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기다림에 지친 주민들 "다들 힘드니까 아파도 그냥 참아요"
괴물 산불의 기세가 좀처럼 숙지지 않으면서 주민들의 고통도 점점 깊어지고 있다. 돌아갈 곳을 잃은 이재민들은 하루하루 불안한 삶을 이어간다. 남은 주민들도 언제 대피할 지 모르는 생활 속에 반복되는 불편을 감내하며 버텨가는 상황이다. 산불의 위세가 계속되자 주택이나 경작지, 가축 등의 피해도 점차 누적되는 상황이다. 거듭되는 단전, 단수 등, 교통 통제 등의 불편도 더해져 일상 생활도 여의치 않다. ◆"그저 하루하루 버틸 뿐…희망이 안보여" "대피소에서 잘 챙겨줘도 집 보다 먹고 자는 게 편할 수 있겠냐" 27일 오전 의성실내체육관에서 만난 문재훈(73) 씨는 엿새째 대피소 생활을 하고 있다. 그는 이 곳 대피소에서 가장 오래 지낸 주민이다. 지난 22일 의성산불이 발생한 첫날, 의성읍 중리3리를 덮친 화마로 집을 잃었다. 같은 동네 주민들은 산불 상황을 보며 집을 오가지만 그는 집을 잃어 갈 곳이 없다. 문 씨는 "대피 당시 입고 나온 옷 한 벌이 전부"라며 "앞으로 살 길이 걱정돼 잠도 안 오고 답답해서 매일 대피소 문 앞에서 먼 산만 보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6일째 경북 동북부를 휩쓸고 있는 산불에 집을 떠난 주민들의 대피소 생활도 길어진다. 기약없는 생활은 그들의 어깨를 더욱 무겁게 한다. 27일 경북도에 따르면 27일 오후 6시 기준 각 시·군에 마련된 160여 개의 대피소에는 3만3천89명이 불길을 피해 대피했다. 이 중 1만7천720명은 귀가했으나 1만5천369명은 아직 대피소에 머무르고 있다. 각 시·군에서 최대한 구호물자 등을 확보하고 있지만 대피소 상황은 저마다 다르다. 좁은 대피소는 구호용 텐트도 설치할 수 없어, 개인용 텐트를 치고 생활하고 있다. 이마저도 설치를 못하는 경우는 차가운 바닥에 겨우 매트와 이불을 깔고 잠을 청하고 있다. 안동에 한 대피소에서 생활하는 김재욱(66) 씨는 "대피소에서 먹는 것, 입는 것은 지급을 받았지만, 여기 대피소는 텐트가 없어 다 노출된 채로 생활한다"며 "서로 배려를 하면서 생활하고 있지만 생리적 현상 같은 것 때문에 민망할 때가 있다"고 하소연했다. 의료지원도 절실하다. 고령층의 비중이 높은 농촌 마을 특성 상 대피소에는 건강에 취약한 고령자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연기 흡입에 따른 인후통이나 흉통 등을 호소하는 이들도 많다. 불편한 생활로 감기, 몸살 등에 걸린 노인들도 상비약으로 버티고 있다. 의성고등학교 대피소에서 생활하는 최모(85) 할머니는 "감기에 걸린 것 같다고 하니까 주변에서 가정용 상비약을 줬다"면서 "병원에 가고 싶어도 데려다 줄 마을 청년도 없고, 다들 바쁘니 부탁하기도 멋쩍고 해서 그냥 참는다"고 했다. ◆계속되는 산불에 누적되는 피해 산불영향구역이 넓은 의성군은 주택과 창고 뿐만 아니라 사찰과 경로당, 농산물산지유통센터 등이 불에 타는 피해도 잇따르는 상황이다. 가축 피해도 점차 확대되고 있다. 27일 기준 한우 13마리와 돼지 3천200마리가 폐사했고, 양봉 246군도 화재 피해를 입었다. 산불이 확산되면서 전통사찰인 대곡사와 수정사, 기정사 등에 있던 문화재도 안전한 장소로 이송됐다. 전력 설비도 잇따라 피해를 입으면서 곳곳에서 전기 공급이 끊어지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한국전력 경북본부에 따르면 의성군에서는 전선 119건, 인입선 206건, 계기 129건 등 저압설비 452건에 피해가 발생했다. 고압설비 22건도 피해를 입어 임시 조치를 통해 전력 공급을 정상화한 상태다. 산림 당국은 주요 시설물인 의성변전소와 안계변전소 방어에 집중하는 한편, 송전선로와 송전탑에 대한 화재 대비 인력도 투입한 상태다. 안동에서도 산불 피해에 단수까지 이어져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산불로 가압장에 전기 공급이 끊기면서 일직면과 남선면, 길안면, 임하면, 남후면, 임동면, 풍천면 일부 지역에는 수돗물 공급이 제한됐다. 또한 이 일대 2천487가구에 전기 공급이 일시 중단됐다가 재개되기도 했다. 지난 25일 강풍을 타고 산불이 확산됐던 영덕군 지품면 지역에서도 단전과 단수가 속출했다. 지품정수장이 화재 피해를 입었고, 영덕정수장의 전기 공급이 중단되면서 달산면과 지품면 일부 지역에 수돗물 공급이 중단되기도 했다. 또 변전소 정지로 25일 오후 9시 6분께 관내 전 지역에 전기 공급이 끊겼다가 대부분 복구됐으나 지품면 등 산불 피해가 극심한 지역에서는 아직 복구가 제대로 되지 않은 곳도 있다. 영덕은 25일 밤 10시부터 통신이 두절됐다가 다음 날 새벽에 대부분 다시 개통됐으며 피해가 심한 지품면 일부에서는 다시 휴대전화에 장애가 발생했다가 정상화되기도 했다. 영양군 입암면, 청기면, 석보면 지역도 한때 전기 공급이 중단되는 불편을 겪었다. 고속도로와 국도 등은 통제와 해제가 반복되는 상황이다. 서산영덕고속도로 동상주 나들목(IC)∼영덕 IC 구간 양방향과 중앙고속도로 의성 IC∼풍기 IC 구간은 사흘째 양방향 통행이 통제되고 있다. 또 안동시 임동면 마령리 마령교 삼거리에서 영양 입암면 산해리 산해 교차로를 연결 구간도 통제 중이다. 안동시 길안면 천지리∼길안면 배방리 지방도 구간도 차량 운행이 막혀 있다. 이 밖에 국도와 지방도, 군도 8개 구간과 일부 철도 노선은 통제됐다가 통행이 재개됐다.
