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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로 보는 세상] 탈시설 장애인, 기초수급자 ↑ 만나는 사람 ↓… "지속 가능한 탈시설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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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1년 탈시설 장애인 이씨가 노트북을 이용해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 매일신문 DB.
지난 2021년 탈시설 장애인 이씨가 노트북을 이용해 업무를 보고 있는 모습. 매일신문 DB.

인간은 누구나 자유로운 삶을 꿈꾼다. 스스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걸 마음껏 할 수 있길 바란다. 시설에 있는 장애인들도 그 꿈을 안고, 시설 바깥으로 한 발짝을 내딛었다. 이들은 성공적으로 바깥 삶에 정착했을까. 정착을 위해 더 필요한 건 없을까.

물음에 답하기 위해 대구시 행복진흥사회서비스원에서 대구시 관할 거주 시설을 퇴소한 장애인들을 조사했다. 작년 9월과 10월에 조사를 진행했으며, 퇴소 후 지역 사회에 정착한 장애인 135명이 그 대상이다.

◆ 오랜 시설생활 끝에 자립

조사 결과 응답자 중 56.3%가 지적 장애인이었다. 뇌병변장애 22.2%, 정신장애 9.6% 순이었다. 특히 타지역과 달리 '노숙인 시설'에 있다가 퇴소한 이들이 32.6%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들은 오랫동안 시설에서 머무르다가 퇴소를 결심했다. 응답자의 51.1%가 20세 미만에 시설에 입소했다고 응답했다. 당시 입소의 주된 원인은 돌봄의 부재로, '가족 및 주변에 돌볼 사람이 없어서'가 38.5%를 차지했다.

이후 시설에서 오랜 시간을 머물렀다. 이들의 시설 평균 거주기간은 24.9년에 달했다. 그렇다 보니 자립의 이유도 독립적 삶에 대한 열망이었다. 이들은 자립의 이유로 '단체생활이 아닌 혼자 살고 싶어서'(68.9%)라고 응답했다.

자립 이후 만족도는 높은 편이었다. 일상생활에서의 '삶에 대한 선택과 결정'에 대한 만족도가 특히 높게 나타났다. 또 외출 빈도도 잦았다. 거의 매일 외출한다는 응답이 74.8%에 달했다.

대구 남구의 한 주택단지에서 전동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교통약자 교통수단인 나드리콜을 이용하고 있다. 매일신문 DB.
대구 남구의 한 주택단지에서 전동휠체어를 탄 장애인이 교통약자 교통수단인 나드리콜을 이용하고 있다. 매일신문 DB.

◆ 고립 우려 심화

다만 도움 없이는 생활하기 어렵다는 응답이 주를 이뤘다. 응답자의 83.0%가 활동지원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었다. 또 일상생활 지원의 79.3%, 여가활동 동행의 62.2%를 활동지원사에게 의탁하는 상황이었다.

서비스 시간이 부족하다고 느끼기도 했다. 활동지원서비스 이용자 중 50.4%가 '서비스 시간이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또 평균 152.2시간의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고 봤다.

주변 지인들과의 사회적 교류도 잦지 않은 편이었다. 가깝게 지내는 지인은 평균 2.3명이지만, 21.5%는 지인이 '한 명도 없다'고 답했다. 특히 정신장애인은 가깝게 지내는 지인이 1.77명으로 가장 적었다.

또 응답자의 40.0%는 '중요한 물건을 맡길 수 있는 신뢰할 만한 사람이 없다'고 응답했다. 친밀하게 교류하는 이가 없는 만큼, 자립 지원 인력에게 심하게 의존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 경제와 건강, 현실의 벽

응답자 대부분이 경제적으로 빈곤한 상태였다. 94.1%가 기초생활수급자이며, 평균 월 소득은 122.4만 원, 월 생활비는 72.4만 원이었다.

응답자의 93.3%가 생활비 지출 항목 중 '식료품비'를 가장 지출이 많은 항목으로 꼽아, 저축 등 자산 형성이 어려운 상황이었다. 또 재산 관리를 스스로 하는 비율은 42.2%에 불과하며, 스스로 관리하지 못하는 이들 중 75.6%가 활동지원사나 코디네이터 등 전담인력의 도움을 받고 있다.

만성 질환의 유병률도 높았다. 응답자의 74.8%가 만성질환이 있으며 그 가운데, 79.3%가 관련 약을 먹고 있었다. 또한 한 달간 의료기관 이용률은 72.6%에 달했다.

◆ 현장 "퇴소 후 관리체계 필요"

현장 종사자들은 이러한 자립 장애인들의 사정을 잘 알고 있었다. 이들은 자립 장애인의 고립을 막고, 체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봤다. 이에 따라 장애인 지역사회통합지원센터의 기능 강화를 주문했다. 퇴거 이후에도 복지관 등 인근 기관과 연계해 안부를 확인하고, 낮활동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는 의미다.

또 이들은 의료 정보 접근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봤다. 시설 퇴소 과정에서 당사자의 과거 병력, 약물 복용 기록 등 필수 의료 정보가 현장에 제대로 인수인계되지 않아 초기 자립 시 시행착오를 겪어서다.

시설을 떠난 장애인들은 지역사회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했지만, 여전히 활동 지원과 의료, 사회적 관계망에 크게 의존하고 있었다. 단순히 퇴소자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사회 안에서 안정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기반을 갖추는 게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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