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수현 기자 suhyeon3032@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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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페민지(MZ)] '이열치열' 대프리카에서 뜨거운 쿠바식 커피를 마시다

    [카페민지(MZ)] '이열치열' 대프리카에서 뜨거운 쿠바식 커피를 마시다

    팬데믹 이후 여행 예능 프로그램이 쏟아졌다. 그중에서도 유독 중남미 여행 프로그램이 많았다. '태어난 김에 세계일주'에서 웹툰 작가 기안84는 페루 아마존에서 맨몸 수영을 했고, 볼리비아 우유니 사막의 아름다움을 감상했다. '지구마불 세계여행'에서는 여행 유튜버 빠니보틀과 배우 김도훈이 브라질 보니또 수직 동굴을 찾아 스노클링을 즐겼다. 중남미 천혜의 자연을 보고 있자면 그곳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러나 오랜 기간 연차를 쓸 수 없는 직장인에게 지구 반대편 나라를 여행하는 것은 쉽지 않다. 중남미로 훌쩍 떠나고 싶지만 그럴 수 없어 영상으로 대리만족하는 사람들을 위해 준비했다. 대구에서 즐기는 중남미 여행. 쿠바 작은 마을을 그대로 옮겨놓은 대구 중구 엘마요르를 소개한다. ◆도심 한가운데에서 쿠바를 만나다"도심 한가운데 이 건물은 뭐지?" 엘마요르를 처음 보게 된 순간 가장 먼저 하게 될 말이다. 주변이 온통 회색빛인 주택가에 홀로 강렬한 노란색 빛을 내뿜는 엘마요르의 존재감은 엄청나다. 자석에 이끌리듯, 이곳 마당에 들어서면 마치 다른 나라에 온 것 같다는 착각이 든다. 눈에 띄는 노란색 2층 건물에 페인트가 벗겨진 듯한 디자인의 민트색 창문, 특이한 모양의 바닥 타일, 나무 형태 야외 테라스석, 초록 잎 식물들까지 모든 것이 이국적이다. 한국적인 것은 단 하나도 찾아볼 수 없다. 박상섭(40) 엘마요르 대표는 쿠바로 여행을 떠났다가 쿠바의 아름다움에 매료돼 이 공간을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2018년 쿠바에 여행을 갔다가 쿠바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됐다. 그 뒤로도 여러 번 갔는데, 코로나 이후로는 갈 수 없었다. '차라리 쿠바의 한 마을을 대구로 옮겨보자'라는 마음으로 카페를 차리게 됐다"고 했다. "쿠바 유명 도시부터 작은 마을까지 다 다녔어요. 그중 '트리니다드'라는 작은 마을이 제 마음에 쏙 들었어요. 마을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곳인데, 그곳을 모티브로 엘마요르가 탄생하게 됐죠. 알록달록한 색감과 마을의 정감을 담으려고 했는데 느껴지시나요?" 내부 공간도 쿠바 가정집을 쏙 빼닮았다. 카페에 들어서자마자 눈에 들어오는 쿠바 국기를 뒤로 하고 주변을 살핀다. 페인트가 벗겨진 듯한 거친 벽면 위에 이국적인 유리 타일이 붙어있다. 공간 곳곳에는 빨간색, 민트색, 노란색 강렬한 색감의 그림이 걸려있다. 독특한 소품과 장식 등 볼거리도 풍성하다. 박 대표는 쿠바 현지 그대로 표현하기 위해 페인트 색감부터 거친 벽체 표현, 바닥 타일, 창문 하나까지 신경 썼다고 한다. 그는 "쿠바식 창문 창살을 표현하기 위해 전국 곳곳을 돌며 발품 팔았다. 쿠바식 창문 창살을 구하기 힘들어서 결국 스페인 수입품을 가져와 달았다. 내부에 있는 그림들과 나무 장식품, 밀짚모자, 소품들도 모두 쿠바에서 사 온 것"이라며 "심지어 음료와 디저트를 담는 컵, 식기마저 쿠바에서 들여온 것"이라고 했다. "음악도 쿠바 음악만 틀어요. 칵테일바라면 신나는 살사나 레게톤을 골랐겠죠. 하지만 이곳은 쿠바 가정집에서 커피를 마신다는 콘셉트잖아요. 그래서 도미니카 공화국 전통 음악인 바차타나, 남미의 조용한 바이브가 느껴지는 노래들을 선곡합니다." 세심한 부분 하나까지 신경쓴 박 대표의 노력으로 엘마요르는 중남미인들에게 사랑받는다. 박 대표는 "멕시코, 쿠바, 라틴계 손님들이 많이 오신다. 외국인 손님들이 쿠바 현지를 잘 표현했다고 놀라는 경우도 종종 있다"며 "손님들이 대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부터 한국이 아닌 쿠바라고 느낄 수 있도록 인테리어 하나하나 최선을 다했다. 쿠바 그대로를 구현했으니, 여권 없이 해외여행 하는 기분을 만끽하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곳을 찾은 김은지(29) 씨도 연신 감탄하며 사진찍기 바빴다. 김 씨는 "신상 카페를 찾다가 엘마요르를 발견하게 됐다. 색다른 인테리어에 평소 먹어보지 못한 커피와 디저트를 맛볼 수 있어 좋았다"며 "쿠바나 멕시코로 여행을 가고 싶었는데 이곳에서 대리만족했다"고 했다. ◆쿠바 가정식 커피를 맛보다쿠바에 왔으니, 쿠바식 커피를 마셔볼 차례다. 엘마요르는 쿠바 가정식 에스프레소를 판매한다. 시그니처인 카페 쿠바노(5천500원)는 현지인이 집에서 끓여 마시는 커피 맛 그대로 구현한 메뉴다. 모카포트로 추출한 에스프레소에 설탕이 들어가, 쌉싸름한 첫맛과 달콤한 끝맛을 자랑한다. 카페 쿠바노를 변형한 메뉴도 있다. 카페 엘마요르 레몬, 오렌지(각 6천500원)가 그 주인공이다. 카페 쿠바노 베이스에 레몬·오렌지를 착즙해 넣은 커피로, 진한 에스프레소에 상큼한 과일 맛이 나는 것이 특징이다. 카페 쿠바노, 엘마요르 레몬·오렌지는 오직 뜨거운 커피로만 주문할 수 있다. 폭염에도 뜨거운 에스프레소만 고집하는 쿠바인들의 커피 문화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쿠바 사람들은 40도가 넘는 무더위에도 커피를 절대 차갑게 먹지 않는다. 이들의 커피 문화를 알리고자 에스프레소 커피만큼은 뜨겁게 제공한다. 손님들이 쿠바에 왔다고 생각하고 쿠바식 커피를 즐기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엘마요르에 뜨거운 커피만 있는 것은 아니다. 무더운 여름 시원하게 즐길 수 있는 중남미식 디저트도 준비돼 있다. 시그니처 메뉴는 코코 그라니따 에스프레소(7천500원). 아이스크림 위에 얼린 에스프레소와 코코넛 크림, 코코넛칩을 얹은 커피 디저트다. 에스프레소의 쓴맛을 부드러운 코코넛이 잡아줘 조화를 이룬다. 다른 카페에서 찾아보기 힘든 중남미식 음료도 많다. 피냐 콜라다 스무디(6천원)는 쿠바 칵테일 '피냐 콜라다'의 알코올을 빼고 슬러시로 만든 음료다. 파인애플과 코코넛이 섞인 상큼하고 부드러운 맛에 얼음 알갱이가 씹혀 시원함을 느낄 수 있다. 이외에도 중남미에서 많이 먹는 과일 중 하나인 구아바를 활용한 핑크구아바 에이드(6천500원), 무알코올 모히또 에이드(6천원)가 있다. 박 대표는 엘마요르가 손님들이 편하게 올 수 있는 장소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예쁘고 멋진 카페에 가면 왠지 차려입고 가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지 않나. 엘마요르는 쿠바의 자유로움과 흥겨움을 담은 곳이다. 그래서 누구나 반팔, 반바지, 슬리퍼를 신고 와도 이상하지 않은, 손님들이 편한 차림으로 쉽게 올 수 있는 휴양지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2024-06-13 18:30:00