2025-03-27 20:48:03
기약 없는 기다림에 지쳐가는 주민들...길어지는 대피소 생활, 산불은 장기화
"대피소에서 잘 챙겨줘도 집 보다 먹고 자는 게 편할 수 있겠냐" 27일 오전 의성실내체육관에서 만난 문재훈(73) 씨는 6일째 대피소 생활을 하고 있다. 이곳 대피소에서 가장 오래 지낸 주민이다. 지난 22일 의성산불이 발생한 첫째날, 살고 있는 의성읍 중리 3리 마을에 덮친 화마로 집을 잃었기 때문이다. 문씨는 "대피 당시 입고 나온 옷 한 벌이 전부"라며 "앞으로 살 길이 걱정돼 잠도 안 오고 답답해서 매일 대피소 문 앞에서 먼산만 보고 있다"고 한숨을 크게 내쉬었다. 엿새째 경북 동북부를 휩쓸고 있는 괴물 산불의 기세가 여전히 꺾기지 않고 있다. 불길을 피해 집을 떠나온 주민들의 대피소 생활도 길어질 전망이어서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이날 경북도 등에 따르면 경북 의성에서 동북부로 확산된 산불 6일째인 27일 오후 6시 기준 각 시군에 마련된 160여 개의 대피소로 3만3천89명이 불길을 피해 대피했다. 이 중 1만7천720명은 귀가했으나 1만5천369명은 아직 대피소에 머무르고 있다. 각 시군에서 최대한 구호물자 등 끓어모으고는 있지만 대피소 상황은 저마다 다르다. 좁은 대피소는 구호용 텐트도 설치할 수 없어, 작은 개인용 텐트를 치고 생활하고 있다. 이마저도 설치를 못하는 경우는 차가운 바닥에 겨우 매트와 이불을 깔고 잠을 청하고 있다. 안동에 한 대피소에서 생활하는 김재욱(66) 씨는 "대피소에서 먹는 것, 입는 것은 지급을 받았지만, 여기 대피소는 기사에서 봤던 대피소 내 텐트가 없어 다 노출된 채로 생활을 한다"며 "서로 배려를 하면서 생활하고 있지만 생리적 현상 같은 것 때문에 민망할 때가 있다"고 하소연했다. 의료지원도 절실하다. 경북의 지역소멸 우려지역에 발생한 이번 산불로 인해 대피소에는 건강에 취약한 고령자들이 대부분 머무르고 있기 때문이다. 연기로 인한 인후통, 흉통 등을 호소하는 이들도 늘고 있다. 불편한 바깥 생활로 감기, 몸살 등에 걸린 노인들도 겨우 비상약으로 버티고 있다. 의성고등학교 대피소에서 생활하는 최모(85) 할머니는 "감기에 걸린 것 같다고 하니까 약국에 파는 약만 누가 받아서 줬다"며 "병원에 가고 싶어도 데리고 갈 마을 청년들도 자기들 챙기기 바쁘고 다들 바쁜데 뭐를 부탁하기도 미안스럽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이철우 경북지사는 27일 긴급 간부회의를 통해 이주민들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지낼 수 있는 숙박시설을 확보할 것을 간부들에게 지시했다. 이 지사는 "현장에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직접 살펴서 지원하고 편안한 호텔급 숙박시설로 최대한 안내하는 등 선진국형으로 대책을 마련해 시행하라"고 주문했다.
2025-03-27 19:10:13
하늘 위 소방관, "슬픔 딛고 불길보다 뜨거운 사명감으로 헬기에 올라"
"어떤 단어로 말을 해야 이 마음을 전할 수 있을까요?" 27일 오후 경북 의성종합운동장 산불 진압헬기 임시 이착륙장에는 적막감이 흘렀다. 헬기 조종사들이 잠시 쉬는 휴게실은 말소리조차 없이 조용했다. 전날 발생한 산불 진화 헬기 추락사고로 동료 조종사 박현우(73) 씨가 목숨을 잃으면서다. 그럼에도 조종사들은 무거운 발걸음을 옮기며 비행에 나서는 모습이었다. 이곳에서 만난 백운광(51) 헬기 조종사는 임무에서 돌아와 조용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비행 경력 28년의 백 조종사는 산림청 소속 KA-32 헬기로 첫날부터 엿새째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규정상 연속 6일까지만 비행할 수 있어 이날이 마지막 비행이다. 그는 의성산불 현장에서 화마에 고립된 마을과 주민들을 구하기 위해 한 번에 3t씩 하루 약 100t의 물을 실어 나르며 진화 작업에 나서고 있다. 서른 번이 넘게 물을 실어 나르고 뿌리는 것보다 더 힘든 것은 바람과 연기다. 괴물 산불이라고 불리는 이곳 현장이 그렇다. 하지만, 베테랑 조종사들은 위험을 감수하고 투입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는 "연기로 인해 앞이 잘 보이지 않고 강풍이 불어닥치고, 한 인간으로서 무섭고 두려운 상황들이 늘 있다"면서도 "불길에 갇혀 절실히 마음으로 도움을 기다리고 있을 사람들을 생각하면 불길 속으로 뛰어들지 않을 수 없다. 사명감이 두려움을 이겨내는 순간들이다. 동료들도 모두 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동료를 떠나보낸 비통한 심경도 보였다. 사고 당시 그는 인근 진화 작업 중이었다. 이에 추락한 동료 헬기 수색 작업에도 가장 먼저 투입됐다. 그는 "약 5분 만에 추락 지점에 인근까지 접근했지만, 연기가 너무 자욱해 동체를 찾을 수 없었다"면서 "이곳 현장에서 처음 알게 된 동료였지만, 우린 산불진화헬기 조종사들이 어떤 마음으로 현장에서 활동하는지 알기 때문에 더욱 마음이 무겁다"고 착잡한 심정을 털어놓았다. 전날 이곳 산불진압헬기 이착륙장에는 사고 소식을 접한 가족들의 전화도 쏟아졌다고 한다. 한 조종사는 '부적'이라며 "너무 위험한 현장에는 가지 마세요. 다른 생명을 구하기 위해 당신이 꼭 가야 한다면, 부디 냉철한 판단력과 담대함과 지혜로 당신과 다른 생명을 구하고 무사히 돌아와 주세요"라는 11초 남짓한 통화내용을 들려줬다. 엿새째 이곳에서 괴물산불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산불진화헬기 조종사들은 동료를 잃은 슬픔과 피로 속에서도 서로를 격려하며 산불 진화에 온 힘을 쏟고 있다.
