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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균형발전 엇갈린 행보…도로공사의 '수도권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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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감사서 '기관경고'…지침 어기고 필요 면적 5배 초과 매입
입지 검토 부실·예타 결과 전 의결…혁신도시법 무력화 홍보관까지

김천혁신도시 내 한국도로공사 본사. 매일신문DB
김천혁신도시 내 한국도로공사 본사. 매일신문DB

한국도로공사가 수도권본부 사옥을 필요 면적의 최대 5배 규모로 매입하고 절차까지 위반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예산 낭비와 공공기관 의사결정 부실이 도마에 올랐다.

16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한국도로공사 수도권본부 사옥매입 적정성 특정감사' 결과 도로공사는 2024년 9월 경기도 고양시 옛 한국예탁결제원 일산센터 건물을 수도권본부 사옥으로 매입하는 과정에서 규모 산정, 입지 선정, 의사결정 절차 전반에 걸쳐 부실을 드러냈다.

도로공사는 수도권 관리 노선 증가와 업무량 확대를 이유로 본부 신설을 추진하며 이 건물을 620억원에 샀다. 취득세 등 부대 비용 40억원과 리모델링 비용 219억원을 포함하면 총 사업비는 879억원에 이른다. 건물은 지상 7층·지하 5층, 연면적 2만2천626㎡ 규모다.

가장 큰 문제는 과다 매입이다.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 상 수도권본부 정원(112명) 기준 필요 면적은 6천332㎡다. 내부 기준을 적용해도 약 4천800㎡면 충분하다. 그런데 실제 매입 건물은 이보다 5배 크다. 기존 8개 지역본부와 비교해도 최소 2.5배에서 최대 5.4배에 달한다.

실제 활용도도 낮다. 건축기획 용역 결과 전체 면적 중 사무공간으로 쓰는 면적은 3천753㎡에 그쳤다. 나머지 공간은 활용 계획조차 없는 상태에서 매입이 이뤄졌다. 내부 담당자 역시 감사 과정에서 "사용하지 않는 공간이 더 많고 규모가 과도하다"고 인정했다.

입지 선정도 비정상적이었다. 기존 지역본부는 고속도로 IC 인근에 자리 잡았지만, 이번에는 개발제한구역이라는 이유로 기존 방식 검토를 배제했다. 대신 직원이 업무 중 우연히 발견한 건물을 유력 후보지로 결정한 것으로 드러났다.

의사결정 절차 위반도 드러났다. 도로공사는 예비타당성조사 결과가 통보되기 전인 2024년 8월 이사회에서 매입 안건을 먼저 의결했다. 국토부는 수차례 "건물 규모가 과도하고 재무 상황을 고려할 때 논란이 우려된다"는 의견을 전달했지만, 도로공사는 이를 반영하지 않았다.

재무 부담도 적지 않다. 도로공사 부채는 2028년 50조원을 넘어 부채비율 100%를 초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상황에서 비수익성 자산에 879억원을 투입했다. 회사채 이자율 2.8%를 적용하면 연간 이자만 25억원 수준이다. 반면 비슷한 규모 사무실을 빌리면 연간 비용은 12억원대 수준으로 추정돼 투자 대비 효율성도 떨어진다.

법 위반 소지도 확인됐다. 도로공사는 수도권 내 신규 시설 설치 시 필요한 지방시대위원회 심의와 국토부 장관 승인을 거치지 않은 채 미래홍보관 설치 계획을 반영했다. 2023년 감사원 감사에서 유사 사례로 지적받은 전력이 있음에도 개선되지 않다.

국토부는 이번 사안을 대표적 관리 부실 사례로 판단하고 도로공사에 기관경고를 내렸다. 동시에 "과다한 자산 취득과 리모델링의 적정성을 재검토하고 매각 등 회수 방안을 마련하라"고 통보했다. 관련 업무를 부적정하게 처리한 책임자에 대해서도 경고 조치를 요구했다.

도로공사는 올해 2월 리모델링 설계 공모를 취소하고 사업을 중단했다. 현재 수도권본부 직원 약 100명은 매입 건물 인근 임대 사무실에서 근무 중이다.

한편, 도로공사는 또 다른 감사에서 고속도로 표지판에 사설 시설 명칭을 부당하게 표기하고, 민원 해결 비용 약 1천만원을 시공사 부담이 아닌 설계에 반영하는 등 부적절한 설계변경으로 재산상 손실을 초래한 사실이 적발됐다.

이에 국토부는 관련자 징계와 함께 일부는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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