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본_금투세 폐지한다는데 가상자산세는… 유예 논란 불붙었다
내년 1월 가상자산 소득과세 시행을 앞두고 시행 유예를 요구하는 가상자산 투자자들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논란이 일단락하자 이번에는 '가상자산세'를 둘러싼 논쟁이 확산하는 모양새다. 21일 국회 전자청원에 따르면 '2025년 1월 1일 코인 과세 유예 요청에 관한 청원'에 동의한 인원은 이날 오후 5시 기준 6만954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19일 청원을 게시한 지 3일 만에 청원 성립 요건인 동의 수 5만명을 돌파한 것이다. 이 청원은 국회 상임위원회에 회부될 예정이다. 청원인은 "현재 코인에 대한 제대로 된 법도 없는 상황에서 과세만 한다는 건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상당수 코인 투자자가 해외거래소를 같이 이용하는데, 해외거래소 협조 없이 과세하면 그 많은 해외수익에 대해서는 어떻게 세금을 매긴다는 건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국회 전자청원에 가상자산 과세 유예에 관한 청원 글이 올라온 건 올해 들어서만 여섯 번이다. 최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재선을 계기로 가상자산 시장이 이른바 '불장'을 맞은 데 더해 가상자산세와 한 쌍으로 여겨진 금투세를 폐지하는 것으로 합의가 이뤄지면서 반발이 커진 분위기다. 금투세를 폐지하면서 가상자산세를 부과하는 건 조세 형평성에 어긋나는 데다 거래가가 상승세를 탄 마당에 과세에 나서면 반발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게 투자자들 주장이다. 가상자산 과세는 가상자산을 양도, 대여해 발생한 연 250만원 초과 소득에 세율 20%(지방세 포함 22%)를 적용하는 제도다. 시행 시기는 내년 1월로 예정돼 있으나 정부가 2027년 1월로 2년 유예를 추진한다고 밝힌 상태다. 세무업계는 중장기적으로 가상자산 소득에 세금을 부과하되 제도 내용에 대해서는 보완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여러 국가가 가상자산 사업자나 거래소를 거치는 소득을 중심으로 과세하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처럼 비과세하는 건 이례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55조원 이상으로 성장했다.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 자료를 보면 올해 상반기 가상자산 거래 인원은 778만명으로 작년 하반기보다 133만명(21%), 하루 평균 거래액은 6조원으로 2조4천억원(67%) 각각 증가했다. 가상자산 종목 수는 1천207개, 시가총액은 55조3천억원에 달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 관계자는 "가상자산 대여·양도로 발생하는 소득을 과세 대상으로 규정했는데, 가상자산 양도로 인한 소득은 '가상자산 간 교환 거래로 발생하는 소득'을 포함하지만 가상자산 대여로 발생하는 소득에 대해서는 상세히 규정하지 않았다"면서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으로 가상자산이 제도권 안으로 들어온 만큼 양도소득 과세를 먼저 시행하고, 가상자산 대여거래 데이터를 축적한 이후 과세 범위를 대여소득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2024-11-21 18:30:00
북한, 업비트서 이더리움 580억 털었다…경찰 "北소행 첫 확인
5년 전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가 보관하던 580억원 규모의 가상화폐가 탈취된 사건이 북한 소행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북한의 가상자산 해킹에 대한 유엔 보고서가 나오거나 외국 정부가 발표한 적이 있지만, 국내 수사기관이 이를 공식적으로 확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21일 북한 정찰총국 소속 해커집단 '라자루스'와 '안다리엘' 등 2개 조직이 지난 2019년 11월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보관돼 있던 이더리움 34만2천개를 탈취하는 데 가담한 사실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피해 규모는 당시 시세로 580억원, 현재 기준으로는 1조4천700억원 상당이다. 이는 북한의 IP 주소와 가상자산 흐름, 북한 어휘 사용 흔적, 미국 연방수사국(FBI)과의 공조로 확보한 자료 등을 종합한 결론이다. 경찰은 당시 공격에 사용된 컴퓨터에서 북한 말인 '헐한 일'(중요하지 않은 일)이라는 용어를 쓴 흔적을 찾아냈다고 밝혔다. 모방·재범 우려를 이유로 구체적인 공격 방식은 공개하지 않았다. 북한이 탈취한 이더리움의 57%는 북한이 개설한 것으로 추정되는 가상자산 교환 사이트 3개를 통해 시세보다 2.5% 싼 가격에 비트코인으로 바꿔치기 된 것으로 파악됐다. 나머지 이더리움은 해외 51개 거래소로 분산 전송된 후 세탁됐다. 경찰은 2020년 10월 비트코인으로 바꿔치기 된 일부 피해 자산이 스위스의 한 가상자산 거래소에 보관됐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약 4년간 스위스 검찰에 해당 비트코인이 국내에서 탈취 당한 자산이라는 것을 증명한 뒤 지난 10월 피해자산 일부인 4.8비트코인(약 6억원 상당)을 환수해 업비트에 돌려줬다.
2024-11-21 18:30:00
가상화폐 대표주자인 비트코인이 '트럼프 트레이드'를 타고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은 하루 만에 9만6천달러선과 9만7천달러(원화 1억3천559만원)선을 차례로 돌파했다. 21일 미국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기준 비트코인은 1개당 9만7천50달러에 거래됐다. 하루 전보다 4.48% 오른 수준이다. 하루 전만 해도 9만4천달러대던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후 9만7천달러선 위로 단숨에 뛰어넘었다. 미 대선일 전과 비교하면 비트코인 가격은 40%가량 상승했다. '친비트코인 대통령이 되겠다'고 약속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 여파다. 이날 급등세는 백악관 내 가상화폐 정책 전담자리 신설 소식이 전해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블룸버그 통신은 20일(현지시간) "정권 인수팀이 백악관에 가상통화 정책을 전담하는 자리를 신설할지에 대해 디지털 자산업계와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백악관에 이런 자리를 두는 건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는 "이 자리가 실제로 생긴다면 가상통화 업계가 트럼프 집권 2기 행정부에서 행사하게 될 영향력을 보여주는 셈"이라고 전했다.