2025-03-27 17:45:18
안동 출신 가수 영탁, 경북 산불 피해 성금 1억원 기부
경북 안동 출신의 가수 영탁이 산불 피해 이재민과 구호 활동을 위해 1억원을 기부했다. 26일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는 26일 가수 영탁이 경북지역 산불 피해 이재민과 적십자 구호 활동 지원을 위해 1억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영탁은 소속사를 통해 "고향 안동 외 가까운 경북 지역에서 발생한 산불 피해 소식에 마음 아파했고, 피해를 입은 분들이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부를 결심했다"며 "피해 지역 주민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와 희망이 되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기부금은 경북적십자사를 통해 피해 주민들의 긴급 생계 지원과 구호 물품 제공, 복구 활동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대한적십자사 김재왕 회장은 "가수 영탁의 따뜻한 나눔에 깊이 감사드린다. 이번 기부금은 피해 주민들의 실질적인 도움을 위해 신속하고 투명하게 사용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영탁은 지난 2023년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은 경북지역에 1억원을 기부하며 선행을 이어가고 있다.
2025-03-26 17:55:47
의성산불 7개 시·군 확산돼 닷새 만에 초토화...'주민 2만여 명 긴급 대피'
닷새 동안' 괴물 산불'이 휩쓴 경북 북동부권은 그야말로 전쟁통을 방불케 하고 있다. 산불 영향으로 통제된 도로를 피해 몰린 대피 행렬은 극심한 교통체증과 함께 주민들의 불안감을 더욱 키웠다. 또 삽시간에 번진 산불이 단전·단수, 통신 등 기반시설까지 피해를 입히면서 대혼란이 빚어졌다. 26일 경북도 등에 따르면 지난 22일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 확산으로 안동, 청송, 영양, 포항, 영덕 등 경북 7개 시·군에 대피한 주민 수가 2만3천3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불이 코앞까지 다가온 예천 등에서도 주민 대피를 준비하고 있어 대피 주민 수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반나절 사이 직선거리로 무려 50km 이상을 순식간에 동진한 전날 오후에는 급히 시작된 피난 행렬로 인해 극도의 혼란과 공포에 휩싸였다. 영양군 석보면에서는 9명의 주민이 겨우 목숨을 건졌다. 이곳 주민 9명은 피난을 위해 차량에 올랐지만, 대피 중 타이어가 열기에 터져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뜨거운 열기에 결국 이들은 인근 하천으로 몸을 던지는 선택을 했다. 다행히 이들은 인근 지나던 경찰에 의해 구조됐다. 이를 겪은 한 주민은 "하천에 들어가 있는데 경찰차가 보여서 손을 흔들고 목이 터져라 '살려달라' 외쳤다. 다행히 경찰이 우리를 발견해 겨우 목숨을 구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특히 동해안 7번 국도는 안전한 곳을 찾아 남쪽으로 향하던 차량이 몰려 이곳 도로를 꽉 막아버렸다. 게다가 이곳 도로에는 비화까지 떨어지면서 차량에 불이 붙고 차량에서 대피하는 주민들로 아수라장이 됐다. 한 주민은 "불이 비처럼 내려서 차에는 불이 붙고, 도로는 막혀 차는 옴짝달싹 하지 않았다. 주변이 붉은 연기로 가득 차고, 열기도 점점 느껴지면서 도로 위에 죽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하소연했다. 또 영덕 동쪽 끝에 위치한 상원리와 도곡리 마을까지 불이 번지면서 주민들이 인근 항구로 긴급히 몸을 피했지만, 산불과 바다 사이에 갇혀 불안에 떨기도 했다. 석리항·축산항·경정3리항 주민 104명은 방파제로 간신히 피신을 했지만, 해무와 연기에 움직이지도 못하고 고립됐다가 울진해경에 의해 구조됐다. 많은 주민들이 위험한 상황에서 벗어나기도 했지만,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주민도 잇따랐다. 이날 청송에서는 차를 타고 대피하던 60대 여성이 산불에 타 숨졌다. 영양에서는 대피 도중 일가족 등 6명이 숨졌다. 안동 임하면에서는 집을 빠져나오던 70대 여성이 질식해 숨지는 일 등이 발생했다. 이런 상황에 각종 기반시설도 피해를 입어 불편이 가중됐다. 단수와 단전, 일시적인 통신장애가 발생해 대피와 진화작업 등에 어려움을 더했다. 또 통신장애로 일선 나간 공무원들 간 소통이 잠시 중단됐고, 타지에서 상황을 듣고 있던 가족도 연락이 끊겨 불안을 키우기도 했다. 청송에 가족이 있는 한 대구시민은 "부모님이 살고 있는 고향에 사망자가 나왔다는 얘기를 듣고 연락을 하니까 통신장애로 연결이 되지 않아 너무 불안했다. 잠시였지만 1초가 몇 분처럼 느껴졌다"고 말했다.
