 하고는 "운영회의 끝나고 자율적으로 걷힌 돈을 가지고 식사나 술값으로 쓴 적은 있다. 명절 선물로 쓰기도 했다. 기억은 잘 안 나지만 모금한 돈 지출 내역은 운영위원에게 공개했을 것"이라고만 말했다.
이영재 전 구의원은 "어디에 사용됐는지 현재까지 전혀 공개하지 않고 그동안 들은 바도 없다"며 ""2019년 5만 원에서 10만원으로 걷는 돈이 증액될 때 배 의원도 그 자리에 있었다. 2021년 10월부터 매달 10만 원 씩을 송금했다"고 했다.
◇ 강동갑 전주혜 전 의원 지역구에서도 걷힌 수백만원
전주혜 전 의원이 담당하는 서울 강동갑 지역에서도 현직 시·구의원 8명을 상대로 돈이 걷혔다. '공용사무실' 유지비 명목이었다. 시·구의원은 각 시·구의회에 각자 사무실이 있는데도 별도의 '시·구의원 사무실'을 둬야 한다는 명목으로 총 800만 ~ 900만 원에 이르는 돈이 걷힌 것이었다.
2024년 6월~7월 시의원 3명은 월 30만 원, 구의원 5명은 월 20만 원 정도를 내야 했고 같은 해 11월~12월까지 총 2개월 간은 시·구의원 8명이 각각 12만5000원씩을 내야 했다. 지난해 1월부터 7월까지는 할당액이 월 5만 원으로 줄어 다달이 약 40만 원 정도가 걷혔다.
돈을 걷은 사람은 문현섭 구의원과 강유진 구의원이었다. 문 구의원은 돈을 걷은 사실을 인정했다. 그는 "자율적으로 징수된 것이다. 선거관리위원회에 질의해서 적법하다는 회신을 받고 시·구의원 합동사무실 경비로 지출됐다. 2024년 아주 짧은 기간 동안만 이뤄졌다"고 말했다. 강 구의원은 답이 없었다. 취재 과정에선 걷은 사람이 인정했는데 준 사람은 부인하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문제는 이 돈이 들어간 시·구의원 합동사무실이 전 전 의원의 지역 사무실에서 단순 '간판 바꿔치기' 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는 점이다. 전 전 의원의 공개재산목록을 보면 2024년 8월 기준 이곳의 임차인 명의는 전 전 의원인데 시·구의원 합동사무실로 간판이 바뀌고 시·구의원 돈이 걷히기 시작한 건 2024년 6월쯤의 일이다.
두 달 남짓 짧은 기간이었지만 전 전 의원이 보증금을 내고 빌린 곳의 간판만 시·구의원 합동사무실로 바뀌고 임차료는 시·구의원이 나눠서 납부하는 구조였던 셈이다. 2020년 비례대표로 당선됐다가 2022년 말 강동갑 지역 당협위원장이 된 전 전 의원은 2023년 초 보증금 3천만 원을 내고 이 자리를 임차한 바 있다.
문 구의원은 "적법한 계약서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를 공개해 달라고 했지만 그는 공개하지 않았다. 전 전 의원은 수 차례 연락에도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한편 취재 과정에선 이 돈이 전 전 의원의 전직 비서관이자 낙선 뒤에도 지역 수행을 맡고 있던 A 씨에게 전달된 정황이 나왔다. A 씨는 현재 전 전 의원이 소속돼 있는 법무법인 소속 직원인데 전 전 의원이 지역을 가면 전 전 의원을 곁에서 수행해 왔다. 동시에 한 인터넷 매체 기자로 겸직하며 전 전 의원 홍보 기사를 써오기도 했다. 최근엔 강동구의원 출마 선언을 했다.
A 씨는 취재에 응하지 않았다. 매일신문은 이 법무법인에 "구조상 전 전 의원 수행원 급여를 법무법인이 대납한 것을 볼 수 있다. 조직 내 A 씨의 직무가 뭔가"라고 물었다. 법무법인 관계자는 "답변 드릴 게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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