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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매수했으니 주가 찐 바닥?"…반토막 난 하이닉스, 분위기 반전 이어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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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첫 매수에 하루 만에 주가 25% 급등
아마존 '깜짝 실적'에 AI 우려도 일부 완화
증권가 낙관론 속 신중론도

지난 10일 오전(현지시각) 미국 뉴욕 나스닥 마켓사이트에서 열린
지난 10일 오전(현지시각) 미국 뉴욕 나스닥 마켓사이트에서 열린 '오프닝 벨' 행사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곽노정 SK하이닉스 CEO, 고승범 SK하이닉스 사외이사 겸 이사회 의장 등 임직원들이 나스닥 ADR 거래 개시를 알리고 있다. 연합뉴스

사상 최대 실적에도 좀처럼 힘을 내지 못하던 SK하이닉스 주가가 오너의 첫 장내 매수를 계기로 하루 만에 급반등하면서 동학개미들이 환호하고 있다. 최근 반 토막 났던 주가가 바닥을 찍고 상승세를 지속할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30분 현재 SK하이닉스 주가는 전일 대비 25.79% 급등한 166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급등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첫 장내 매수 소식이 바닥 기대에 불을 지핀 영향으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전날 최 회장이 보통주 3620주를 장내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30일 종가(132만2000원) 기준 약 48억원 규모로, 최 회장이 개인 명의로 SK하이닉스 주식을 사들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그는 최대주주인 SK스퀘어를 통해 간접 지배력을 행사해왔다. SK그룹은 "기업가치에 대한 믿음과 주가 저평가 판단에 따른 책임경영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통상 오너의 장내 매수는 회사 사정을 가장 잘 아는 경영진이 개인 자금을 넣는다는 점에서 강력한 바닥 신호로 읽힌다.

간밤 뉴욕증시에서 반도체주가 급등한 점도 반등에 힘을 보탰다. 30일(현지시각)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8.19% 급등했고 마이크론 테크놀로지(18.36%), 샌디스크(25.99%), AMD(13.00%), 인텔(11.30%) 등이 일제히 두 자릿수 올랐다. 어닝 서프라이즈를 낸 아마존이 시간외에서 9%대 상승한 점도 투자심리를 끌어올렸다.

이런 반등은 그간 낙폭이 과도했던 데 따른 것이기도 하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지난달 25일 298만7000원으로 사상 최고가를 찍은 뒤 반도체 투자심리가 빠르게 식으면서 30일 종가는 132만7000원으로, 한 달여 만에 최고가의 절반 아래로 주저앉았다.

특히 지난 29일 2분기 영업이익 60조5426억원으로 5개 분기 연속 사상 최대 기록을 세우고도 증권가 컨센서스(63조9800억원)를 밑돌면서 이틀간 급락했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신제품 판매가 하반기로 이연되고, 콘퍼런스콜에서 기대했던 주주환원책이 나오지 않은 점도 실망을 키웠다.

오너의 첫 매수에 이은 급반등에 개인투자자들도 들썩이고 있다. 그간 손실을 안고 버텨온 이들 사이에서는 최 회장의 매수를 저점 신호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주식 커뮤니티에서는 "말로만 우상향이 아니라 직접 저점 매수에 나서더니 통했다", "회장 믿고 버티길 잘했다"는 희망 섞인 글이 적지 않다.

다만 이날 급등에도 SK하이닉스 주가는 최고가(298만7000원) 대비로는 여전히 40% 넘게 낮은 수준이어서 "이제야 반등해도 원금 회복은 멀었다"는 하소연도 적지 않았다. 일부 투자자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문제가 완벽히 풀리기 전까지는 안심할 수 없다"는 토로도 이어졌다.

◆ "AI 피크아웃 우려 완화"…증권가 낙관론 확산

SK하이닉스의 반등에는 오너 매수 외에 업황을 둘러싼 기대감 회복이 자리하고 있다. 그간 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주를 짓눌러온 'AI 투자 피크아웃(정점 통과)' 우려가 미국 빅테크 실적을 계기로 상당 부분 걷히면서 낙폭이 컸던 종목에 저가 매수세가 몰린 것이다.

핵심은 아마존의 실적이었다. 시장 예상을 웃도는 클라우드 수요가 확인되면서 AI 투자 사이클이 예상보다 길어질 것이라는 기대가 커졌다. 정우성 LS증권 연구원은 "아마존의 클라우드 공급 병목 확인은 메모리 업황에 매우 긍정적인 신호"라며 "AI 인프라 투자와 메모리 슈퍼사이클 장기화를 다시 확인시켜 준 이벤트"라고 평가했다.

증권가에서는 최근 급락을 과도한 조정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에 대해 "2분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를 밑돈 것은 수요 둔화가 아니라 출하 시점 이연 때문으로, 오히려 3분기 실적 개선 요인"이라며 "단기 주가 변동보다 이익의 방향성에 주목할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3분기 D램 가격 상승률이 기존 전망(10%)을 웃도는 20%에 달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여기에 아직 공개되지 않은 주주환원책도 추가 반등 재료로 꼽힌다. SK하이닉스는 미국 주식예탁증서(ADR) 공모 절차상 제약으로 이번 콘퍼런스콜에서 구체적인 주주환원 방안을 밝히지 못했으나 연내 발표를 예고했다. 2분기 말 현금성 자산이 88조원에 달해 배당 확대나 자사주 매입·소각에 나설 재무 여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그룹 내 최대 캐시카우인 SK하이닉스의 배당 확대 필요성이 급증했다"며 "배당 확대가 현실화하면 저평가 국면의 주가에 반등 동력을 더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이번 반등을 곧바로 추세 전환으로 단정하기엔 이르다는 신중론도 있다. AI 투자 지속에 대한 우려가 일부 걷혔지만 빅테크마다 온도 차가 뚜렷한 만큼 방향은 더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 이번 실적 시즌에서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는 AI 투자의 지속성을 입증한 반면 메타는 상대적으로 미흡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AI 투자 수요 둔화는 아직 실물에서 확인되지 않았다"며 "빅테크의 설비투자와 엔비디아 실적이 향후 업황을 판단하는 검증 무대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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