2025-03-26 17:14:48
의성 산불 닷새째 강풍 예보…27일 비 소식, 산불 저지 분기점 될 듯
강한 바람을 타고 경북 북동부권까지 확산된 의성산불이 발생 다샛째에도 강풍 예보로 초긴장 상태다. 다행히 다음날부터는 비 소식이 전해져 산불 저지에 분기점 될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기상청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부터는 초속 10~20m의 돌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의성과 안동, 청송, 영양 등 경북 대부분 지역에 건조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건조도를 나타내는 지수인 실효습도 역시 이들 지역에 30% 내외로 건조한 날씨를 보이고 있다. 불씨가 상승기류와 강풍을 만나면 최대 2㎞ 정도 날아간다. 이번 의성산불은 강한 바람을 만나 퍼지는 현상인 비화 현상으로 인해 급속도로 확산됐다. 이에 전날에는 초속 25m의 돌풍이 불면서 영덕, 영양, 청송 등으로 불이 번졌다. 강풍은 27일까지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비 소식이 정오를 전후해 경북 북부권에 5~10mm 가량 예보돼 있지만, 산불을 끄기엔 턱없이 부족한 양이다. 게다가 오는 28일과 29일 다시 강한 서풍이 몰아칠 것으로 예보됐다. 이 때문에 소방당국 등은 27일을 산불 진압의 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김준형 대구지방기상청 예보관은 "우리나라 남쪽 고기압과 북쪽 저기압이 동시에 서풍을 유발하고 있어 당분간 강풍은 지속될 것으로 예측된다"며 "의성산불이 서풍을 탔기때문에 진화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말했다.
2025-03-26 15:11:51
헬기 추락으로 조종사 1명 사망…산림청 "헬기 운항 모두 중단" [영상]
경북 의성 산불을 진화하던 헬기 1대가 추락해 조종사 1명이 사망했다. 26일 산림당국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 54분쯤 의성군 신평면 한 야산에서 산불 진화 작업을 벌이던 헬기 1대가 추락했다. 추락 헬기는 강원도 인제군 소속의 S76 기종 임차 헬기로 추정된다. 헬기를 몰던 조종사는 추락 현장에서 사망한 채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산림청은 "이날 투입될 예정이던 헬기 운항을 모두 중단했다"고 밝혔다.
2025-03-26 14:06:49
산불 닷새째, 잦아든 바람 또 불어닥치나…오후부터 초속 20m 강풍 예보
26일 닷새째 경북 북동부지역까지 의성산불이 확산된 가운데 이날 오후부터 돌풍이 예보돼 추가 피해와 확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날 기상청 등에 따르면 오후부터 다시 초속 20m의 돌풍이 불 것으로 예보됐다. 전날에는 오후 3시부터 25m/s의 강풍으로 인해 산불 경북 북동부지역까지 확산됐다. 의성산불 첫날과 둘째날에도 초속 5m 이상의 바람이 불면서 진화 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날 오후부터 예보된 강풍으로 인해 인근까지 산불이 확산돼 비상체제에 돌입한 예천군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한편, 22일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의 영향 구역은 이날 오후 1시기준 1만 5천158ha에 달한다. 진화율은 70%를 넘기지 못하고 오르락 내리락을 반복하고 있다.
2025-03-26 13:58:42
경북 의성에서 산불 진화에 투입된 헬기가 추락해 조종사 1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26일 산림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 54분쯤 의성군 신평면 한 야산에서 산불 진화 작업을 벌이던 헬기 1대가 추락했다. 추락한 헬기는 강원도 인제군 소속 S76 기종 임차 헬기로 추정된다. 사고 헬기에는 조종사 1명이 탑승했으며, 추락 현장에서 조종사가 숨진 채 발견됐다고 당국은 전했다. 당국은 노란색 헬기 한대가 떨어졌다는 목격자의 신고를 토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2025-03-26 13:42:04
[속보] 산불 진화 헬기 추락 "강원 인제군 소속 임차헬기, 조종사 1명 탑승"
26일 경북 의성 산불 현장에서 진화 헬기가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산림 당국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 54분쯤 의성군 신평면 한 야산에서 "노란색 헬기 한 대가 떨어졌다"는 신고가 경찰에 접수됐다. 확인 결과 의성군 신평면 교안리 493번지 인근에 추락한 헬기는 강원 인제군 소속 임차헬기로 전해졌다. 추락한 헬기에는 조종사 1명이 탑승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까지 정확한 인명피해는 확인되지 않았다. 당국은 산불 진화 작업을 벌이던 헬기 1대가 추락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2025-03-26 13:28:38
예천 코앞까지 다가온 산불…경북도청 신도시 긴장 최고조