  • [카페민지(MZ)] 대구 카페에서 즐기는 호캉스 'ABC라운지'

    [카페민지(MZ)] 대구 카페에서 즐기는 호캉스 'ABC라운지'

    호텔에서 바캉스를 즐기는, 이른바 '호캉스'의 매력에 빠진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하룻밤 머무는데 수십만원이 훌쩍 넘는 가격에 부담이 되는 사람들도 있을 터. 그런 이들을 위해 준비했다. 단돈 1만5천원으로 호텔에 버금가는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곳. 대구 중구 ABC라운지를 소개한다. ◆ 카페야 호텔이야? "어서 오세요." 호텔 유니폼을 떠올리게 하는 복장을 한 직원이 친절하게 인사한다. 기분 좋은 인사를 뒤로하고 주변을 찬찬히 살핀다. 카페 입구에는 가게 분위기와 어울리는 생화가 놓여 있고, 벽면을 둘러싼 책장에는 책이 가득하다. 그 뒤에는 아름다운 그림이 걸려 있다. 고급 호텔을 방불케 하는 이곳은 케이트(가명) ABC라운지 대표의 손에서 탄생했다. 과거 공간기획을 했다는 케이트 대표는 호텔에서 영감을 받아 이같이 인테리어했다고 설명한다. "1층은 호텔 로비, 2층은 객실처럼 꾸몄어요. 대부분 호텔 로비는 어두워요. 벽을 검정색으로 칠해 호텔 로비와 같은 분위기를 만들었어요. 고급 호텔에 생화가 놓인 점에 착안해 생화를 문 앞에 뒀고요. 2층은 호텔 객실처럼 편안한 분위기를 내기 위해 눈이 편안해지는 녹색 벽지를 사용했어요. 손님들이 조금 더 편하게 머물다 가실 수 있도록 푹신한 의자도 뒀죠. 숙박이 되지 않는다는 점 빼고는 호텔 같죠?" 호텔을 쏙 빼다 닮은 이곳에 한 가지 다른 점이 있다면 책과 예술품이 많다는 것이다. 이곳에 진열된 책들만 1천여권으로 디자인, 패션, 소설, 비소설, 심리, 인문, 시집, 에세이, 종교, 외서 등 종류도 다양하다. 벽면에 걸린 그림은 총 12점으로 피카소 후세대 작가인 로테, 김순철 화가의 작품도 있다. 이들은 모두 케이트 대표의 소장품이다. "공연, 연극, 그림 등 예술과 독서를 좋아해요. 전 세계에서 사 모은 그림과 책을 카페 내부 인테리어에 활용했죠. ABC라운지도 Art(예술), Book(책), Coffee(커피)에 라운지(호텔, 공항에서 잠시 쉬어갈 수 있는 휴게 공간)를 합쳐서 지은 거예요. 예술, 책을 좋아하는 손님들이 오셔서 몇 시간이든 눈치 보지 않고 편하게 쉬었다 가셨으면 좋겠습니다." ◆ 2층 라운지에서 나만의 시간을 ABC라운지에는 비밀의 문이 있다. 여러 책장 중 한 책장을 밀면 2층으로 향하는 계단이 나온다. 그러나 이 계단은 아무나 이용할 수 없다. 1층은 커피를 주문한 누구나 이용 가능하지만, 2층은 이용료 1만5천원을 받기 때문이다. 꽤 비싼 가격에 놀랄 수도 있지만, 서비스를 제공받는 순간 가격에 대한 생각은 사라진다. 2층 이용객은 원하는 음료 한 잔에 아메리카노 한 잔을 리필 받을 수 있다. 또 스낵바를 무료로 이용할 수도 있다. 프린트, 팩스, 복사, 스캔 서비스도 5장에 한해 무료 이용 가능하다. 이용객은 평일 기준 3시간 동안 이러한 혜택을 누리며 자유롭게 휴식을 취하면 된다. 1층에서 책을 가져와 읽는 것도, 원하는 서비스를 직원에게 요청하는 것도 자유다. 케이트 대표는 "예컨대 손님이 책을 끝까지 못 읽고 집으로 돌아갔을 때, 남은 페이지를 기억했다가 다음에 카페에 재방문하시면 책을 어디까지 읽었는지 알려드리는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손님 편의를 위해 세심한 부분 하나하나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호텔에 회원권이 있다면 ABC라운지에는 회원제가 있다. 회원에게는 동반 1인 포함 라운지 무료입장, 브런치 메뉴 무료 제공, 음료·디저트 할인 등 등급에 따른 혜택을 제공한다. 회원제에 가입하면 특별 혜택도 있다. 고객 맞춤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케이트 대표는 "회원들 취향을 큐레이팅한다. 예술을 좋아하는 회원에게는 피아노 연주회를, 독서를 좋아하는 회원에게는 문학낭독회를 계획하고 있다. 물론 3~5명 극소수에게 이 같은 혜택을 제공한다"며 "매일신문 건너편 작은 한옥을 매입해 뒀다. 회원제가 정착되면 회원들이 반나절 정도 머물 수 있는 공간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 ◆ 음료 한 잔도 호텔 룸서비스 받듯 호텔 같은 라운지에서 편하게 쉬었다면, 이제는 룸서비스를 시킬 시간이다. 메뉴판을 찬찬히 살핀 뒤 커피 한 잔을 주문한다. 익숙하게 진동벨을 찾지만, 이곳에는 진동벨이 없다. ABC라운지는 손님이 커피 한 잔을 시키더라도 직원이 직접 커피를 가져다준다. 손님이 커피를 다 마시면 직원이 잔을 치운다. 손님이 조금 더 편하게 머물다 갈 수 있도록 번거로움을 줄인다는 게 이곳의 원칙이다. 손님은 호텔 룸서비스 받는 기분을 누릴 수 있다. 커피와 디저트도 보기 좋게 차려준다. 라탄 소재 원형 테이블 매트를 가져온 직원이 익숙하게 테이블 위에 매트를 깐다. 그 위에 커피와 디저트를 예쁘게 플레이팅한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했던가. 이곳 메뉴들 맛은 훌륭하다. 김한나 총괄매니저는 전 세계에서 들여온 값비싼 재료들을 아낌없이 넣는 것이 맛의 비결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라떼 위에 올라가는 크림은 동물성 생크림을, 버터는 프랑스·영국산 최고급 버터를 사용한다. 초코라떼(6천원) 위에 뿌리는 시럽조차 미국 대표 프리미엄 초콜릿이라고 불리는 기라델리를 쓴다"고 말했다. 시그니처 메뉴는 크림이 들어간 라떼. 라떼는 총 7종류로 버터라떼, 코코라떼, 크림라떼, 흑임자크림라떼, 스누피라떼, 오렌지비앙코, 피치멜로우(각 6천500원)가 있다. 특히 오렌지, 복숭아 맛과 향이 나는 오렌지비앙코, 피치멜로우는 꼭 먹어봐야 할 메뉴다. 다른 카페에서 보기 힘든 독특한 메뉴도 있다. 위스키 맛이 나는 무알코올 아메리카노 '위스키노(6천원)'가 그 주인공이다. 점심시간 술 한 잔 마시고 싶지만, 마실 수 없는 직장인들 사이에서 인기라고 한다. ABC라운지에는 독특한 문화가 있다. 바로 테이크아웃용 컵 뚜껑에 바리스타의 이름을 적는 것이다. 김 총괄매니저는 "손님이 커피나 음료를 테이크아웃하면 컵 뚜껑에 그 메뉴를 만든 바리스타 이름을 적는다. 같은 레시피라도 만드는 바리스타에 따라 맛이 조금씩 다르다. 손님이 자신의 취향에 맞는 바리스타를 찾는 것도 하나의 재미"라고 했다. "집에 있기는 싫고 어딘가 나가고 싶은데 사람이 너무 많은 곳은 가고 싶지 않을 때 있지 않나요? ABC라운지에 오셔서 몸과 마음을 편하게 힐링하다 가세요."