2024-11-21 17:10:34
서스틴베스트, 100대 ESG 우수기업 발표… 지역 상장사는 9곳
대구, 경북지역 상장기업 9곳이 올해 국내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이끈 우수 기업으로 선정됐다. ESG 평가기관 서스틴베스트는 20일 하반기 기업 ESG 평가 결과와 ESG 우수 상장기업 100곳을 발표했다. 서스틴베스트는 주요 기관투자자 의뢰를 받아 매년 상·하반기 국내기업에 대한 ESG 평가를 진행하고, 상장사 자산(연결재무제표 기준) 규모에 따라 ▷2조원 이상 50곳 ▷5천억원 이상~2조원 미만 30곳 ▷5천억원 미만 20곳 등 100개 기업을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 하반기 평가에서 ESG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곳은 NAVER, HK이노엔, 동일고무벨트 등이다. 지역 상장사 중에는 자산이 2조원 이상인 포스코홀딩스, 포스코퓨처엠, 엘앤에프, 한화시스템과 5천억원 이상~2조원 미만인 한전기술, 포스코DX, 포스코스틸리온, 5천억원 미만인 포스코엠텍, 동원금속 등 9곳이 포함됐다. 국내 상장·비상장 기업 1천287곳을 대상으로 하반기 ESG 평가를 진행한 결과는 BB등급 367곳(28.5%), A등급 265곳(20.6%), B등급 256곳(19.9%), AA등급 146곳(11.3%), C등급 180곳(14%), D등급 53곳(4.1%), E등급 20곳(1.6%) 순으로 나타났다. 서스틴베스트는 전반적으로 환경, 사회 부문 성과가 크게 개선됐고, 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 간 격차가 줄어든 한편 상장사와 비상장사 간 성과 차이는 뚜렷했다고 평가했다. 은행권의 경우 내부통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서 직원 횡령, 배임, 미공개 정보를 활용한 부당이득 획득의 사건·사고가 많이 발생해 지배구조 영역 점수가 크게 하락했다고 지적했다. 류영재 서스틴베스트 대표는 "국내기업들은 이미 근로자와 투자자를 넘어 지역사회와 생태계 등 다양한 이해 관계자를 고려하며 ESG 경영 활동을 확대해가고 있다. 이를 더욱 활성화하고 시업 성과와 연계시키기 위해 ESG 정보 공시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4-11-20 18:30:00
내년 이사장 선거 앞두고… '성희롱 진실 공방' 휩싸인 대구 새마을금고
대구지역의 한 새마을금고에서 임원의 성희롱 의혹이 불거져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 매일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대구 달서구의 한 금고는 최근 임시총회를 열어 금고 감사 A씨를 해임했다. A씨가 여성 임직원이 있는 자리에서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의혹 등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지난 3월 금고 임직원 14명이 시외로 출장을 다녀오던 중 이사 B씨 요청으로 버스가 휴게소에 정차하자 A씨가 성희롱에 해당하는 발언을 했다는 주장이다. 이후 금고는 새마을금고중앙회 대구본부에서 소개받은 노무사를 통해 조사를 진행했고, 노무사는 지난 9월 "피조사자 진술을 종합하면 A씨 발언은 발생된 사실로 추정할 수 있다. 다만 들었다고 진술하는 피조사자들과 듣지 못했다고 진술하는 피조사자들이 평소 이사회 내에서 패가 나뉘며 반목하던 사이라는 게 확인됨에 따라 일정 부분 담합에 의한 진술이 있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A씨와 B씨는 성희롱 발언을 하거나 들은 적이 없다고 주장하며, 금고 이사장 C씨 등 4명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다고 밝혔다. A씨는 "입에 담지도 못할 발언을 했다고 꾸며낸 건데, 살면서 이런 소리는 해본 적도 들어본 적도 없다"며 "임시총회도 절차상 문제가 많아 해임 무효 소송과 해임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B씨는 "당시 화장실에 가려고 차를 세워 달라고 한 건 맞지만 이후 문제가 된 말을 듣거나 그에 항의한 적이 없는데 이상한 소문이 났다. 게다가 거짓말을 한다는 식으로 모함을 당해 곤란하고 억울한 입장"이라고 했다. 이사장 C씨는 해당 발언을 직접 들었다고 반박하면서 당시 함께 있었던 여성 임직원을 모두 피해자로 판단했고, 사용자로서 직원을 보호할 의무가 있으니 조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C씨는 "당사자는 부인하지만 확실히 들었다는 사람이 6명이다. 하지도 않은 말을 어떻게 했다고 지어낼 수 있겠느냐"며 "총회에서 허위를 이야기하는 건 새마을금고법에 어긋날 수 있는 만큼 법적 조치를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2024-11-20 18:30:00
강태일 대구세관장, 도레이첨단소재 방문… 관세행정 지원 방안 논의
강태일 대구본부세관장이 최근 구미시 공단동 구미국가산업단지에 있는 첨단소재 제조기업 도레이첨단소재를 방문했다. 강 세관장은 변화하는 무역 환경에 대한 기업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업체의 수출 경쟁력 확보를 위한 실질적인 관세행정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도레이첨단소재는 탄소섬유와 필름 등 첨단소재를 제조하는 외국인 투자기업이다. 세계관세기구 수출입 안전관리 기준에 따라 관세청이 선정하는 '수출입 안전관리 우수공인 업체(AEO)' 인증을 획득했다. 강 세관장은 "지역기업이 수출입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2024-11-20 10:08:59
주담대 확대에 가계부채 18조원 증가… 3분기 '역대 최대' 기록
올해 3분기(7∼9월) 가계부채 규모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불어났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면서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주택 구입)이 이어진 영향이다. 한국은행은 올 4분기부터 가계대출 관리를 강화한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19일 한은이 발표한 '2024년 3분기 가계신용(잠정)' 통계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가계신용 잔액은 1천913조8천억원으로 집계됐다. 2분기 말(1천895조8천억원)보다 18조원 증가한 것으로, 2002년 4분기 관련 통계 공표 이래 가장 큰 규모다. 증가 폭도 2021년 3분기(35조원) 이후 3년 만에 최대 기록이다. 가계신용은 가계가 은행·보험사·대부업체·공적 금융기관 등에서 받은 대출에 결제 전 카드 사용 금액(판매신용)을 더한 '포괄적 가계부채'를 말한다. 우리나라 가계신용은 지난해 2분기(8조2천억원)부터 4분기(조원)까지 증가세를 유지하다 올해 1분기 3조1천억원 감소했지만 곧바로 반등했다. 3분기 말 가계신용 중 가계대출 잔액은 1천795조8천억원으로 전 분기 말(1천779조8천억원)보다 16조원 확대됐다. 이 또한 2021년 3분기(34조8천억원) 이후 가장 큰 증가 폭이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1천112조1천억원으로 19조4천억원 늘며 급증세를 보였다. 대출 창구별로 보면 예금은행 가계대출 잔액이 959조2천억원으로 22조7천억원 늘어났다. 반면 상호금융·상호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304조3천억원으로 1조7천억원 감소했다. 주담대 9천억원 증가에도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이 2조6천억원 축소하면서다. 김민수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거래가 늘면서 주담대 증가 폭이 커졌다"면서 향후 추세와 관련해서는 "2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거시 건전성 정책과 은행권 가계대출 관리 등으로 9월 들어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했다. 주택거래에 1∼3개월 후행하는 주담대 특성을 고려하면 수도권 주택거래 증가 속도가 더뎌진 만큼 대출 증가세가 둔화할 것"이라고 했다.