경북 의성에서 시작된 산불이 거세게 확산되면서 인근 예천군도 비상상태다. 경북도청 신도시가 조성된 호명읍과 인근 지보면에 산불이 코앞까지 닥쳤기 때문이다. 26일 예천군에 따르면 호명읍은 안동에서, 지보면은 의성에서 산불이 다가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군은 전날부터 오후를 기해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예천군 공무원들은 호명읍과 지보면은 물론 12개 읍·면에 각각 배치돼 주민대피 안내와 산불 확산 상황 등을 실시간 모니터링 하고 있다. 이날 오후 1시 현재 안동으로 번진 산불은 경북도청 신도시와 인접한 하회마을 인근 약 5㎞ 앞까지 들이닥쳤다. 지보면은 의성군 신평면까지 넘어온 산불과 대치 중이다. 이들 지역 사이 낙동강이 지나고 있어 산불을 저지하고 있지만, 전날과 같은 강풍이 들이닥칠 경우 예천지역까지도 확산될 우려가 나온다. 경북도청 신도시는 인근까지 확산된 산불의 영향으로 인해 도시 전체가 연기에 뒤덮힌 상황이다. 주민들은 마스크를 끼고 바깥출입을 자제하고 있으며, 일부는 대피할 준비까지 한 채 불안한 일상을 이어가고 있다. 한 주민은 "전날 밤부터 하회마을쪽에서 불꽃이 보여, 이미 어제부터 대피할 준비를 끝내놓고 대피안내가 내려지면 바로 대피할 생각을 하고 있다"며 "바깥은 말할 것도 없고, 실내까지 연기가 들어와 숨이기가 거북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2025-03-26 13:24:24
경북 북부·동해안으로 번진 산불…통신 끊기고 단전·단수
경북 의성 산불이 닷새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단전·단수, 통신장애, 교통통제등 등 기반시설까지 피해를 입으면서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22일 의성 안평면 등에서 최초로 발생한 산불은 전날 오후부터 안동, 청송, 영양 등 경북 북부 산지와 영덕 등 동해안 해안까지 확산했다. 한나절 만에 곳곳에 옮겨붙은 산불은 낮기온이 25℃를 넘는 고온과 순간 최고 풍속 27m에 달하는 태풍급 강풍을 타고 닷새째 확산되고 있다. 순식간에 경북 북동부를 덮친 화마에 안동과 영덕·영양·청송에서 주민 15명이 안타까운 목숨을 잃었다. 시시각각 통제되는 교통상황은 병원이송 등 구조활동에도 피해를 주고 있다. 26일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 의성 산불 여파로 통제된 고속도로 구간은 서산영덕선동상주IC∼영덕TG 102㎞ 양방향과 중앙선 의성IC∼예천IC 51㎞ 양방향 구간이다. 24일 오후부터는 북의성IC∼동안동IC 19.2㎞ 양방향 구간을 시작으로 일부 구간이 통제됐다가 통행이 재개되기를 반복하고 있다. 또 동상주IC∼영덕TG 102㎞ 양방향 등 2개 구간은 전면 통제가 이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우회를 안내한 톨게이트와 통행이 가능한 국도는 한때 정체를 빗기도 했다. 전날 오후 3시부터 순식간에 안동시 일직‧풍산‧풍천‧길안면으로 확산됐다. 일몰을 전후로 청송군 파천‧진보면, 동해안 영덕, 포항 등까지 무섭게 번졌다. 특히 영덕은 25일 오후 6시쯤 서풍을 타고 급속히 확산하면서 군 면적 27%에 달하는 2만㏊가 불에 타고 7명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안동, 청송, 영덕 등에서는 단수와 단전, 일시적인 통신장애가 발생해 주민들이 밤새 불안에 떨고 있다. 이에 이들 시군은 전날 오후를 기해 전 시민 대피령을 내렸다. 산림‧소방당국은 26일 오전부터 헬기 80여대와 진화 인력 4919명, 진화장비 558대를 투입해 전방위로 확산한 주불을 잡는다는 계획이다.
2025-03-26 12:41:58
의성 산불 사상자 나오는데…도로 통제되고 CCTV 먹통
경북 의성 산불 확산으로 고속도로 곳곳이 통제되고 있다. 폐쇄회로(CC)TV 전력 공급도 일부 차단되면서 피해 상황 파악 등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26일 도로교통공사와 국토교통부 부산지방국토관리청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8시 의성 산불 여파로 통제된 고속도로 구간은 서산영덕선동상주IC∼영덕TG 102㎞ 양방향과 중앙선 의성IC∼예천IC 51㎞ 양방향 구간이다. 24일 오후부터는 북의성IC∼동안동IC 19.2㎞ 양방향 구간을 시작으로 일부 구간이 통제됐다가 통행이 재개되기를 반복하고 있다. 또 동상주IC∼영덕TG 102㎞ 양방향 등 2개 구간은 전면 통제가 이뤄지고 있다. 이 때문에 우회를 안내한 톨게이트와 통행이 가능한 국도는 한때 정체를 빗기도 했다. 산불의 확산과 방향 등에 따라 통제되는 도로 등이 시시각각 변하고 있어 우회로 안내와 차량 통제에도 인력을 배치하고 있다. 늦은 오후부터는 사상자까지 늘고 있지만 산불의 영향을 도로 구간으로 인해 병원 이송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안동으로 산불이 확산되면서 국도 차량 운행도 통제되고 있다. 전날 오후부터 안동시 길안면 행정복지센터∼청송면 현서면 덕계리 마사터널 인근 국도 35호선 21.2㎞ 구간이 통제됐다. 국도 5호선 경북 안동시 수상동 안동병원∼일직면 조탑리 남안동IC 12.8㎞ 구간도 차량 운행이 차단됐다. 안동시, 청송시는 전 시민 대피를 안내했다. 폐쇄회로(CC)TV를 통해 실시간 산불 상황과 교통정보 등을 파악하는 데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토부 국가교통정보센터는 전날 안동과 영주, 의성 지역 산불로 인한 시설물 피해로 경상권 일반국도 CCTV 영상 서비스가 불안정하다며 복구시간을 최소화할 예정이라고 알리기도 했다. 부산국토관리청 관계자는 "(산불로 인해) CCTV에 전력공급이 끊긴 곳이 있어서 CCTV를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전했다.
