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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S KIDS ZONE] 낮잠시간, 누가 아이를 지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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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잠시간 어린이집에서 영유아들이 잠을 자고 있다. 영유아는 스스로 위험 상황을 알리기 어려워 낮잠시간에도 지속적인 안전관찰이 중요하다. AI 생성 이미지.
낮잠시간 어린이집에서 영유아들이 잠을 자고 있다. 영유아는 스스로 위험 상황을 알리기 어려워 낮잠시간에도 지속적인 안전관찰이 중요하다. AI 생성 이미지.

지난 13일 한 어린이집에서 낮잠을 자던 생후 639일 시후가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숨졌다. 사고는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아들을 떠나보낸 지 아직 한 달도 채 되지 않았지만, 어머니 김나영(가명·34) 씨는 비공개였던 SNS 계정을 공개로 바꿨다. 사고 당시 상황과 수사 과정을 하나씩 기록하기 위해서다. 아이를 잃은 부모에게는 가장 힘든 기록이지만, 같은 사고가 반복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우리 아이만의 문제가 아니었으면 좋겠습니다." 한 부모의 절박한 바람은 어린이집 낮잠시간 안전관리의 현실을 되묻게 한다. 영유아는 왜 낮잠시간에 위험한가. 현행 안전지침은 충분한가. 그리고 그 지침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가.

◆ 잠든 아이, 누가 지키나

사고 직후 김 씨는 경찰에서 어린이집 CCTV를 확인했다. 그곳에서 처음 알게 된 것은 시후가 카메라 사각지대에서 낮잠을 자고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아이가 잠든 이후의 모습은 영상에 남아 있지 않았고, 담임교사가 오후 3시 4분쯤 심정지 상태를 발견하는 장면만 확인할 수 있었다.

김 씨는 "어린이집을 허가할 때 CCTV 사각지대를 확인하고, 이후에도 주기적인 점검과 관리가 이뤄졌더라면 아이의 사망 원인을 더 명확히 밝힐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린이집에서 낮잠을 자다 사망한 19개월 아기의 빈소가 차려져 있다. 어머니 인스타그램 캡쳐
어린이집에서 낮잠을 자다 사망한 19개월 아기의 빈소가 차려져 있다. 어머니 인스타그램 캡쳐

동시에 김 씨는 '사고를 막을 방법은 없었을까'라는 생각에서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는 "교사의 휴게시간에 대체 교사가 투입됐더라면, 아이에게 눈길 한 번만 더 갔더라면 이런 사고는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결국 김 씨가 사고 이후 가장 절실하게 느낀 것은 '누군가 아이를 보고 있었더라면'이라는 것이다. 그는 "물론 실시간으로 아이를 감시해 달라는 것은 아니다. 다른 아이들의 개인정보 등을 생각하면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라는 것도 안다"며 "다만 아이들이 가장 취약한 낮잠시간만큼은 누군가는 아이를 볼 수 있는 환경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현재 어린이집의 낮잠시간 안전관리는 어떤 기준으로 운영되고 있을까.

◆ 안전관리 작동하고 있나

영유아는 성인보다 기도가 좁고 스스로 위험 상황을 알리기 어렵다. 특히 만 1~2세 아이들은 뒤집힌 자세에서 스스로 자세를 바꾸기 어려울 수 있고, 갑작스러운 호흡 이상이 생겨도 표현하지 못한다. 얼굴이 이불이나 베개 등에 덮이면 질식 위험도 커질 수 있어 낮잠시간에도 지속적인 관찰이 중요하다.

보건복지부와 한국보육진흥원이 발간한 '어린이집 아동학대 예방 및 대응 매뉴얼'도 낮잠시간 지속적인 관찰을 강조한다. 매뉴얼은 "잠시 잠깐 알림장을 적거나 업무를 볼 때라도 영유아들이 편안하게 잘 자고 있는지 수시로 살펴야 한다"며 "영아의 경우 우유를 토하거나 이불에 얼굴이 덮여 산소공급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다. 또 "어떠한 이유에서도 교사가 보육실을 비워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다만 이러한 내용은 현장에서 지켜야 할 행동지침의 성격이 강하다. 교육부 관계자는 "낮잠시간을 몇 분마다 확인해야 하는지, 몇 시간 재워야 하는지 같은 세부 기준은 국가가 일률적으로 정하기보다 어린이집 원장과 보육교사가 자체적으로 운영 기준을 마련하는 구조"라며 "만약 반드시 지켜야 하는 의무사항으로 운영하려면 시행지침에 포함하고, 어린이집 평가나 점검 지표에도 반영하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규정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아이를 관찰할 때 무엇을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지에 대한 현장의 공감대를 만들고, 원장과 교사들이 이를 기본 원칙으로 받아들이는 문화가 함께 형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 보육 현장은 어떨까

교육부 설명대로 현재 낮잠시간 안전관리는 세부 기준을 국가가 일률적으로 정하기보다 어린이집이 자체 운영 기준을 마련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현장에서는 어린이집마다 운영 방식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구의 한 전직 어린이집 교사 이모(36) 씨는 "낮잠시간에는 키즈노트나 보육일지 등을 작성하기도 하지만, 중간중간 아이들의 호흡과 얼굴색, 수면 자세 등을 확인하는 것이 기본"이라며 "하지만 안전수칙을 알고 있는 것과 이를 현장에서 일관되게 실천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개인의 판단에만 맡겨서는 같은 사고가 반복될 수 있다. 반복적인 교육과 점검을 통해 기본적인 안전수칙이 현장에서 철저히 지켜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만 현장에서는 안전관찰과 여러 업무를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다 실제 어린이집 교사들은 낮잠시간에도 영유아의 수면 상태와 건강 상태를 살피는 동시에 관찰기록과 키즈노트 작성, 보육일지 정리, 다음 활동 준비 등 여러 업무를 수행한다.

유종운 한국어린이집총연합회 시도연합회협의회 이사는 "교사들은 영유아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두고 지침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교사 대 아동 비율, 법정 휴게시간 보장, 대체교사 부족 등의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소규모 어린이집이나 농어촌 지역은 대체교사를 구하기 어려워 원장이나 보조교사가 휴게시간을 대신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유 이사는 "안전관찰과 기록 업무, 행정업무를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환경이 반복되면서 현장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며 "현장의 어려움을 제도적으로 보완하는 것이 결국 영유아 안전을 강화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부모도, 교사도, 원장도 사고를 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사고가 반복될 때마다 개인의 부주의를 탓하는 데 그친다면 같은 비극은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필요한 것은 개인의 책임을 넘어, 관찰 공백이 생기더라도 아이의 위험을 발견하고 막아낼 수 있는 안전체계다. 아이를 언제, 무엇을 확인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을 구체화하고 이를 현장에서 일관되게 실천할 수 있도록 교육과 점검, 운영체계를 함께 갖춰야 한다. 아이들이 잠든 시간, 안전관리까지 잠들어서는 안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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