2024-11-19 18:30:00
"연극티켓·버거쿠폰 드려요" 금융권 수능생 겨냥 마케팅 '봇물'
금융사들이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치른 수험생을 겨냥해 다양한 행사를 마련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iM뱅크(옛 대구은행)는 내달 20일까지 수능 수험생을 대상으로 경품 추첨 행사를 진행한다. 행사 대상은 2004~2006년생 수능 대상자다. 행사 기간 'iM A 체크카드'로 10만원 이상 사용하고 iM뱅크 앱을 통해 행사에 응모한 사람 중 100명을 추첨해 연극 관람권(1인 2매)을, 30명에게는 배달 앱 상품권 2만원권을 제공할 예정이다. iM A 체크카드는 iM뱅크와 BC카드가 협업해 출시한 체크카드 상품으로 20, 30대 소비자 선호도에 맞춰 캐릭터로 디자인한 게 특징이다. 수능과 '코리아 세일 페스타' 기간에 맞춰 진행하는 이벤트도 있다. 신한카드는 오는 30일까지 요리경연 프로그램 '흑백요리사'에 출연한 요리사의 식당을 이용한 청년층(1985~2005년 출생) 신용카드 고객에게 이용금액의 10%를 캐시백(환급)해 주기로 했다. 카카오뱅크는 청소년 맞춤형 상품을 출시했다. 오는 28일까지 '노브랜드버거와 26일저금'을 판매한다. 이는 하루 500~2천원 금액을 설정해 26일간 저금하는 청소년 전용 서비스로, 저금할 때마다 보너스 캐시를 제공하며 저금 횟수에 따라 노브랜드버거 쿠폰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금융사들이 매년 수험생 잡기에 공을 들이는 건 수능 직후부터 소비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데 더해 미래 경제활동 주축이 될 연령층을 대상으로 잠재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 은행 관계자는 "다양한 행사로 수험생을 격려하는 동시에 청년층이 폭 넓은 금융 서비스를 누리고 여러 경험을 쌓도록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4-11-19 18:30:00
"공공기관 자율로는 한계 분명… 지역은행에 정책 동반자 역할 부여해야"[혁신도시와 지역 상생]
"지역은행이 살아야 지방경제가 활성화됩니다." 지방시대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지역은행 정체성에 대한 재확립이 필요하고, 지역은행에 관한 정책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같은 주장은 지난 14일 국회 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열린 '이전 공공기관과 지역의 상생방안 모색' 주제 세미나에서 나왔다. 이날 경제 전문가 5명은 토론에 참여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은행 역할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 정순여 제주대 회계학과 교수 이전 공공기관과 지역은행의 상생 방안과 관련해 우선 공공기관을 평가할 때 지역경제 활성화 기여도를 반영하는 내용이 굉장히 인상적이다. 혁신도시 조성 및 발전에 관한 특별법에 이전 공공기관의 지역인재 채용비율을 법제화한 조항이 있는데, 이처럼 지역은행 이용비율을 법제화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법제화하는 게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상황이 법제화를 해서라도 지역은행을 살리고, 또 지역은행이 살아나는 것이 지역 소멸을 늦출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하는 측면에서 봤을 때 이 법제화가 굉장히 의미 있게 다가온다. 법제화가 어떤 방식으로 이행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조금 더 구체적으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또 정부가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을 계획 중인 가운데 산업과 연결하지 않으면 공공기관 이전 자체가 실패 사례가 될 수 있고, 반대로 산업과 연관하면 성공적일 수 있다는 연구가 시사하는 바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전 공공기관과 지역 협력 방안 중 하나로 공공기관과 지방정부가 협력 방안을 마련하는 게 중요하다. 지역 상생을 위해 협업이 이뤄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중간에서 중개인 역할을 할 기관·조직이 필요하고 대학이 그 역할을 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생각이 든다. ◆ 정진철 조선대 경영학부 교수 지방은행이 '지방을 살리는 데 있어서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정체성부터 만들어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방은행이 지방을 살리기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하려는데 무엇이 필요한지, 진정한 지방시대를 열어가는 데 있어서 지방은행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는 시작점이 필요하다. 지방은행 정체성을 지방시대를 이끌어가는 주체적인 역할을 하는 방향으로 더 강화하고, 그런 가운데 필요한 여러 움직임과 논의들이 더해진다면 지역 균형발전도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많은 이들이 지방소멸이라는 말을 크게 실감하지 못하는 것 같은데, 정말 실감해야 한다. 이건 국가 전체의 경쟁력 문제다. 지방소멸 문제에 대해 '이 또한 지나가리라'하는 식으로 접근을 해서는 절대로 안 된다. 정부에서 지방시대위원회를 통해 추진하는 것에 대해서도 공감을 해 가면서 같은 방향으로 궤를 맞추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 지방에 많이 투자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돈이 정주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이에 대한 주체적인 역할을 지방은행에서 할 수 있고, 역할에 대한 중대성이 있기 때문에 관련한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식으로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가가 균형발전하려면 지방이 발전하고 자생하는 선순환이 이뤄지도록 생태계를 만드는 것이 굉장히 필요하다. 그런 가운데서 산업과 구성원들의 마인드 같은 것들이 모두 일관성을 갖춰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권태용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장 여러 가지 연구를 보면 공공기관 지방 이전 자체가 양적인 측면에서 (지역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건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다만 공공기관 이전이 이뤄지는 시점 전후로 아주 단기적인 데 그치고, 지방 이전에 따라 지역 산업계와 시너지 효과를 높여 경쟁력과 생산성을 높여야 하는데 그런 면에서는 유의미한 효과는 크지 않아 보인다. 결국 이전을 완료하면 그걸로 끝나는 게 아니라 이후에도 계속 모니터링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려면 종합적인 발전 전략이 필요하다. 공공기관이 지역으로 오면 지역에 요구하는 것이 있고, 또 지역사회가 이전 공공기관에 요구하는 게 있을 텐데 적절한 균형을 이루는 것도 중요하다. 지역의 중소기업과 창업기업에는 지방은행 역할이 절대적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현실을 보면 지방은행이 금융시스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작다. 