2025-03-26 00:53:09
[르포] 나흘째 의성 뒤덮은 화마…주민·소방관 '끝나지 않은 사투'
25일 오전 경북 의성군 산불현장. 해가 떠오르자 소방헬기에도 시동이 걸렸다. 의성의 하늘은 헬기 소리로 가득했다. 강한 바람으로 인해 산불현장이 곳곳에서 우후죽순 생겨나다보니 소방차들도 곳곳에 배치됐다. 가동할 수 있는 모든 소방력이 나흘째 산불을 진압하고 있지만, 의성에 들이닥친 화마는 조금도 물러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의성에 집결한 소방관들도 나흘째 사투를 벌였다. 불길은 시시각각 새로운 곳으로 번져갔고, 소방관들은 쉬지 않고 진화 작업을 이어갔다. 오후부터 불어 닥친 강한 바람의 영향으로 불길이 번진 탓에, 진화율도 오르락내리락을 반복했다. 특히 전날 오후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는 진화율이 60%, 55%, 54% 순으로 떨어지는 등 '진화율 역주행' 상황도 벌어졌다. 이날 오전 통제된 도로를 피해 돌아가던 취재진은 도로 한쪽에 세워진 소방차와 마주쳤다. 인근에 불길은 보이지 않았지만 소방차를 지나며 천천히 산을 올려다보니, 능선을 따라 이어진 나지막한 불씨가 눈에 들어왔다. 산 능선을 따라 번지고 있고 있는 나지막한 불씨와, 소방 호스를 양손에 쥐고 물을 뿌리고 있는 소방관들의 모습이 어렴풋이 보였다. 소방관들은 산속 깊이 들어가 불씨와 사투를 벌이고 있었고, 산 아래서는 소방호스를 도랑물과 농수로에 연결해 물 공급이 끊이지 않도록 물속을 쉼 없이 젓고 있었다. 이곳에서 소방관들을 돕고 있던 한 주민은 "물을 길러 올 시간을 아끼려고 도랑물이랑 소방호스를 연결해 불을 끄고 있다고 한다"며 "고생하는 소방관들을 위해 위험하지 않은 선에서 호스를 잡아주고 장애물을 치워주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시민들도 잠시 생업을 멈추고 화마와 싸우기 위해 나섰다. 이날 오후 단촌면 방하리. 마을에 들어서자 열댓 명의 사람들이 줄지어 오는 모습이 보였다. 해병전우회, 소방의용대, 경북안전기동대 등 자신이 소속한 단체의 유니폼을 입고 나온 일반 시민들이었다. 이들의 손엔 진화를 위해 준비해온 물지게, 갈고리 등이 들려 있었다. 이들은 묵묵히 산불 현장 속으로 들어갔고, 소방관들이 잡은 큰 불길 뒤로 남은 잔불을 정리했다. 경북안전기동대 관계자는 "산불현장이 워낙 광범위하고 곳곳에서 큰불, 작은불을 가리지 않고 발생하다보니, 일반인으로 구성된 안전기동대원 수십 명이 생업도 멈춘 채 곳곳에 퍼져서 화재 진압을 돕고 있다"고 했다. 소방헬기도 가장 가까이서 화마와 싸우고 있다. 의성종합운동장에서는 헬기가 2시간마다 교대를 해가며 이착륙을 반복했다. 현장에 출동했다가 돌아오는 헬기 몸체는 그을음과 먼지로 까맣게 뒤덮여 있었다. 헬기에서 내린 대원들의 무표정한 모습은 암담한 심정을 감추고 있는 듯했다. 산림청 관계자는 "소방헬기는 민가와 가까운 화재현장 등 가장 위험한 지역을 우선으로 출동해 불을 끈다"며 "현재 의성은 강한 바람 탓에 산불영향 범위도 넓고 우선 진화가 필요한 위험지역도 시시각각 변해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2025-03-25 17:08:10
예천군, 재정 이월액 수천억원…246억원 쓰지도 못하고 소멸
경북 예천군이 집행하지 못하고 이월한 예산이 수천억 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용예산 규모도 상당한 데다, 신속집행 실적도 목표에 미치지 못하면서 재정 운용 전반의 효율성에 대한 지적이 나온다. 24일 예천군에 따르면 2024년도 예천군 재정 이월액은 약 1천444억원, 2025년도 이월액은 약 1천540억원으로 전년 대비 95억원 증가했다. 인근 영양군이 같은 기간 1천165억원에서 1천115억원으로 50억원을 줄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올해로 이월된 1천540억원 가운데 명시이월은 1천73억원, 사고이월은 467억원으로 집계됐다. 명시이월은 연내 집행이 어려운 사업을 사전에 이월하겠다고 명시한 예산이다. 과도할 경우 당해 연도 예산 운용의 유연성을 저하시킬 수 있다. 사고이월은 민원, 설계 변경 등으로 인해 집행이 중단돼 이월된 예산으로 사업 관리의 차질로 해석되기도 한다. 특히, 예산을 확보하고도 지난해 쓰지도 못하고 소멸된 불용예산은 246억원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 지출을 앞당겨 경기를 활성화고 재정 운용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신속집행 실적도 저조했다. 예천군은 2025년 1분기 신속집행 목표액 1559억원 가운데 831억원(집행률 53.3%)을 집행했다. 신속집행을 위해 국도비 사업을 대부분 포함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겨우 절반 수준의 집행률을 보인 것이다. 이에 대해 예천군 관계자는 "대규모 국도비 사업이 포함돼 이월이 불가피한 경우가 많았다. 자체사업 예산 이월액은 오히려 줄었다"고 말했다.