    2024-05-16 18:30:00

  • [카페민지(MZ)]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카페가 있다고요?

    [카페민지(MZ)] 기후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카페가 있다고요?

    "기자님은 카페 취재하실 때 어떤 기준으로 카페를 고르시나요?" 누군가가 나에게 질문했다. 되돌아보니 지금껏 커피 맛이 좋거나, 독특한 디저트를 팔거나, 인테리어가 멋진 곳 위주로 골라 취재했다. 이번에는 다른 기준으로 카페를 선택해 보리라 마음먹었다. 겉으로 보이는 것이 아닌 철학이 있는 곳으로 말이다. 참으로 어렵게 한 곳을 찾았다. 인간의 지속 가능한 삶을 고민하고, 지구환경에도 관심을 두는 더커먼(대구 중구 동인동)을 소개한다. ◆ 지속 가능한 보통의 삶을 위해 차린 공간 더커먼의 인테리어는 조금 독특하다. 가게 입구문은 가정집 방문처럼 생겼고, 가게 안에 놓인 테이블은 각양각색이다. 더커먼의 모든 가구와 물건은 재활용된 것들이다. 가게문은 길거리에서 주운 나무문을 사포질해서 달았다. 파란색 원형 테이블은 80년대 예식장에서 사용했던 것을, 네모난 대리석 테이블은 폐업한 밀양 카페에서 사용했던 것을 가져왔다. 강경민(38) 더커먼 대표는 쓰레기 배출 없는 가게를 만들고자 이같이 인테리어 했다고 말했다. "우리 주변에 정말 많은 카페가 있어요. 카페들은 살아남기 위해 몇 년에 한 번씩 인테리어를 바꾸곤 하죠. 그럴 때마다 얼마나 많은 쓰레기가 나오는지 아시나요? 1톤 트럭을 가득 메울 정도예요. 쓰레기 배출 없는 가게를 만들고 싶었어요. 폐업한 카페, 예식장, 과학실에서 테이블을 가져왔고, 재활용된 집기도 사용하고 있어요. 지붕에는 태양열 패널을 설치해 지구환경에도 신경쓰고 있어요." 강 대표는 어린 시절부터 동물권과 해양환경에 관심을 가졌다. 그는 구제역 당시 동물들이 살처분되는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아 육식을 피하게 됐다. 또 취미활동으로 프리다이빙을 하면서 바닷속 스티로폼 조각이 널브러져 있는 처참한 광경을 목격하고 환경에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었다. 강 대표의 환경을 생각하는 마음은 공간 곳곳에 반영됐다. 그는 카페와 제로웨이스트숍을 함께 운영한다. 더커먼 한쪽에는 견과류, 향신료, 세제, 화장품 등 130여 종 물품들이 진열돼 있다. 손님들은 집에서 빈 용기를 가져와 필요한 만큼 물품을 담고 1그램 단위로 구매할 수 있다. 손님들은 제품을 저렴하게 사고, 가게는 포장지 없이 내용물만 판매하기 때문에 쓰레기 줄이기에 동참할 수 있다. 가게 다른 한쪽에는 손님들로부터 병뚜껑과 유리 공병, 브라타 필터, 멸균팩, 종이팩을 기부받고 있다. 더커먼은 이들을 모아 업사이클링하는 곳으로 보내고 있다. 고체 비누를 사용해 보는 공간도 있다. 여기에는 설거지 비누, 린스바, 샴푸바, 화장 지움 비누 등 수십 종의 비누가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샴푸, 린스, 클렌징폼, 클렌징오일은 모두 액체이기 때문에 플라스틱 용기에 담겨서 판매되고 있어요. 액체를 고체로 바꾸면 플라스틱 쓰레기가 나오지 않죠. 저도 세수하는 비누, 몸을 씻는 비누, 머리를 감을 때 사용하는 비누를 나눠서 사용하고 있어요. 손님들도 체험할 수 있도록 비치해 뒀어요." 더커먼은 환경, 동물, 인권 등 사회문제와 관련한 모임과 강연을 열고 있다. 방송인 줄리안이 '지구를 살리는 채소 한끼 최소 한끼'라는 주제로 강연했고, 기본소득당 대표가 기본소득에 대해 강연하기도 했다. 그는 유기농 음식, 식재료를 사고 싶어도 소득이 적은 사람들은 구매하기 어려운 현실에 대해 설명했다. "동물권, 환경에 관심이 많다 보니 사회적 기업과 협업해 일한 적이 있었어요. 그때 세상에는 다양한 사회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사회문제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이 잘 없다고 느껴졌어요. 그래서 기후 위기, 비건 모임 등 관심사가 같은 사람들을 연결해 주는 모임을 만들고, 강연까지 열게 됐죠. 저는 믿고 있어요. 환경에 관심을 가지고 비건 식단을 하는 사람들을 유별난 사람이라고 보는 게 아닌 보통의 사람들이 될 수 있다고요." ◆ 내 몸과 지구를 위한 다정한 식단 "더커먼의 슬로건은 '우리는 조금 더 다정할 수 있어요'예요. 우리 몸에도, 지구에도 다정한 음식을 판매하고 있죠. 이곳에서 판매하는 비건 음식, 커피, 음료, 디저트에는 동물성 재료가 아닌 식물성 재료가 들어가요." 지속 가능한 삶을 지향하는 더커먼은 손님들에게 커피 한 잔을 내어줄 때도 지구를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젖소를 착취해 만들어지는 우유는 일절 사용하지 않는다. 그 대신 두유, 아몬드유, 오트유를 쓴다. 강 대표는 "라떼를 만들 때는 우유가 아닌 대체유를 사용하고 있다. 대체유로도 충분히 고소하고 맛있는 라떼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더커먼은 커피를 내리는 머신도 남다르다. 이곳은 가정식 모카포트를 이용해 커피를 추출하고 있다. "일반 카페에서 사용하는 커피 머신은 크기가 크기 때문에 전기를 많이 쓰게 되죠. 저희는 전기 사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모카포트를 이용해 커피를 내리고 있어요. 아참, 원두도 공정무역을 통해 들여온 원두를 사용하고 있답니다." 건강 스무디(5천900원)에 들어가는 채소와 과일은 로컬푸드를 사용하고 있다. 로컬푸드를 사용하면 운송 시간이 단축돼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강 대표는 "주변 농가에서 사과를 구해온다.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대부분 지역 식재료를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계절마다 제철 식재료를 이용한 음식과 음료를 만들기도 해요. 지금은 미나리 철이라 청도에서 가져온 미나리로 베이글 샌드위치(1만1천900원)와 미나리 스파게티(1만3천900원)를 판매하고 있어요. 여름에는 토마토 음식과 음료를 선보일 예정이에요. 저희 가게에 디저트도 맛있는 게 많은데 한 번 드셔보시겠어요?" 강 대표가 비건 오트 브라우니(3천500원)를 건넨다. 이 브라우니에는 밀가루와 우유, 버터, 달걀, 설탕이 들어가지 않는다. 대신 오트가루, 두유, 식물성 오일, 비정제 천연 원당, 해바라기씨, 호박씨가 들어간다. 식물성 재료만으로 브라우니를 만들어 칼로리가 낮지만, 일반 브라우니 맛과 별반 차이가 없다. "맛의 차이가 크게 나지 않죠? 저는 환경이나 동물권에 크게 관심 없는 분들도 이곳에 한 번쯤 와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런 손님들이 이곳에서 비건 음식을 먹고 음료를 마시며 '동물성 재료가 들어가지 않아도 이렇게 맛있을 수 있네?'라고 생각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이런 음식들이 기후 위기를 줄이고 지속 가능한 삶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아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2024-04-18 18:30:00