이전 공공기관 운영자금 일부를 지방은행에 예치하는 건 당연히 필요하고, 사실 그것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지역 중소기업을 키우고 금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현행 지방은행 정책에 대해서도 재검토가 필요하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지방은행의 중소기업 의무 대출비율을 시중은행과 똑같이 50%로 낮췄는데, 역차별을 없애기 위한 것이지만 지역 중소기업 입장에서 보면 지방은행이 중소기업 대출을 줄일 유인이 될 수 있다. 이런 걸 포함해 지역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이 축소되지 않도록 지방은행에 혜택을 주는 등 은행 정책을 다각도로 다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한정희 국토교통부 혁신도시정책총괄과장 현재 가장 중대한 국가적 과제가 저출산 문제와 지역 균형발전이다. 정부에서는 균형발전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하고 있다. 정책적으로 이전 공공기관은 지방에 내려가 지역 발전을 이끌 계기를 만들 수 있다는 확실한 강점이 있다. 이전 공공기관은 다양한 분야에서 지역발전 계획을 수립해 집행하고 있는데, 주요 분야가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지역민 삶의 질 개선이다. 실질적으로 이전 공공기관은 지역에 내려가 여러 시설을 주민들에게 개방하고, 다양한 문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런 문화사업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를 보면 아직 기대에는 못 미치는 수준으로 보인다. 공공기관의 지역 기여를 위해 국토부도 지역에서 활발한 사업들이 벌어질 수 있도록 지역발전 계획 수립에 대한 지침을 매년 보완해 기관으로 시달하고 있다. 또 우수한 사례들을 발굴해 발표회 등의 형태로 성과 확산을 위해 노력 중이다. 이전 공공기관이 지역 발전에 기여한 부분 중에 그동안 공백이 있었던 부분에 대해서는 아직 제도 상 뒷받침이 없는 상황이고, 기관 자율에 맡기고 있어 한계가 분명한 상태다.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데 있어 금융의 역할이 굉장히 크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국토부도) 고민하고 있다. 다만 금융 특성상 자금 성격을 따져봐야 하고, 공공기관마다 성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등과 긴밀히 협력할 사안이기 때문에 우선 의견을 귀담아 듣고 실무적으로 잘 뒷받침하도록 노력하겠다. ◆ 김진범 국토연구원 연구위원 지역은행을 금융당국의 감독이나 규제 대상으로만 생각하지 말고 지방시대위원회나 국토교통부가 균형발전 정책을 함께 추진하는 동반자로서의 역할을 부여할 필요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지역은행이 단순한 민간 기관이 아니고 공적인 기능을 갖추고 있다는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앞으로는 지역은행을 단순한 영리기업이 아닌 혁신도시 정책이나 균형발전 정책 파트너로 활용해 지금보다 더 나은 혁신도시 정책의 성과가 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지역은행의 주요 고객은 주민과 지역기업이다. 결국 지역은행이 돈을 벌면 주민과 중소기업이 돈을 버는 개념이기 때문에 그만큼 지역은행 역할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이에 앞으로는 지역 주민, 산학연과 더불어 지역은행을 활용해 균형발전 정책 성과를 극대화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러한 배경에 따라 지역 균형발전 정책에 대한 지역은행 참여를 보장할 것을 조심스럽게 제안하고 싶다. 각종 균형발전 정책과 관련한 계획이나 사업이 많은데, 여기에 하나의 이해 관계자로서 지역은행을 공식적인 파트너로 자리매김하도록 해 산학을 연결하는 중개자 역할을 부여하고, 지역은행이 계획이나 사업에 대한 금융지원 기능을 수행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지역은행이 대출을 기반으로 한 기술과 노하우를 많이 갖고 있는데 이를 이해 관계자에 공유하고, 정부는 그에 대한 대가로 재정적인 장치를 마련해 주는 식으로 서로 '윈윈'(win-win)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2024-11-18 18:30:00
증시 폭락에 금융당국 긴급 회의…밸류업펀드 2천억원 자금 투입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당선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수혜자산으로 투자 수요가 쏠리는 '트럼프 트레이드'가 지속되면서 코스피 지수가 2,400대로 내려앉았다. 금융당국은 최근 국내증시 급락에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판단하면서도 한국거래소가 참여한 '밸류업 펀드'를 활용해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다. 코스피 지수는 미 대선일 이후 2,500선 아래로 떨어졌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종가는 2,469.07로 나타났다. 저가 매수세와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 계획 발표 등에 힘입어 전 거래일보다 52.21포인트(2.16%) 상승했지만 이달 초(2,542.36)와 비교하면 2.8% 낮은 수준이다. 코스닥 지수의 경우 전장 대비 4.13p(0.60%) 오른 689.55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오전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 등 유관 기관은 시장 전문가와 '증시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국내외 증시 상황을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미 대선 이후 투자 자금이 미국으로 집중되고 전반적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전반적으로 주요국 증시 환경의 불확실성이 크다는 평가다. 국내증시의 경우 반도체, 2차전지 등 주력산업에 관한 미국 새 정부 정책의 불확실성이 있으나 최근의 낙폭은 다소 과다한 측면이 있다고 판단했다. 외국인 투자자의 수급 변동성이 높은 상황인 만큼 기관 투자자가 중·장기적 관점에 따라 투자 관련 판단을 내리고 국내증시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한국거래소는 국내증시 수급을 개선하기 위해 이번 주부터 2천억원 규모의 밸류업 펀드 자금 집행을 개시하고, 3천억원 규모의 추가 펀드 조성을 추진할 계획이다. 밸류업 펀드는 지난달 말 한국거래소가 한국예탁결제원, 한국금융투자협회 등과 '기업 밸류업(가치 제고) 프로그램' 지원을 위해 조성한 펀드로, 밸류업 지수 구성 종목 등에 투자하는 펀드상품이다. 금융위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큰 만큼 시장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면서 필요 시 신용융자 담보비율 유지 의무 면제, 자사주 취득한도 확대 등 시장 안정 조치를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최근 주식시장의 불안감이 과도한 측면이 있어 필요 시 충분하고 즉각적 조치를 통해 시장 불안을 조기에 차단할 수 있도록 대비하고, 시장 불안을 틈탄 불공정 거래는 무관용으로 엄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2024-11-18 17:44:50
[혁신도시와 지역 상생] 지역은행 이용 법제화, 경제 회복 묘안될까