2025-03-24 15:08:09
22일 오전 경북 의성군 안평면에서 발생한 산불이 이틀째 이어지면서 진화작업에 수천명이 투입돼 사투를 벌이고 있다. 철도와 고속도로 일부 구간 운행도 중단됐다. 23일 한국도로공사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청주영덕고속도로 서의성IC∼안동분기점 양방향 구간과 중앙고속도로 안동분기점(상주방향) 등 2곳이 산불 영향으로 통제됐다. 서의성IC∼안동분기점 양방향 구간은 전날 오후 5시를 전후해 통행이 제한된 이후 이날 오전 11시 통행이 재개됐으나 오후 2시쯤 또다시 통제됐다. 심한 연기로 인해 시야 확보가 어려운 탓이다. 의성과 인접한 도시도 산불의 영향을 받고 있다. 전날 오후부터 안동과 청송 등 일부지역에 연기가 번지고 있고, 매캐한 냄새로 고통을 호소하는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당국은 의성 곳곳으로 퍼진 산불을 진압하기 위해 이틀째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전날부터 이날 오전 기준 누적 인력 4천790명, 헬기 81대, 소방차와 장비 580여 대가 투입됐다. 한편, 전날 의성 산불로 운행을 중단한 중앙선 안동~경주 간 열차는 이날 오전부터 운행을 재개했다.
2025-03-23 17:10:36
경남 산청서 산불 진화 중 4명 숨져…지원 나간 창녕군 공무원·진화대원 희생
사흘째 산불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경남 산청에서는 진화작업을 하던 창녕군 소속 산불진화대원과 인솔 공무원이 숨진채 발견됐다. 23일 산림청과 경남경찰청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11시 30분쯤 창녕군 소속 산불진화대원 8명과 인솔 공무원 1명이 산청군 시천면 산불 현장에 투입됐다. 이들은 지난 21일 오후 3시 28분쯤 발생한 불이 다음 날까지 이어지면서 산불 진화 업무 등을 위해 현장으로 향했다. 하지만 얼마 후 산불을 진화하던 이들은 뜻하지 않게 불길에 가로막혀 산 중턱에서 고립됐다. 신고를 받고 이날 오후 2시부터 수색에 나선 소방당국은 2시간 후 화상을 입은 산불진화대원 5명을 발견해 구조했다. 하지만 산불진화대원 2명은 숨진 채 발견됐다. 연락이 두절돼 행방을 찾지 못하던 산불진화대원 1명과 공무원 1명도 결국 현장에서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4명의 사망자 모두 산 7부 능선 지점 약 100m 반경 내에서 각각 흩어진 채 발견됐다. 숨진 산불진화대원은 모두 60대, 공무원은 30대다. 산불 진화 중 부상한 5명은 현재까지 생명에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창녕군은 이날 숨진 진화대원과 공무원을 추모하기 위해 창녕군민체육관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하고 고인들을 애도하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빈소는 창녕읍 창녕전문장례식장에 마련됐다.
2025-03-23 15:49:23
[르포] 불바람 속 의성…"산불 연기 때문에 대낮에도 해가 안 보일 정도"
22일 오후 산불이 발생한 경북 의성군. 수㎞ 전부터 매캐한 연기가 취재진의 차량 안으로 밀려 들어와 숨쉬기조차 거북했다. 의성에 도착하자 짙은 갈색 연기가 하늘을 뒤덮어 도시 전체가 암흑에 휩싸여 있었다. 대낮임에도 사방은 캄캄했고, 연기에 가린 해는 존재조차 느껴지지 않을 정도였다. 캄캄한 곳에서 보이고 들리는 건 사이렌 불빛과 소리가 전부였다. 의성읍 중심가에 다다르자, 인근 주민들은 불길을 피해 의성실내체육관 쪽으로 허겁지겁 몸을 피하는 모습이 보이기 시작했다. 의성실내체육관에 마련된 대피소는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했다. 불을 피해 온 주민과 이들을 돕기 위해 달려온 봉사자 등 500여 명이 넘는 인원이 이곳에 몰렸다. 먼저 온 주민들은 급히 깔린 매트 위에 겨우 자리를 잡았지만, 숨 돌릴 틈도 없이 뒤늦게 도착한 주민들에게 좁은 자리를 내주며 서로의 안위를 살폈다. 마치 가족처럼 등을 맞대고 앉은 주민들의 얼굴에는 걱정과 불안, 그리고 안도의 표정이 뒤섞여 있었다. 봉사자들은 발 디딜 틈 없는 대피소 안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쉬지 않고 구호물품을 나눠주고 주민들을 다독였다. 물 한 컵을 건네며 위로를 전했고, 담요를 펴주며 조용히 등을 쓸어주고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한 주민은 "집은 괜찮은지, 내 이웃은 괜찮은지 걱정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지만, 무서운 불길 속에서 안전한 곳으로 대피했다는 안도감이 든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1시 24분 의성 안평면 괴산리에서 시작된 산불은 돌풍을 타고 번져 오후부터는 의성읍 철파리 민가까지 들이닥쳤다. 이어 금성면 청로리, 안계면 용기리 등에서도 잇따라 불이 나 의성군 전체가 화마의 뒤덮혔다. 철파리 마을은 불씨가 전신주 전선을 타고 옮겨붙어 삽시간에 불이 번진 것으로 알려졌다. 마을 주민 A씨는 "불바람이 한 번 불더니 전신주에서 불꽃이 튀고, 금새 불바다가 됐다"며 "불이 나면 바람 더 무섭다는 말을 절실히 느꼈다"고 당시 긴박함을 설명했다. 이날 불어닥친 강풍은 불씨를 이리저리 옮기며 늦은 저녁까지 의성 곳곳을 태웠다. 의성읍 중심가에서 어디에 시선을 돌려도 불띠를 볼 수 있을 정도였다. 의성읍 중심가 어디에서든 산비탈을 타고 번지는 불띠를 볼 수 있을 정도였다. 불이 있는 곳마다 소방 인력이 배치돼 사투를 벌였지만, 오후 7시까지 진화율은 겨우 4%에 머물렀다. 의성군 관계자는 "밤에 되고 헬기는 더이상 뜰 수 없고, 바람 때문에 불이 산에서 산으로 계속 옮겨 붙고 있어서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2025-03-22 21:35:13