  • [카페민지(MZ)] 벚꽃 보러 또 석촌호수 가니? 올봄에는 대구 카페로 가자

    [카페민지(MZ)] 벚꽃 보러 또 석촌호수 가니? 올봄에는 대구 카페로 가자

    벚꽃의 계절이 왔다. 일 년에 단 한 번, 일주일 남짓 피는 벚꽃을 제대로 즐기기 위해 '벚꽃 명소'를 검색한다. 서울 석촌호수, 경주 대릉원 돌담길. 벚꽃으로 유명한 곳들이 줄줄이 나온다. 이곳들도 좋지만, 올해는 남들이 다 가는 뻔한 관광 명소는 피하고 싶다. '좀 더 특별한 장소는 없을까' 찾다가 발견한 곳. 벚꽃이 아름답기로 소문난 대구 카페 두 곳을 소개한다. 올봄 이 두 곳에 가기만 해도 인생샷 획득은 따 놓은 당상이다. ◆왕벚나무를 한가득 즐길 수 있는 '아눅 앞산점' 벚꽃에 압도당하는 기분을 느끼고 싶다면, 아눅 앞산점이 적격이다. 앞산 벚꽃 거리에서 가장 큰 왕벚나무가 아눅 앞산점 앞에 있으니 말이다. 남구에 위치한 아눅 앞산점은 대구 벚꽃 카페로 유명하다. 통유리창을 통해 보이는 빼곡한 벚꽃의 매력에 빠진 손님들은 매년 벚꽃 철만 되면 아눅 앞산점을 찾는다. 최윤석·김효석(44) 아눅 공동대표는 이 공간을 찾기 위해 대구 곳곳을 돌아다녔다. 최 대표는 "앞산점은 아눅의 3번째 지점이다. 앞서 신천점, 범어점과 달리 3번째 지점은 규모를 키우고 싶었다. 좋은 자리를 찾기 위해 대구 100군데 이상 돌아다니다가, 40년간 돌솥 식당을 했던 이곳을 발견했다"며 "이곳 옥상에 올라가니 대구 전경이 한눈에 다 보였다. 전망에 반해서 바로 계약했고, 아눅 앞산점을 차리게 됐다"고 말했다. 최 대표와 김 대표는 돌솥 식당을 리모델링하는 과정에서 식당 앞 벚나무가 이 거리에서 가장 크다는 것을 알아챘다. 두 대표는 벚꽃 시즌을 대비해 벚나무가 한눈에 보이는 2층 공간에 파고라(주택 옥상에 설치하는 그늘막)를 설치했다. 봄이 되자, 팝콘처럼 톡톡 튀는 분홍색 벚꽃들이 빼곡히 폈다. '벚꽃이 예쁘다'는 입소문을 타고 손님들이 벚꽃 사진을 찍으려 몰려들었다. 올해는 몰려드는 손님들을 대비해 포토존을 만들 계획이다. 최 대표는 "이달 25일부터 내달 7일까지 2주간 2층 파고라 한쪽 공간을 포토존으로 비워둘 생각"이라며 "벚꽃을 배경으로 네모난 파고라 창틀이 카메라 앵글에 걸리도록 사진을 찍는다면 마치 창문이 액자처럼 보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했다. 벚꽃 시즌에 맞춰 한정 메뉴도 출시한다. 음료 종류인 벚꽃레몬에이드(7천원), 블라썸밀크티(7천원)와 디저트 종류인 베리블라썸(8천500원) 무스, 벚꽃다쿠아즈(4천500원)가 그 주인공이다. 이 메뉴들에는 벚꽃 청이 들어간다. 손님들은 봄과 어우러지는 벚꽃 향을 디저트에서 맛볼 수 있다. 한정 메뉴를 놓치더라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전 메뉴가 수제인 아눅의 커피·브런치·빵은 평균 이상의 맛이기 때문이다. 특히 양송이수프(1만2천원)와 프렌치토스트(1만4천원) 맛은 기가 막히다. 양송이수프는 끓이는 데만 4시간이 걸린다. 수프 안에 들어가는 양파를 카라멜라이징 하려면 오랜 시간 저어야 하기 때문이다. 양파를 오래 끓일 때 나오는 인공적이지 않은 특유의 단맛과 양송이 맛의 조화는 일품이다. 프렌치토스트는 브리오슈 식빵 위에 제철 과일이 올라간 브런치 메뉴다. 브리오슈에는 유지방 함량이 높은 버터가 50% 이상 들어간다. 브리오슈와 그 위에 올라간 딸기, 오렌지, 포도, 블루베리, 바나나를 함께 먹으면 달콤하면서도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다. 최 대표는 아눅 앞산점이 손님들에게 친절한 카페로 기억되기를 바랐다. 그는 "인테리어가 멋지거나, 음식들이 맛있는 카페들은 이미 너무 많다. 상향 평준화된 상태다. 아눅은 멋진 인테리어와 디저트가 맛있는 것은 기본이고, 항상 친절함을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다"며 "손님들 기억 속에 다시 방문하고 싶은, 다시 방문할 이유가 있는 카페로 남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어디서 찍어도 인생샷! 포토존 가득 '슬로우벗베럴' 평범한 것은 싫다. 남들과 다른 독특한 벚꽃 사진을 남기고 싶다면 슬로우벗베럴로 가라. 거대한 피라미드와 함께 벚꽃 사진을 찍을 수도, 하늘을 나는 비행기를 배경으로 벚꽃 사진을 찍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동구에 위치한 슬로우벗베럴은 대구판 루브르 박물관이라고 불린다. 야외 공간에 프랑스 파리 루브르 박물관을 연상케 하는 거대한 피라미드들이 놓여 있기 때문이다. 정형화된 카페들과 다른 특별한 느낌을 주고자 이 같은 조형물을 설치했다는 이임준(36) 슬로우벗베럴 대표. 그는 카페 정면 기준으로 왼쪽 피라미드에는 유리를, 오른쪽 피라미드에는 잔디를 깔아 상반된 느낌을 연출했다. 탄성이 절로 나오게 하는 조형물 덕분일까. 이곳은 2024년 아시아 디자인어워드 대상을 받았다. 슬로우벗베럴 야외 공간은 봄이 되면 진가가 발휘된다. 피라미드 뒤편으로 나란히 핀 벚꽃들이 조형물의 아름다움을 배가 시킨다. 피라미드 사이에 직사각형으로 길게 뺀 연못에 비친 벚꽃이 공간을 더욱 풍성하게 만든다. 올봄에는 이 공간에서 튤립과 수국도 볼 수 있다. 이 대표는 "이달 25일부터 내달 20일까지 튤립·벚꽃 축제를 한다. 이때 방문해 주시면 아름다운 봄꽃을 감상할 수 있다"며 "사진이 예쁘게 나오는 스팟도 있다. 야외 테라스 파라솔 밑 의자에 앉아 벚꽃과 함께 사진을 찍거나, 피라미드 공간 연못에 비친 벚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 아름답게 나온다"고 했다. 비행기가 지나가는 시간에 맞춰 사진을 찍어도 좋다. 이곳은 대구공항에 인접해 여객기, 항공기, 전투기 등 각종 비행기가 착륙하기 위해 낮게 지난다. 손님들이 대구공항에 착륙하는 비행기 시간을 알아보고 방문한다면 더욱 멋진 사진을 남길 수 있다. 이 대표는 "많은 분이 비행기가 언제 지나가는지 물어보신다. 공항에 가면 대형 스크린에 출·도착 스케줄이 붙어있지 않나. 저희 카페도 그런 느낌이 나는 간판을 만들어 손님들께 대구공항에 착륙하는 비행기 시간대를 알려 드릴지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다수의 포토존을 보유하고 있는 슬로우벗베럴은 사실 디저트 맛집이다. 특히 여름철에만 맛볼 수 있는 체리 음료와 디저트가 유명한데, 모두 이 대표 아버지의 농장에서 가져온 체리로 만든다. 이 대표는 "아버지는 전국 3대 체리 수확 마을에서 체리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카페에서 차로 5분 거리에 아버지 농장이 있다"며 "현재 판매 중인 고구마 가득 라떼(5천900원)에 들어가는 고구마, 망고레몬에이드·청귤오미자에이드(각 6천500원) 위에 올라가는 애플민트·로즈마리도 농장에서 직접 수확한 것이다. 재료의 신선함과 맛을 위해 농장에서 키우는 것들을 최대한 활용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표는 슬로우벗베럴이 사계절 내내 방문하고 싶은 카페로 남기를 기대했다. 그는 "벚꽃 피는 봄에 찾기 좋은 카페라는 수식어도 참 좋다. 그러나 저희 카페는 계절마다 매 공간을 새롭게 바꾸는 노력을 하고 있다. 봄에는 벚꽃, 여름에는 체리 음료와 디저트, 가을에는 단풍, 겨울에는 크리스마스 마을 콘셉트로 인테리어와 메뉴에 변화를 준다"며 "손님들이 사계절 내내 찾는, 매번 새로움을 선사하는 공간으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2024-03-21 18:30:00