최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이전 공공기관과 지역의 상생방안 모색' 세미나를 계기로 지방 이전 공공기관의 지역은행 이용 법제화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 균형발전을 목적으로 본사를 이전한 공공기관마저 지역은행에 등을 돌리면서 지역은행 입지는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전 공공기관부터 지역은행 이용을 확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지방산업 쇠퇴에 뒤처지는 지역은행 한국경영학회의 '지역 이전 공공기관과 지역은행의 상생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6개 시중은행(국민·신한·우리·하나·제일·씨티은행) 총자산은 2천455조5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5월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iM뱅크(옛 대구은행)와 부산·경남·광주·전북·제주은행 등 6개 지역은행 자산(297조5천억원)의 8배 수준이다. 2019년과 비교하면 시중은행 총자산이 1천840조1천억원에서 33.4% 증가할 때 지역은행 총자산은 234조원에서 27.1% 늘었고, 시중은행 대비 지역은행 자산 비중은 12.8%에서 12.1%로 0.7%포인트(p) 줄어들었다. 5년간 연평균 당기순이익 증가율도 시중은행(9.4%)이 지역은행(5.6%)보다 높다. 조선·자동차·기계 등 지방을 거점으로 한 제조업이 쇠퇴하면서 지역은행 영업 기반이 악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방으로 본사를 옮긴 공공기관마저 지역은행 거래 실적은 낮은 편이다. 이전 공공기관 주거래은행 현황을 보면 지난해 6월 기준 주거래은행 미표기 기관 등을 제외한 공공기관 105곳의 1순위 주거래은행은 농협은행(39곳), 우리은행(20곳), 국민은행(16곳), 하나은행(8곳), 기업은행(7곳), 신한은행(6곳)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지역은행 가운데선 iM뱅크(2곳)와 부산은행(2곳)이 전부였다. 이전 공공기관의 주거래은행 평가 기준이 지역은행보다 시중은행에 유리한 점 등이 이용 저조 원인으로 지목된다. 예를 들어 공공기관 다수가 주거래은행을 선정할 때 '국내외 평가기관의 신용평가등급'을 요구하는데, 국외 평가기관에서 신용평가등급을 받지 않은 지역은행은 해당 지표에서 최저점을 받게 되는 것이다. ◆ 이전 공공기관 지역은행 이용 확대해야 지역은행과 지역경제는 떼놓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전국 영업망에서 수신을 조달해 고신용 기업·가계가 많은 수도권에 여신을 집중하는 시중은행과 달리 지역은행은 수신 잔고를 대부분 지역 내에 재투자한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다양한 계층에게 경제 활동에 필요한 투자·대출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도 한다. 지역은행 거래를 늘리면 지역경제가 개선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한국경영학회가 지역은행 주요활동 지역인 5곳을 대상으로 실증 분석한 결과 전체 수신액 대비 지역은행 수신액 비중이 1%p 증가할 때 해당 지역의 실질 지역내총생산(GRDP)은 0.45%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이전 공공기관부터 지역은행 이용을 확대해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는 이유다. 신진교 계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금융기관뿐만 아니라 대기업조차 지역에서 상당한 매출과 영업이익을 냄에도 이를 지방에 재투자하지 않아 지역소득의 수도권 유출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면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공공기관이 지역 금융기관을 이용하도록 법제화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동기 지방시대위원장은 국회 세미나에서 "최근 지방금융활성화 위원회를 구성해 여러 가지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가장 빠른 방법은 '혁신도시 조성 및 발전에 관한 특별법'상 지역인재 의무 채용처럼 법률에 일정 비율 이상 예치하는 것으로 혁신도시법을 개정하는 것"이라며 "지역은행이 연대해 지역 정치권과 협력을 꾀해 준다면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2024-11-17 18:30:00
[혁신도시와 지역 상생] 이전 공공기관 중심으로 산업 시너지 창출
서울·경기·인천 등 3개 지역이 인구와 자본을 빨아들이는 '수도권 블랙홀' 현상으로 지역경제는 저성장에 빠졌다. 경제 성장률 지표인 지역내총생산(GRDP)은 비수도권 대부분 지역에서 내리막을 걷고 있고, 2015년 수도권에 역전된 이후에도 격차를 벌리는 상황이다. 정부가 나서 국가 균형발전 정책의 하나로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이전한 지 10년가량 흘렀지만 그 효과는 체감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평가된다. ◆ 수도권 초집중에 지역경제 위축 악순환 한국경영학회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0년 기준 대구의 GRDP는 57조7천300억원으로 전국 총생산 1천944조6천400억원의 2.97% 수준이다. 5년간 추이를 보면 대구 GRDP는 2016년 53조1천700억원에서 늘었으나 전국 대비 비중은 3.05%에서 줄어들었다. 경북의 GRDP는 105조7천억원이다. 전국 총생산이 5년간 꾸준히 증가한 반면 경북 총생산은 2017년(110조원)부터 감소 추세다. 지역경제가 쪼그라든 배경에는 '수도권 초집중' 현상이 있다. 수도권 인구는 2019년 비수도권 인구를 추월했고, 지난해를 기준으로는 전체 인구 절반 이상(50.7%)을 차지하고 있다. 수도권 GRDP 비중(50.1%)은 2015년 비수도권(49.9%)을 넘어섰다. 1인당 GRDP의 경우 2022년 기준 수도권이 4천229만원으로 비수도권(4천110만원)을 100만원 이상 앞선 것으로 나왔다. 인구와 산업이 모두 수도권에 모여 경제 생태계를 확장할 때 비수도권에선 인구 유출로 지역경제 기반이 약화하는 악순환을 겪어온 것이다. 정부는 수도권 집중화를 억제하고 공간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국가 균형발전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전 공공기관을 수용한 미래형 도시, '혁신도시'를 건설하고 공공기관을 옮긴 것도 그 일환이다. 2005년 정부는 '공공기관 지방 이전계획'을 세워 수도권에 있던 공공기관 345개 중 153개 기관 이전을 결정하고 대구 동구, 경북 김천 등 10개 지역에 혁신도시를 조성해 2012~2019년 153개 기관(개별 이전 포함)을 옮겼다. 함께 이주한 공공기관 종사자는 5만1천106명이다. 정부는 수도권에 남은 공공기관에 대해서도 '2차 공공기관 이전'을 추진할 방침이다. ◆ 혁신도시 클러스터 형성해 시너지내야 1차 공공기관 이전을 마친 지 10년 가까이 지났지만 균형발전 효과는 크지 않다는 목소리가 높다. 혁신도시 건설 이후 수도권으로부터 인구 이동은 단기적인 데 그쳤고, 혁신도시 외 비수도권 지역에서 혁신도시로 인구 이동이 이어지면서 비수도권 내 불균형만 심화했다는 분석이다. 이전 공공기관의 지역경제 기여도도 아쉬운 수준으로 평가된다. 지난 2021년 말 혁신도시에 입주한 기업 수는 2천47개, 종사자 수는 1만9천215명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보면 10개 혁신도시 중 강원(63개), 경북(75개), 충북(87개)의 입주기업 수는 100개 미만으로, 기업 입주가 저조한 수준이었다. 또 전체 기업당 평균 종사자 수는 9.4명으로, 고용 규모가 30명 이상인 기업은 5.5%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 전문가들은 혁신도시 안에 유사·동종 업종을 중심으로 클러스터를 형성하지 못하는 경우 GRDP와 고용에 미치는 영향이 낮아진다고 판단했다. 2차 공공기관 이전에 앞서 산업적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혁신도시 입주 원칙을 수립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동섭 경성대 경영학과 교수는 "공공기관이 전국 혁신도시로 이전했지만 기대와 달리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일어나고 있다. 실질적으로는 완벽하게 이동하지 못했다고 볼 수 있다"며 "성공적인 이전 사례의 공통점과 실패 사례의 공통점을 도출해 디커플링을 '커플링'으로 변화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2024-11-17 18:00:00
