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북한의 지뢰를 정동영 장관님 앞에 좀 놔드리고 싶은데요. 허락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박충권 국민의힘 의원)
"그건 안전합니까? 사양하겠습니다."(정동영 통일부 장관)
27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종합국정감사장에 북한 지뢰 모형이 등장했다. 박충권 국민의힘 의원이 북한의 비무장지대(DMZ) 지뢰 매설을 둘러싼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발언을 문제 삼으며 직접 모형지뢰를 들고나온 것이다.
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외교부·통일부 등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지난 국감 때 장관님께서 북한의 도발을 '공격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한 발언에 대해 도저히 납득할 수 없었다"며 "경각심 차원에서 북한의 지뢰를 한 발 가져와 봤다"고 했다.
이어 박 의원은 지뢰 모형을 들어 보였다. 그러면서 "위원장님, 이 북한의 지뢰를 정동영 장관님 앞에 좀 놔드리고 싶다. 허락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라고 물었다.
그러자 정 장관은 "그건 안전합니까? 사양하겠습니다"라며 거절했다. 이어 "국정감사가 진지한 국정에 대한 토론의 장이지…"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제가 폭약이랑 이런 것들 다 제거했고, 안전성이 확보된 모형"이라며 "이런 지뢰를 앞에 가져오는 것조차 사양하시는 분께서 어떻게 북한의 지뢰 도발에 대해 '공격이라 단정하기 어렵다' '방어용이다' 이런 말씀을 하시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맞받았다.
두 사람의 공방은 북한 지뢰 폭발 사건을 '도발'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질의로 이어졌다.
박 의원이 "북한의 DMZ 지뢰 폭발, 이것이 사고입니까, 도발입니까?"라고 묻자 정 장관은 "도발이죠"라고 답했다.
다만 정 장관은 "지뢰 공격으로 특정하기 어렵다는 말은 고의로 한 것인지는 좀 더 파악해 봐야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북한이 해당 지뢰 폭발 사건을 남측의 자작극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는 점을 거론하며 재차 입장을 물었다. "자작극이냐, 도발이냐. 다시 번 확인하겠다"고 했다.
이에 정 장관은 남북이 인식하는 군사분계선(MDL)에 차이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 군 합동조사와 유엔사의 조사는 월선했다는 판단인 것이고, 북은 월선하지 않았다는 것이기 때문에 이것을 유엔사와 남북이 모여서 획정하고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본질을 갖고 토론해야지 말꼬리 갖고 토론하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박 의원은 정 장관의 이러한 발언이 북한에 도발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북한 측이 주장하는 건 자기들이 지키는 MDL선을 넘어간 적이 없고 자기들 영토에 심었다는 것"이라며 "그래서 그들이 우리 측이 경고 사격 등 대응하는데 도발이라고 적반하장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 도발의 빌미를 장관께서 지금 제공하고 계시다"며 "왜 북한에 면제부를 제공하냐. 그들이 우리가 지키고 있던 MDL을 넘어와서 우리 땅에 지뢰를 심었는데, 왜 그들 입장을 인정해주시냐. 그럼 우리 군의 경고 사격은 뭐냐"고 따져 물었다.
정 장관은 "MDL이 세 개가 있다고 말씀드렸지 않느냐"며 "북은 넘어가지 않았다는 것이고 우리는 넘어왔다는 것이니 그걸 확인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누가 적반하장인지는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할 것 아니겠느냐. 그래야 국제사회도 설득시킬 수 있다"며 "이성적이고 합리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박 의원은 "대체 어떤 MDL을 지키고 계신 거냐. 영토 수호의 의지가 있으신거냐"고 항의했다.
한편 박 의원은 이날 북한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이 정 장관을 이름만으로 지칭한 담화를 거론하며 정부 차원의 대응이 부족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박 의원은 "대한민국의 장관을 이렇게 아이 부르듯이 이름으로 부르는지 많은 모욕감을 느꼈고 화가 났다"며 "통일부나 정부 차원에서 별다른 얘기가 없는 것 같아 실망스러웠다"고 했다.
각본 없는 드라마가 펼쳐지는 여의도. 정치인들의 거침없는 말 한마디부터 예기치 못한 돌발 상황, 웃음과 씁쓸함을 자아내는 해프닝까지. 정치권 안팎의 생생한 순간들을 전합니다. 청와대와 세종 관가, 각종 정부 산하 기관에서 벌어지는 흥미로운 장면들도 스핀오프로 함께 다룹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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