  • [카페민지(MZ)] 에그타르트 찐 맛집이 궁금해? 대구카페로 와!

    [카페민지(MZ)] 에그타르트 찐 맛집이 궁금해? 대구카페로 와!

    대학 시절, 홍콩으로 여행 갔다가 맛본 에그타르트를 몇 해가 지난 지금도 잊지 못한다. 에그타르트를 한 입 베어 문 순간 겹겹이 쌓인 페이스트리가 '바삭'거리던 그 소리. 그 안에서 흘러나온 부드럽고 달콤한 크림의 맛까지도. 가끔 그때를 떠올리면 에그타르트가 생각난다. 그러나 에그타르트 하나 먹자고 홍콩에 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대구에서도 그 맛을 느낄 수는 없을까' 생각하다 직접 찾기로 결심했다. 대구 곳곳을 돌아다닌 결과 에그타르트 찐 맛집 두 곳을 발견했다. 바로 중구에 위치한 '바람이 불어오는 곳'과 '이씨에그타트르'다. ◆입안 가득 달콤한 크림을 느낄 수 있는 '바람이 불어오는 곳' '파이지는 얇아도 돼. 그 대신 에그타르트 필링을 마음껏 맛보고 싶어' 얇은 파이지 안에 커스터드 크림이 듬뿍 담긴 에그타르트를 맛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주목! 지금 당장 '바람이 불어오는 곳'으로 가라. 입안 가득 달콤한 커스터드 크림의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을 테니. 김광석 다시 그리기 길에 위치한 바람이 불어오는 곳에 들어가자마자 한 사람이 에그타르트 파이지 반죽을 틀에 넣고 밀착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그는 바로 금유임(55) 바람이 불어오는 곳의 대표. 금 대표는 "에그타르트 맛집으로 입소문이 나 틈틈이 파이지 작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에그타르트는 바람이 불어오는 곳의 대표 메뉴로, 손님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처음부터 에그타르트를 판매했던 것은 아니다. 코로나19로 가게에 손님이 줄자, 이곳만의 무기가 필요했다. 평소 여행을 좋아했던 금 대표는 문득 홍콩·마카오 여행을 갔을 때 타이청 베이커리 앞 수많은 사람이 줄을 서 있던 것을 기억했다. 그는 '에그타르트가 상품성이 있구나'라고 생각했고, 곧장 직원들에게 "에그타르트를 만들어보자"고 아이디어를 제안했다. 금 대표의 아이디어를 실현한 사람은 박정민(32) 매니저다. 그는 퇴근 후 학원에 다니고 스스로 연구도 하면서 바람이 불어오는 곳만의 에그타르트를 만들었다. 박 매니저는 "포르투갈식 에그타르트는 버터 함량이 너무 많아서 제 입맛에는 조금 느끼했다. 그래서 포르투갈식과 홍콩식을 섞은, 오히려 홍콩식에 가까운 에그타르트를 만들었다. 파이지는 페이스트리의 바삭함과 쿠키의 부드러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도록 파트브리제 공법을 사용해 만들었다. 한 입 베어 물면 입안에 가득 차는 느낌을 주고 싶어서 파이지 안에 필링을 듬뿍 채웠다"고 말했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은 에그타르트 안에 들어가는 재료도 아끼지 않는다. 금 대표는 "저희 가게 에그타르트는 다섯 가지 종류가 있다. 기본, 단호박, 옥수수, 팥 그리고 초코(각 4천500원)다. 기본 에그타르트 베이스에 여러 가지 재료를 추가하는데, 단호박 맛에는 진짜 단호박을, 옥수수 맛에는 통조림 속 콘옥수수를 갈아서 넣는다. 팥 맛에는 뜨거운 물에 삶은 팥을 구워서 에그타르트 필링에 사용한다"며 "재료를 아낌없이 듬뿍 넣어서 한 개만 먹어도 배가 부르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에그타르트와 함께 곁들일 커피, 음료도 구비되어 있다. 시그니처는 딥크림라떼(6천원) 아이스. 바리스타가 직접 원두를 로스팅해 내린 연유 커피 위에 크림이 올라간 메뉴다. 커피의 쌉싸름한 맛을 연유와 크림이 잡아줘 달콤함을 느낄 수 있다. 생과일주스도 인기가 좋은 메뉴 중 하나다. 딸기라떼(6천원)에는 으깬 딸기가, 레몬에이드(5천900원)에는 생레몬이, 키위주스(6천원)에는 큰 키위 2개가 통째로 들어간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에는 에그타르트, 딥크림라떼 등 맛있는 메뉴가 많다. 그럼에도 메뉴 개발은 게을리하지 않는다. 금 대표는 매주 휴무인 월요일 직원들과 함께 카페 투어를 간다고 말한다. 그는 "매주 월요일 다함께 디저트 맛집 탐방을 한다. 