미국 최대 반도체 장비업체 실적 전망 실망감에 주가 6%↓
미국 최대 반도체 장비업체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가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 전망을 발표해 시간외 거래에서 주가가 5.97% 하락했다. 인공지능(AI) 칩 생산용 첨단장비에 대한 강력한 수요에도 산업용 장비와 차량용 칩 제조 시장의 약세에 따른 수요 부진으로 타격을 입었다. 14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는 1분기 예상 매출을 약 71억5천만달러로 예측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 72억2천만달러를 밑돈다. 다만 조정 주당순이익은 약 2.29달러를 예상해 시장 전망치 2.27달러를 웃돈다. 회사 측은 10월 27일 마감된 4분기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5% 증가한 70억5천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69억5천만달러를 웃돈다. 최근 몇 분기 동안 중국의 메모리 칩 장비 주문이 급증했지만, 이번 분기에 중국 매출은 감소했다. 중국 매출 비중은 30%로 1년 전의 44%에서 감소했다. 게리 디커슨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최고경영자(CEO)는 AI 칩과 새로운 유형의 칩이 업계를 계속 성장시킬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AI는 전체 산업의 큰 동력"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의 주요 고객은 대만 TSMC, 삼성전자, 인텔 등이다. 경쟁업체인 네덜란드 반도체 장비업체 ASML은 이날 AI 메모리칩 시장 성장세로 회사 매출도 수혜를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크리스토프 푸케 ASML CEO는 이날 'ASML 투자자의 날 2024' 행사에서 내년까지 AI 메모리칩 시장이 연간 9%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어 2030년께에는 전체 시장 규모가 1조 달러(약 1천405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러한 성장세로 ASML의 첨단장비 판매가 늘어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앞서 이날 ASML은 2030년까지 회사 매출이 연간 약 8∼14%씩 증가할 것으로 본다고 발표한 바 있다. 미국 뉴욕시장에서 ASML(ADR)은 이날 2.90% 올랐다.
2024-11-15 13:55:14
최근 보유하던 애플과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주식 지분을 대거 내다 팔아 주목받은 '투자의 달인' 워런 버핏이 도미노피자와 풀 코퍼레이션(Pool Corp.) 주식을 사들였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버핏이 운영하는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는 지난 3분기에 피자 소매업체 도미노피자 주식 130만 주를 약 5억5천만 달러(약 7천734억원)에 매입했다고 규제당국에 신고했다. 도미노피자 전체 주식의 3.6%에 해당하는 양이다. 버크셔는 또 수영장 장비 유통업체 풀 코퍼레이션의 지분 1%를 약 1억5천200만 달러(약 2천137억원)에 매입했다. 버핏의 지분 인수 소식이 전해지자 두 기업 주가는 뉴욕 주식시장 시간 외 거래에서 7% 이상 급등했다. 이에 비해 버크셔는 2분기에 매입한 화장품 소매업체 울타 뷰티의 지분 대부분을 매각했다. 울타 뷰티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4% 이상 떨어졌다. 버크셔는 최근 보유주식을 많이 현금화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현금 보유액이 지난 2분기 말 2천769억달러에서 3분기 말 3천252억달러로 483억달러(약 66조6천782억원)가량 증가했다. 버크셔가 보유한 대규모 주식 중 애플과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지분을 많이 매각했다. 애플 지분의 경우 보유 물량의 약 25%를 매각했다. 버핏은 지난 5월 주주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우리도 주식을 사고 싶지만, 위험이 거의 없고 큰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되지 않는 한 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4-11-15 13:54:01
'지방 이전 공공기관 예산 지역은행에 예치' 법제화 논의 시동
지방으로 이전한 공공기관이 예산의 일정 이상을 지역은행을 통해 거래하도록 법제화 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iM뱅크(옛 대구은행)와 부산·경남·광주·전북·제주은행 등 6개 은행장이 참석한 국회 토론회에서다. 한국경영학회는 14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제9간담회의실에서 열린 권영진 국민의힘 의원 주최, 한국경영학회 주관 '지방시대 실현을 위한 이전 공공기관과 지역 상생방안 모색' 세미나에서 이전 공공기관과 지역은행 상생안의 하나로 이 같은 방안을 제시했다. 한국경영학회 분석에 따르면 전체 수신액 대비 지역은행 수신액 비중이 1%포인트(p) 증가하면 지역은행 주요활동 지역의 실질 지역내총생산(GRDP)은 0.45%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해당 지역 사업체 수는 0.39%, 근로자 수는 0.26%, 중소기업 대출액은 1.04%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됐다. 발표를 맡은 신진교 계명대 경영학과 교수(한국경영학회 대구경북지회장)는 "지역은행은 수신 잔고 대부분을 지역 내에 재투자해 지역경제 성장에 지대한 영향을 준다"며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국가 균형발전을 이루려면 지역 이전 공공기관과 지역은행 간 거래를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9년까지 전국 10개 지역에 혁신도시를 조성하고, 153개 공공기관·기업 본사를 지방으로 옮겼지만 지역경제에 미친 효과는 일시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수도권과 지방 여신 분포를 나눠 집계한 결과를 보면 지난 2022년 기준으로 수도권 비중이 66.9%, 지방 비중이 33.1%였다. 고신용 기업·가계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금융지원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경영학회는 공공기관과 지역은행 상생안으로 이전 공공기관 예산의 일정 비율 이상을 지역은행을 통해 이용할 것을 법률로 명시하고, 정부의 공공기관 평가항목에 '지역은행 거래실적'을 신설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전 공공기관과 지역은행 공동 출연으로 지역발전기금을 조성해 지역개발 사업과 중소기업 지원, 지역공헌 활동 등에 활용하자는 제안도 나왔다. 황병우 iM뱅크 은행장은 6개 은행장을 대표해 "수도권과 지방 간 격차가 벌어지고 있고, 앞으로 격차가 더 커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런 격차를 줄이기 위해 공공기관이 지역에 왔는데 여전히 공공기관과 지역금융의 거래가 잘 이뤄지지 않는 실정"이라며 "지역경제가 잘 되려면 금융이 같이 가야 한다. 이번 세미나를 시작으로 위축된 지역금융을 활성화하는 계기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2024-11-14 19:30:00
