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올해 2분기 잇달아 수익성 개선을 이뤄내면서 업황이 바닥을 통과하고 있다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전기차 수요 둔화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에너지저장장치(ESS) 사업 확대와 공장 가동률 회복, 비용 절감 효과가 맞물리며 수익성이 개선된 영향이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1주일간 0.31% 하락했고, 삼성SDI는 14.44%, SK이노베이션은 1.52% 각각 내렸다. 시장의 관심은 2분기 실적 자체보다 이번 실적이 하반기 업황 회복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분기 매출 7조5602억원, 영업이익 1133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유럽향 전기차(EV) 파우치 배터리 공급 확대와 전략 고객향 원통형 배터리 판매 증가, 북미 ESS 생산능력 확대가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북미 생산 보조금은 2410억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하반기 북미 ESS 생산 확대와 비용 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더욱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하반기에는 상반기 대비 적어도 2배 이상의 생산 증가를 예상하고 있다"며 "5개 사이트의 신규 운영이 모두 안정화되고 물량 효과가 극대화되는 4분기를 기점으로 IRA 효과를 제외하고도 ESS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삼성SDI는 2분기 매출 3조7688억원, 영업이익 2038억원을 기록하며 7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다. 미국 관세 환급금 약 2000억원이 일회성 이익으로 반영됐으며, 이를 제외하더라도 소폭의 흑자를 기록했다. 유럽향 EV 판매 증가와 소형전지 적자 축소 고부가 제품 비중 확대도 수익성 개선을 뒷받침했다.
회사는 하반기 미국 ESS 시장과 AI 데이터센터 관련 UPS 수요 확대를 통해 실적 개선세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오재균 삼성SDI 경영지원 담당 부사장은 컨퍼런스콜에서 "연내 턴어라운드를 이루겠다고 말씀드렸는데 예상보다 빠르게 흑자 전환을 달성하게 됐다"며 "상반기 실적 개선 추세가 하반기에도 지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SK온도 고객사 보상금 반영과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증가, 원가 절감 노력이 맞물리며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2분기 매출은 2조9460억원, 영업이익은 8218억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북미와 서산 공장의 ESS 라인 전환을 검토하는 한편 AI 데이터센터용 ESS 제품 개발과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김현광 SK온 재무관리실장은 컨퍼런스콜에서 "배터리 사업의 턴어라운드는 구조적인 원가 절감을 중심으로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하반기에는 더욱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터리 3사가 하반기 성장축으로 공통적으로 내세운 분야는 ESS다. 전기차 수요 회복이 예상보다 더딘 상황에서 기존 전기차용 생산설비 일부를 ESS용으로 전환하고 북미를 중심으로 생산 거점을 확대해 공장 가동률과 수익성을 동시에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생성형 인공지능(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량이 빠르게 늘면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을 위한 ESS 수요도 확대되고 있다. 전기차 중심이던 배터리 수요처가 전력망과 AI 데이터센터로 넓어지면서 ESS가 하반기 실적을 좌우할 핵심 사업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다.
증권가는 이번 실적을 업황 회복의 신호탄으로 평가했다. 전기차 수요가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지만 ESS 출하 확대와 생산 효율화, 원가 절감 효과가 하반기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전기차 수요 회복이 더해질 경우 배터리 업황 회복세가 한층 뚜렷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업황 회복을 낙관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시각도 있다. 미국과 유럽의 전기차 수요 회복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정책 불확실성도 남아 있기 때문이다. 단기적으로는 ESS와 AI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투자가 실적을 방어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전기차 수요 회복이 더해져야 배터리 업황의 본격적인 상승 사이클이 완성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삼성SDI에 대해 "흑자 전환과 함께 완연한 증익 구간에 돌입했다"며 "EV 및 ESS 모두 실적 성장세에 진입했다는 점에서 현재 가격에서는 매수로 대응함이 적절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이현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인 2차전지 섹터의 실적 하향 조정은 마무리됐으며 현재는 실적 바닥을 통과해 개선되는 초입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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