성묘객 실화 추정, 의성 산불 "도심까지 연기 덮쳐"[영상]
"매캐한 연기가 숨을 못 쉬게 해요. 고물상이 다 타고 도로 앞도 안 보여요." 22일 경북 의성군에서 발생한 산불은 거센 바람을 타고 의성읍내까지 번지며 도심 전체가 재난 상황에 빠졌다. 불은 이날 오전11시 24분쯤 의성군 안평면 괴산리 한 야산 정상부에서 성묘객의 실화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불이 나자 실화자는 직접 119에 전화해 '묘지를 정리하던 중 불을 냈다'고 신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불은 강한 바람을 타고 순식간에 확산되면서 산림뿐 아니라 인근 민가, 고물상 등 시설물까지 덮쳤다. 특히 불길은 의성읍 내 한 고물상까지 내려오며 시민들을 공포에 몰아넣었다. 고물상 내부에 있던 폐기물에 불이 옮겨붙자 검은 연기가 치솟았고, 유독가스로 주변 상가와 도로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의성 군민 이광훈(36) 씨는 "불이 산을 넘어오는 걸 보자마자 놀라서 밖을 나와보니 집 인근 야산에서도 산불이 발생해 동네분들과 물을 뿌리기도 했지만, 바람이 너무 강해 쉽게 잡히지 않았다"며 "운전을 하며 이동하는데도 앞도 잘 안보이고, 도심까지 불길이 오는 건 처음"이라고 말했다. 시내 주요 도로 곳곳은 뿌연 연기로 뒤덮였고, 차량은 비상등을 켠 채 서행하는 모습이었다. 일부 지역은 10m 앞도 보이지 않을 정도로 시야 확보가 어려운 상태였다. 산림 당국은 이날 오후 3시 기준 대응 2단계를 발령하고 헬기 17대, 장비 80여 대, 인력 500여 명을 긴급 투입했다. 하지만 산불 확산 속도가 워낙 빨라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일부 주민들은 안전한 지역으로 긴급 대피한 상태다. 경북소방본부 관계자는 "주택 밀집 지역까지 불길이 접근하면서 진화 우선순위를 조정하고 있다"며 "인명 피해 방지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성군청은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고 전 읍면에 대피령을 확대했다. 방송 차량이 골목마다 돌며 확성기로 "불길이 민가 인근까지 접근 중, 즉시 대피하라"고 안내하고 있다. 이날 오후 5시 15분쯤에는 코레일 측에서 산불 확산에 따라 의성 인근 열차의 운행을 일지시 정지하기도 했다. 현장 곳곳에서는 "제발 불 좀 꺼달라", "인근에 있는 친척들은 괜찮은지 모르겠다"는 주민들의 울음 섞인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산림 당국은 "현재 바람이 강해 진화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2차 피해를 막기 위한 방화선 확보와 장비 추가 투입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2025-03-22 18:51:10
경북도, 첨단 연구시설 갖춘 '농업 물류 실증센터' 본격 운영
경북 안동시 풍산읍에 조성된 '농업 물류 실증센터'가 본격적으로 운영된다. 22일 경북도에 따르면 이 센터는 총면적 1천600㎡ 규모의 단층 연구동과 실험동 등을 갖춘 첨단 연구시설로 총사업비 265억원(국비 208억원·도비 17억원·시비 40억원)을 투입해 신설했다. 주요 시설로는 ▷농산물 입출고 자동화 시스템 ▷AI 기반 자동 선별·포장 시스템 ▷5G 기반 통합관제센터 ▷물류 자동화 연구실 등을 갖추고 있다. 시설에는 신선 농산물의 온라인 주문부터 물품의 포장, 배송, 반품, 재고관리를 총괄하는 통합 물류관리 서비스인 풀필먼트(Fulfillment)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도는 이를 통해 핵심 기술 개발과 농업 물류·유통 분야의 연구개발, 실증 테스트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로봇, 센싱, 자율주행, 5G 통신 기술 등을 활용해 사과, 배, 복숭아, 참외 등 다양한 농산물의 자동 선별, 포장 및 물류 최적화를 연구한다. 기존 산지유통센터(APC)의 단일 품목 중심 운영 방식과 달리 다품종 농산물의 분산 작업이 가능하도록 설계돼 유통의 디지털 전환 촉진과 계절과 지역에 따른 유통 불균형을 해소할 전망이다. 특히, AI 기반 농산물 자동 선별 기술과 자율주행 로봇을 활용한 물류 최적화 기술, 5G 기반 실시간 데이터 수집 및 운용 시스템 등의 연구를 통해 농산물 품질을 실시간 모니터링하고, 물류 전 과정에서 자동화된 운영이 가능한다. 향후 센터에서는 다중 로봇 자율주행 기술, 스마트 그리퍼 기반 자동 포장 시스템, 환경 관리 로봇 및 5G 특화망을 활용한 통합 관제 시스템도 실증할 계획이다. 이 시스템을 갖추게 되면 농산물 유통 비용 절감, APC 가동률 향상, 운영 비용 절감 등의 성과가 기대된다. 또 신뢰성 확보를 위한 시험·테스트 및 인증 기준을 마련해 기업 제품의 조기 상용화도 지원할 방침이다. 여기서 축적된 데이터와 기술은 전국적인 스마트 산지유통센터(APC) 구축의 기초 자료로 활용될 계이다. 최혁준 경상북도 메타AI과학국장은 "이번 센터가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접목된 스마트 농산물 유통의 혁신 사례가 될 것"이라며 "지속적인 연구개발로 농산물 유통 시스템의 디지털 전환과 스마트 자동화 기술 상용화를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한편, 경북도는 21일 센터에서 안동시장, 농림축산식품부, 한국로봇융합연구원, 학계, 로봇기업 대표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농업 물류 실증센터' 개소식을 개최했다.
2025-03-22 08: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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