트럼프 트레이드에 요동치는 금융시장…가상자산·미장으로 이탈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당선 이후 '트럼프 트레이드'가 계속되면서 국내증시가 쪼그라들고 있다. '트럼프 수혜자산'인 가상자산 시장과 미국 증시 등으로 투자자 이탈이 일어나면서 코스피 지수는 2,400선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떨어졌다. 13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장보다 65.49포인트(2.64%) 하락한 2,417.08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지난해 11월 13일(2,403.76) 이후 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코스닥 지수는 689.65으로 20.87p(2.94%) 하락 마감했다. 종가 기준 지난해 1월 6일(688.94) 이후 1년 10개월 만에 최저치다. 외국인 투자자가 유가증권 시장에서 7천120억원어치, 코스닥 시장에서 80억원어치 각각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국내증시는 올해 상반기 정부의 '기업 밸류업(가치제고) 프로그램' 발표 등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였으나 하반기에 들어 불안정한 국제 정세와 기업이익 하향 조정 등의 영향으로 내리막을 걷고 있다. 최근 급락세는 트럼프 전 대통령 수혜자산에 투자가 쏠리는 트럼프 트레이드 영향이 결정적이다. 달러 강세와 함께 원화 가치는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 주간거래 종가는 하루 전보다 3.1원 오른 1,406.6원을 기록했다. 장중에는 2년여 만에 1,410원을 넘어 1,410.6원까지 올랐다. 트럼프 전 대통령 취임 이후 관세 인상과 이민자 추방 등 공약 실행으로 인건비와 물가가 높아지면 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느려질 것이라는 관측이 달러 강세를 부추기는 상황이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국내 물가가 오를 조짐도 나타났다. 한국은행의 수출입물가지수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원화 기준·잠정치)는 137.61로, 지난 9월보다 2.2% 올랐다. 지난 4월(3.8%)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수입물가가 오르면 품목별로 몇 개월 시차를 두고 국내 소비자물가에 반영되는 경향이 있다"는 게 한은 설명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정책이 윤곽을 드러내면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아갈 것으로 보고 있다. 1,400원대 환율이 '뉴노멀'이라는 분석과 함께 국내증시는 반등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양해정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대선이 막을 내리고 차기 정부 관련 트레이드에 시장이 흔들리고 있다"며 "정부가 구성되면서 정책적 불확실성이 걷혀야 한다. 트럼프 트레이드가 멈추면 금리 인하 등이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2024-11-13 18:30:00
'시장 과점' 대형은행에 대응… 지역은행-인터넷은행 협력 확대
지역 거점 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이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대형은행의 시장 과점체제가 공고한 가운데 비교적 영향력이 낮은 전통 은행과 인터넷은행이 '윈윈'(win-win)하기 위한 전략적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iM뱅크(옛 대구은행)는 13일 카카오뱅크와 대구 수성동 iM뱅크 본점에서 '금융 소비자의 편의성 혁신을 위한 전략적 사업제휴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두 은행은 상품과 서비스를 포함한 포괄적인 업무 영역에서 다각적인 협력을 모색하기로 했다. 대출 비교 서비스 제휴 모델도 구축한다. 카카오뱅크 앱에서 복잡한 절차 없이 iM뱅크 주택담보대출 상품을 선택하고 심사 신청, 결과 확인까지 진행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지난 5월 지방은행에서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iM뱅크는 인터넷은행과 기존 은행을 결합한 '뉴 하이브리드 뱅크'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특화된 기술을 보유한 업체들과 제휴를 맺고 서비스를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iM뱅크는 지난달 핀테크 플랫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와도 '디지털 채널 활성화를 위한 사업제휴 협약'을 체결했다. 디지털 부문 협업을 통한 신규 고객 유치, 브랜딩 캠페인, 인적자원 교류 등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 같은 협력 모델은 지난 8월 광주은행과 토스뱅크의 공동 대출상품 출시를 시작으로 빠르게 확산하는 추세다. 지방은행 입장에서는 지역이라는 한계를 넘어 전국구로 인지도를 넓히고, 인터넷은행은 충성 고객층이 있는 지방은행을 통해 새 영업망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대형은행에 대응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전략으로도 분석된다. 금융감독원 통계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원화대출금은 모두 1천543조998억원, 전체 은행 대출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5.4%로 집계됐다. iM뱅크와 5개 지방은행의 대출 점유율은 8.6%, 3개 인터넷은행 대출 점유율은 3.1%에 그쳤다. iM뱅크 관계자는 "시중은행으로 전환한 이후 브랜드 인지도를 더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인터넷은행과 협력하면서 각사의 금융기술 역량과 노하우를 모아 시너지 효과를 내고, 소비자에게 혁신적인 금융 상품·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2024-11-13 18:30:00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재선으로 인한 미 달러화 초강세에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이 2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원·달러 환율 급등세가 국내 기준금리를 조정하는 데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2일 국내 자금중개사 서울외국환중개(SMB)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30분 기준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8.8원 오른 1,403.5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주간 거래 종가를 기준으로 원·달러 환율이 1,400원을 돌파한 건 지난 2022년 11월 7일 이후 2년여 만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 재집권을 앞두고 점차 뚜렷해지는 달러화 강세 영향으로 해석된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화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이날 오후 4시 기준 105.71로 전날보다 0.16포인트(0.15%) 상승했다. 