인테리어가 멋진 곳에 가기도, 디저트가 맛있다는 곳에 가기도 한다. 인테리어를 보고, 디저트를 먹으면서 바람이 불어오는 곳이 보완해야 할 점들을 찾는다"며 "언젠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에그타르트 카페가 되고 싶다. 그에 걸맞게 하루하루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겹겹이 쌓인 페이스트리 파이지가 매력적인 '이씨에그타르트' 겹겹이 쌓인 페이스트리 파이지 속에 부드럽고 달콤한 커스터드 크림이 듬뿍 담긴 에그타르트를 먹고 싶다면 이씨에그타르트로 오시라. 이곳의 에그타르트는 페이스트리의 바삭함과 커스터드 크림의 촉촉함을 느낄 수 있는 그야말로 '겉바속촉'의 정석이다. 동성로 관광안내소(구 중앙파출소) 뒷골목에 위치한 이씨에그타르트는 테이크아웃 전문 에그타르트 맛집이다. 커피, 음료 메뉴 없이 오직 에그타르트만 판매하지만, 항상 손님들로 북적북적하다. 이씨에그타르트가 연일 문전성시를 이루는 이유는 페이스트리 파이지 때문이다. 이씨에그타르트 파이지는 다른 가게들에 비해 유독 바삭하다. 이미래(34) 이씨에그타르트 대표는 파이지를 바삭하게 만들기 위해 반죽을 할 때 온·습도 조절에 신경 쓴다고 말한다. 그는 "에그타르트를 먹을 때 '바삭'하는 식감과 소리가 좋아서 페이스트리 파이지를 만들기로 했다. 파이지는 온도와 습도에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관리를 소홀히 하면 맛이 달라진다. 그래서 저희는 남산동에 작업실을 따로 마련해 두고 그곳에서 반죽하고 있다"고 했다. 이씨에그타르트의 에그타르트는 포르투갈식이다. 이 대표는 포르투갈에서 먹은 에그타르트 맛에 반해 직접 만들게 됐다고 한다. 그는 "이전에는 마카롱, 아이스크림 가게를 운영했다. 가게를 하다가도 1년에 1번 정도는 해외여행을 갔는데 때마침 포르투갈로 여행을 가게 됐다. 그곳에서 맛본 에그타르트가 너무 맛있어서 만드는 법을 배우고 싶었다"며 "이왕이면 에그타르트의 본고장 포르투갈에서 배우면 좋겠다고 생각해 현지에서 만드는 방법 배웠다. 그리고 한국에 돌아와 가게를 열게 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포르투갈에서 배운 오리지널 맛을 시작으로 콘옥수수, 바닐라, 누룽지, 블루베리(각 3천원) 등 여러 가지 맛의 에그타르트를 만들어냈다. 과거 여러 디저트 가게를 운영한 경험 덕에 새로운 메뉴를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콘옥수수 맛에는 에그타르트 필링에 옥수수를 넣어 고소함을 살렸다. 블루베리 맛에는 블루베리잼을 첨가해 달콤함을, 누룽지 맛에는 누룽지와 누룽지 가루를 넣어 구수함을 더했다. 5월 어린이날을 앞두고 초코바나나 맛도 재출시한다. 이 대표는 이씨에그타르트를 운영하면서 여러 소중한 경험도 했다고 말한다. 그는 "재작년에 프랑스 유명 디저트 카페인 파리다방과 협업한 적이 있다. 프랑스 파리 현지에서 이씨에그타르트의 에그타르트를 판매했는데, 손님들이 줄을 서서 살 정도로 인기가 있었다. 너무 감사했다"고 했다. 이어 "대구에 여행을 왔다가 매장을 찾은 포르투갈 손님도 있었다. 맛있다고 해주셔서 감사히 여겼는데 본국으로 돌아가기 전, 또 한 번 와서 에그타르트를 맛보고 가셔서 너무 뿌듯했다. 3개월 동안 매일 오리지널 맛 4개를 사 가시는 부부도 계신다. 찾아주시니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이씨에그타르트는 손님들의 사랑에 힘입어 최근 서울 신촌점을 오픈했다. 이 대표는 "서울에서 택배로 에그타르트를 주문하는 손님이 많았다. 경기도 수원·서울 백화점 팝업을 열었을 때도 많은 분이 찾아주셨다. 수도권에 사시는 분들이 대구를 찾지 않아도 이씨에그타르트의 에그타르트를 드실 수 있도록 신촌점을 열게 됐다"며 "이씨에그타르트가 손님들에게 기분 좋은 기억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맛있는 것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지 않나. 제가 만든 에그타르트를 먹고 행복하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2024-03-06 14:31:55

  • [카페민지(MZ)] 커피의 고향 대구에서 장인이 만든 커피·케이크 즐겨보세요!

    [카페민지(MZ)] 커피의 고향 대구에서 장인이 만든 커피·케이크 즐겨보세요!