금융시장은 당분간 '강달러'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에 안착하면서 '뉴노멀'(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상대적인 원화 약세 흐름은 우리나라에 대한 투자금 등 자본 이탈 우려를 키우고 있다.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우려도 높다. 고환율 상황이 이어지면 수입 물가를 중심으로 전반적인 소비자물가가 상승할 수 있어서다. 미국에서도 고관세 부과 등의 공약이 실현되면 수입품 위주로 물가가 뛸 것으로 우려하는 분위기다. 인플레이션 우려가 부각되면 미국 기준금리 인하에 제동이 걸리고, 국내 통화정책 방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우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28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위원은 "원·달러 환율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취임하는 내년 1월까지 1,400원대를 중심으로 등락하거나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 관세 정책에 대한 불안감이 당분간 달러화 강세를 지지할 공산이 높다"면서 "관세 충격이 현실화하면 대미 수출이 타격을 받을 여지가 크다는 점은 국내경기에 큰 리스크가 될 수 있다. 환율에 지나친 경계감을 갖기보다 정책의 유연성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2024-11-12 18:30:00
2금융권 풍선효과에 금감원 현장점검 착수…대출제한 강화
은행권 대출 조이기에 따른 2금융권 '풍선효과'가 뚜렷해지자 금융당국이 2금융권 가계대출 점검에 나섰다. 2금융권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대출 문턱을 높이기 위한 추가 조치를 시행하기로 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날부터 농협중앙회에 인력을 투입해 가계대출 취급 실태를 조사한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달 들어 주택담보대출 증가 속도가 빠르다"며 "기한을 따로 두지 않고 가계대출이 안정화될 때까지 점검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오는 18일부터는 새마을금고에 대한 정부 합동감사를 진행하면서 가계대출 현황을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지난달 가계대출이 1조원가량 폭증한 새마을금고는 2금융권 풍선효과 핵심으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달 금융권 가계대출은 은행권 둔화 추세에도 전월 대비 6조6천억원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금융권 가계대출은 같은 기간 2조7천억원, 주택담보대출은 1조9천억원 불어났다. 가계대출 증가 폭은 지난 2021년 11월 이후 2년 11개월 만의 최대 수준이다. 2금융권은 지난달 풍선효과 우려에 대출 요건을 강화한 데 더해 추가적인 관리 방안을 내놓기 시작했다. 신협중앙회는 오는 14일부터 수도권 주택 대출 요건을 강화할 계획이다. 지난 6일 시행한 가계대출 안정화 방안에 이은 추가 조치다. 신협은 다주택자의 수도권 주택 구입자금 대출을 제한하고, 비수도권에선 대출모집인을 통한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취급을 제한한다. 신협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총량 규제 방침에 맞춰 가계대출 증가를 선제적으로 억제하고 실수요자 중심의 대출을 운용하기 위한 조치"라며 "일일 모니터링을 강화해 조합별 가계대출 증가 추이를 상시 점검하고 가계대출 급증을 방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대출 수요를 관리하기 위해 개별 금고에 대출금리를 은행권과 비슷한 수준으로 책정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새마을금고는 또 잔금대출 만기를 40년에서 30년으로 축소하고 집단대출 대환, 주택담보대출 거치기간을 한시적으로 중단할 예정이다.
2024-11-12 18:30:00
국내 주식시장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재선 등의 여파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금리 인하와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소식에 회복세를 보이던 코스피 지수는 3개월여 만에 다시 2,500선 아래로 추락했다. 12일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2,482.57로 전장 대비 49.09포인트(1.94%) 하락 마감했다. 코스피 종가가 2,500선 아래로 내려간 건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과 미국발 경기침체 우려로 주가가 폭락한 지난 8월 5일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 지수도 18.32p(2.51%) 내린 710.52로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지난 8일부터 3일 연속, 코스닥의 경우 이틀 연속 하락장이다. 이는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라선 미국증시와 대조적인 흐름이다. 11일(현지시간) 뉴욕증시 3대 지수인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0.69%)와 S&P(스탠더드앤드푸어스)500 지수(0.10%), 나스닥 종합지수(0.06%)는 모두 상승 마감했다. 국내증시 약세는 최근 자산가치가 급상승한 '트럼프 수혜 자산'과 미국증시 등으로 자금이 빠져나간 탓으로 해석된다. 특히 외국인 매도세가 두드러지는 상황이다.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액은 2천340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국내기업 연간 실적 발표를 앞두고 기업들 실적 전망이 어두운 데다 '레드스윕'(미 공화당 상·하원 장악)으로 국내기업이 받을 타격에 대한 우려가 높은 점도 약화 요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가 있는 기업 263곳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전망치 합계는 237조9천548억원으로, 이전 전망치보다 2.8% 하향 조정됐다. 증권가는 3분기 실적 발표와 연간 실적 전망 하향 조정이 마무리되면 증시 분위기가 전환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금 코스피는 동트기 직전 가장 어두운 시점"이라며 "다행히 실적 전망 하향 조정 폭이 잦아들었고, 외국인 매도도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중순 이후 분위기 반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진단했다.
2024-11-12 1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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