    이디야 커피, 메가커피, 탐앤탐스. 커피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프랜차이즈 카페들이다. 서울에서 출발한 이들 카페는 현재 대구, 경북, 대전 등 대한민국 전역에 퍼졌다. 국내 프랜차이즈 카페 대부분은 이들 카페처럼 서울에서 시작한다. 그러나 자랑스럽게도 '커피의 고향' 대구에서 시작해 전국에 이름을 알린 카페들이 있다. 사실 너무나 유명한 카페들이라 소개하기도 민망하지만, 탄생 비하인드를 알고 나면 커피·디저트 맛도 두 배일 터. 대구에서 탄생한 프랜차이즈 카페 커피명가와 슬로우터틀을 소개한다. ◆ 대한민국 커피 명인이 만든 커피명가 1990년 대구 경북대학교 후문에서 조그마하게 시작한 커피명가는 현재 전국 46개 지점을 낼 정도로 성장했다. 급변하는 커피 시장 속에서도 30여 년간 한결같이 제자리를 유지한 것은 대한민국 1세대 커피 장인 안명규(60) 대표가 있었기 때문이다. 안 대표가 커피의 세계에 처음 발을 내디딘 건 고등학생 시절이다. 그는 믹스커피가 즐비하던 시절, 우연히 맛본 원두커피에서 좋은 느낌을 받았다. 스트레스를 받거나, 공격적인 상황에 부딪혔을 때도 커피 한잔으로 마음에 안정을 되찾았다. 그는 힘들고 지친 사람들에게 치유가 되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는데, 그들에게 힘이 되어주는 매개가 커피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카페를 차리고 싶다는 꿈을 키우기 시작했다. 커피에 대한 안 대표의 열정은 지독하다. 지금처럼 커피 문화가 대중화되지 않았던 1980년대 중후반에는 관련 서적조차 구하기 힘들었다. 그는 교보문고 해외 서적 코너에서 일본 커피 책 한 권을 겨우 구해 밤새워 읽었다. 커피 문화를 조금 더 알고 싶어진 안 대표는 일본에 가고 싶었지만, 당시 까다로운 비자 문제로 쉽게 갈 수 없었다. 그래서 무작정 서울로 상경해 김포공항을 찾았다. 그는 일본행 비행기를 타는 손님 중 인상이 좋은 사람들을 골라 커피 관련 서적을 사다 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 독학으로 커피를 마스터한 안 대표는 처음 경주에서 카페를 차렸다. 커피 가격은 5천원. 당시 지역 특급호텔 커피값이 1천원 언저리였고, 대구 시내에서 판매하던 커피값이 500원이던 시절이다. 높은 가격을 책정한 이유는 순전히 고등학교 은사님의 "5천원에 커피를 판매하라"는 말 한마디 때문이었다. 손님은 하루에 1~2명뿐이었다. 안 대표가 이곳에서 12시간 동안 근무하며 깨달은 것은 손님 한 사람 한 사람 귀하다는 것이다. 그는 그곳을 찾는 손님들께 최고의 커피를 대접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손님들에게 최고의 커피를 대접하겠다는 마음은 수십 년이 지난 지금에도 변함없다. 커피명가의 핸드드립 마이크로랏 커피(1만원)는 과테말라 최고 농장인 엘 인헤르또의 원두를 사용한다. 커피를 내리는 방식도 다른 카페와 달리 아날로그적이다. 최근 많은 커피 매장들이 머신을 이용한 브루잉 방법으로 커피를 내리지만, 커피명가 바리스타들은 한 잔 한 잔 커피를 직접 내리는 핸드드립 방식을 고집한다. 커피의 풍미와 맛을 최상으로 이끌어내기 위함이다. 커피명가는 커피 맛을 내는 방식부터 카페 지향점까지 일반 프랜차이즈 카페와 다르다. 안 대표는 여러 지역에 지점을 낸 것도 단순히 좋은 에너지를 전달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그는 "내가 커피에서 받았던 좋은 감정을 손님들께도 전달하고 싶었다. 전국에 지점을 내면 대구에 오지 않더라도 가까운 매장에서 좋은 커피를 마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체인점 개수가 많든 적든 내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커피명가를 찾은 손님 한 분이라도 커피로 인해 즐거움을 찾는다면 그것이 나의 기쁨이다. 이곳에서 커피 한잔하면서 편안함을 느끼다 가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 수제로 만든 케이크·커피 맛집 슬로우터틀 슬로우터틀은 2012년 대구 성서에 처음 자리 내렸다. '느리지만 제맛이 날 수 있게'라는 상호에 걸맞게 모든 메뉴를 수제로 만들었다. 정성을 쏟은 덕일까. 손님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고 계명대점, 약전골목점, 중앙대로점, 동성로점 4개 지점으로 확장할 수 있었다. 이형철(41) 대표가 슬로우터틀을 차리게 된 계기는 조금 로맨틱하다. 이 대표는 서울에서 여러 가지 일을 하다 대구로 내려왔다. 남들보다 조금 늦은 나이에 일자리를 구하기 어렵게 되자, 대구 유명 카페에서 무급으로 1년간 일을 배웠다. 그때 손님으로 왔던 아내와 사랑에 빠진 이 대표는 결혼을 위해 본인의 가게를 차리기로 결심한다. 이 대표는 아내를 향한 마음만큼이나 슬로우터틀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 슬로우터틀의 메뉴 레시피는 모두 이 대표 손을 거쳤다. 그는 케이크 한 조각을 만드는데도 온갖 정성을 쏟는다. 대표 메뉴 딸기 케이크(1조각 기준 7천800원)를 만들 때도 그랬다. 그는 시중에 파는 모든 생크림을 맛봤다. 크림에 마스카포네·요거트 등을 섞어 맛보기도 했다. 케이크 시트 위에 바를 가장 맛있는 크림을 찾기 위해서다. 제품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세심한 부분도 놓치지 않았다. 케이크에는 단맛을 가미하기 위해 크림에 약간의 소금을 섞는데, 그 소금조차 시중에 파는 모든 제품을 사용해 봤을 정도다. 이 대표의 이같은 노력 덕에 제철 과일로 만든 케이크는 슬로우터틀 대표 메뉴가 됐다. 그러나 이 대표의 주 전공은 사실 커피다. 그는 "나는 드립커피를 내리던 사람으로서 커피에 대한 애정이 크다. 사랑하는 마음을 메뉴에 고스란히 담았다. 바닐라 빈 라떼(6천원)의 경우 직접 바닐라 빈 씨앗을 갈라 우려서 시럽으로 만들었다. 손은 많이 가지만 맛 자체가 다르다"며 커피 맛에 대한 자부심을 내비쳤다. 슬로우터틀은 손님들에게 최고의 맛을 전하기 위한 연구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이 대표는 10여년간 카페를 운영하면서 매년 신메뉴 개발에 나선다. 올해 목표는 크게 네 가지다. 첫째, 손님들이 휴대폰을 꺼내 촬영하고 싶을 정도 비주얼의 디저트를 만드는 것. 둘째, 케이크 층마다 다른 생크림을 넣어 새로운 맛을 선보이는 것. 셋째, 시폰 케이크를 출시하는 것. 마지막으로 와플 메뉴 반죽 형태에 변화를 줄 계획이다. 메뉴 수가 늘어나는 만큼 매장 확장도 준비하고 있다. 이 대표는 내년부터 1년에 지역 내 지점 1개씩 늘릴 계획이라고 말한다. 그는 "직원들 수가 많아지면서 일할 공간이 부족해졌다. 1년에 한 지점씩 늘릴 건데, 2025년에는 신월성점을 차릴 예정이다. 최종 목표는 대구에 18개 지점과 초대형 매장 3곳을 내는 것이다. 그것이 충족되면 광역시에 각 1개씩 초대형 매장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이 대표는 슬로우터틀이 손님들 기억 속에 남는 공간이 되길 기대했다. 그는 "손님들에게 진실된 음료, 디저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저뿐만 아니라 직원 25명이 항상 노력하고 있다. 슬로우터틀을 떠올렸을 때 '거기 좋았는데'하고 기억 한편에 남았으면 좋겠다. 또다시 공간을 찾았을 때는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장소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24-01-26 06:30:00

  • [카페민지(MZ)] 나만의 멋진 그림 작품을 만들어볼까?…그림 편집숍 ‘미확인’

    [카페민지(MZ)] 나만의 멋진 그림 작품을 만들어볼까?…그림 편집숍 ‘미확인’

    올해도 얼마 남지 않았다. 한 해를 마무리하는 이 시기에는 자고로 가족, 친구, 연인과 시간을 보내야 하는 법. 사람들은 사랑하는 이들과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에 빠진다. 밥 먹고, 영화 보고, 카페 가는 코스는 너무 식상하다. 새해를 앞두고 특별하고 의미 있는 장소에 가고 싶은데… 어디를 가야 할지 모르겠다면, 대구 봉산동에 위치한 그림 편집숍 미확인은 어떨까. 이곳에서는 대구경북 유명 일러스트레이터들이 그린 작품을 볼 수도, 직접 그림을 그려볼 수도, 타자기를 이용해 편지를 써볼 수도 있다. 물론 커피를 마시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눌 수도 있다. ◆ 대구경북 일러스트레이터의 작품 만나보세요! '딸랑' 가게 문에 달린 방울 소리에 브리타니 스파니엘이 반갑다고 꼬리를 친다. 이름은 두근이. 이마에 하트 모양이 있어 지어진 이름이다. 한참동안 두근이를 쓰다듬다 고개를 들어보니 멋진 포스터와 엽서들이 시선을 끈다. 그림들을 찬찬히 살펴보니 대부분 일본풍이다. 일본 작가가 그렸나 싶지만, 대구경북 작가들 작품 비율이 90% 이상이다. 구연일(27) 대표는 "일본 작가가 그린 작품은 없다. 제가 기탁이라는 일러스트레이터의 작품을 좋아해 포스터와 엽서를 많이 가져다 뒀다. 기탁 작가는 대구 사람이지만 일본, 시티팝 스타일의 그림을 그린다. 미확인 역시 시티팝 스타일 인테리어를 추구하다 보니 간혹 착각하는 분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곳에 있는 다양한 포스터와 엽서들은 각각 100장이 넘는다. 모두 구 대표 취향의 그림들이다. 그는 "포스터와 엽서는 모두 제 취향이 반영된다. 이 공간에 잘 녹아들고 개성 강한 일러스트를 찾는데, 마음에 드는 작품을 발견하면 작가님께 연락해 가게에 입점할 생각이 있는지 여쭙는다"며 "그림들은 모두 선매입한다. 예술가들도 재정적 여유가 있어야 일할 때 더 즐겁지 않겠느냐"고 했다. 구 대표는 기탁 작가뿐만 아니라 나무13 작가의 포스터와 엽서도 매장 내 많이 구비해뒀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 명의 대구분인 나무13 작가의 작품도 많다. 그의 일러스트를 오프라인에서 판매하는 곳은 1호점 심플책방과 미확인이 전국 유일하다. 새해에는 나무13 작가와 협업해 이곳에서 구할 수 있는 엽서, 포스터를 만들어볼까 생각 중이다. 아직 작가님과 의논하지 않았다. 혼자만의 계획"이라고 했다. ◆ 그림 품평회·타자기…공간 곳곳 즐길 거리 가득 "미확인에 오셨다면 멋진 그림 솜씨를 뽐내보세요. 직원 마음에 쏙 든다면 포스터, 엽서, 음료 구매 시 할인해 드린답니다." 그림 편집숍 미확인에 왔는데 '그림 품평회'를 빼먹으면 섭섭하다. 그림 품평회는 말 그대로 그림을 평가받는 것인데 참여 방법이 매우 간단하다. 우선, 카운터 뒤편 공간에 배치된 고서 위에 그림을 그린다. 어떤 그림이든 상관없다. 자유롭게 본인의 개성을 드러내면 된다. 그리고 완성작을 직원에게 전달하면 끝이다. 직원의 평가에 따라 포스터, 엽서, 음료의 할인 폭은 달라진다. 최소 100원에서부터 최대 1천원까지 말이다. 구 대표는 "품평에 대한 기준은 없다. 그림에서 공들인 티가 나고, 누가 봐도 잘 그렸다 하는 그림이 있으면 최대 할인을 해준다. 어떤 손님들은 1천원짜리 엽서를 구매하는데, 그림 품평회에서 1천원 할인을 받아 물물교환한 적도 종종 있었다. 또 작품들은 잘 모아뒀다가 매장 곳곳 인테리어로 전시된다"고 했다. 미확인의 즐길 거리는 그림 품평회가 다가 아니다. 이곳에는 눈길 닿는 곳마다 놀거리가 즐비하다. 그림 품평회 맞은편 타자기 이용 공간도 그중 하나다. 손님들은 타자기를 사용해 소중한 자기 자신, 가족, 친구에게 편지로 마음을 전달할 수 있다. 타자기는 1980년대~1990년대 산업 시대에 쓰던 전동 타자기다. 그래서 오타가 나도 쉽게 지울 수 있다. 이외에도 폴라로이드 카메라 촬영이 있다. 손님들은 직원에게 카메라를 받은 뒤 공간 내부에서 사진을 찍으며 추억을 남길 수 있다. 물론 두근이와 멋진 셀카를 찍는 것도 가능하다. 벽면에 부착된 CD플레이어로 음악을 들을 수도 있는데, 지금은 가수 빈지노의 노래를 청음 할 수 있다. 구 대표는 내부 곳곳 놀거리를 만든 데 대해 "그림 편집숍이지만 복합문화공간을 추구하고 있다. 가게 상호 미확인은 '미지의 새로움을 확인시켜 주겠다'라는 뜻도 있다. 손님들이 이곳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다 가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그림 품평회, 타자기를 이용한 편지 쓰기 등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구 대표는 새해를 앞두고 손님들을 위한 새로운 즐길 거리도 준비 중이라고 했다. 그는 "내년에는 엘피 청음 공간을 마련할 계획이다. 일본 1970~1980년대 음악과 한국 1980~1990년대 가수들 엘피를 구비해놓을 예정이다. 꼭 그게 아니어도 윤상, 백예린 등 시티팝 음악 스타일을 추구하는 가수의 노래를 가져올 것"이라고 설명했다. ◆ 그림 속 음료를 현실로 구현 미확인에는 조금 특별한 메뉴가 있다. 그것은 바로 멜론 소다(5천500원). 멜론 맛 탄산음료 위에 바닐라 아이스크림이 올라가는 이 메뉴는 지극히 평범한 음료처럼 보인다. 그러나 구 대표가 멜론 소다를 만들게 된 사연이 독특하다. 구 대표는 나무13 일러스트레이터의 작품을 보고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그는 "나무13 작가의 작품 중에는 여성이 멜론 소다를 들고 싱긋 웃는 일러스트가 있다. 그 작품을 처음 봤을 때 '오 청량한데'하는 생각이 들었고, 곧장 현실로 만들게 됐다. 그림에 영감을 받아 실제로 만든 것이다"며 "현재 멜론 소다는 판매량 부동의 1위였던 아이스 아메리카노(3천800원)를 물리치고 미확인의 대표 메뉴가 됐다"고 말했다. 대중적이기보다 개성적인 메뉴를 만들고 싶다는 구 대표의 마음으로부터 탄생한 음료들도 있다. 커피 맛 술에 우유, 아이스크림을 넣은 깔루아밀크(6천원). 초콜릿 맛 술에 우유, 아이스크림을 넣은 베일리스밀크(6천원)가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칵테일 메뉴라 진입장벽이 다소 높았지만, 지금은 봉산동 주민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구 대표는 "포스터, 엽서만 팔아서는 금전적인 수익을 내기 어려웠다. 음료 메뉴를 추가해야 했는데, 처음부터 대중적인 커피를 메뉴에 넣고 싶지 않았다. 칵테일이 음료계의 2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길로 곧장 학원에 등록했고, 조주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칵테일을 하나하나 배합해 가며 취향에 맞는 메뉴를 만들었다"며 "깔루아밀크와 베일리스밀크에는 아이스크림이 들어가 알코올 향이 덜 난다. 그래서인지 동네 사람들이 많이 찾는 음료가 됐다"고 했다. 구 대표는 미확인이 '시티팝'하면 떠오르는 공간으로 기억되기를 소망했다. 그는 "저는 대구가 예술의 도시이고, 시티팝과 잘 어울리는 곳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가게 곳곳 시티팝을 떠올릴 수 있는 포스터, 엽서를 배치했다. 소품과 인테리어도 마찬가지다"며 "대전하면 성심당, 제주도하면 감귤이 생각나지 않나. 대구하면 시티팝, 시티팝하면 미확인이 생각나는 그런 공간으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2023-12-28 14: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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