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갈의 마을〉 히브리어 시편을 나는 읽지 못한다 까막눈이 예수도 한글 시편을 읽지 못한다 낮게 낮게 모국어의 눈이 내려 지상의 낮은 골짜기를 적시고 뼈다귀만 남은 포도나무 감싸안는다 철사줄 십자가에 ...
2025-01-06 06:30:00
[2024 매일 시니어문학상 수상작] 논픽션 부문 '아픔을 딛고 핀 꽃은 아름다워라'-정동식
1. 낯선 거리 낯선 밤 묵직한 돌이 날아왔다. 내 핏줄이 부스러진다. 푸른 견장이 주저앉고 주변인들은 다급하다. 깊은 밤 단단한 돌은 불보다 무섭다. 어둠이 지배하는 카오스 현장에서 불화살의 머리는 보여도 ...
2024-07-05 05:20:00
[2024 매일 시니어문학상 수상작] 논픽션 부문 '동백꽃 사연'-김영숙
꿈 많던 여고2년 때 나는 목포 발 광주행 열차 내에서 한 남자를 만났다. 바다건너 진도라는 섬에 사는 남자는 군인이었고 휴가를 마치고 귀대하는 길이었다. 내가 우연히 그 남자를 만난 건 인연이었고 운명이었...
2024-07-05 05:20:00
[2024 매일 시니어문학상 수상작] 시·시조 부문 '길고양이'-김경애
날 저문 담장 아래 길고양이 한 마리 핏기 잃은 울음에 눈마저 외눈이다 바람에 두 귀를 맡겨 발소리에 떨고 있는 세상 구석 다 뒤져도 절반만이 답이었나 빼앗긴 먹이 너머 달빛 살금 돌아오면 분노도 사치였던...
2024-07-05 05:10:00
[2024 매일 시니어문학상 수상작] 시 부문 '흰빛소리, 운흥'-조정명
지금 흰빛 아우성이다 봄비 며칠, 최정산에 쏟아지는 흰빛소리 계곡에 가득하다 피어오르는 희뿌연 안개구름에 절집 한 채 숨어있고 버섯구름 닮은 질문만 이백 가지, 항아리에 물 붓듯 대답이 쏟아진다* 모퉁이...
2024-07-05 05:10:00
[2024 매일 시니어문학상 수상작] 시 부문 '비렁길은 울지 않는다'-육현숙
제비꽃 잠 깨는 노송 사이로 금오도 비렁길, 바다 품은 산자락 아름다운 둘레길 자박자박 걷는다 산은 수평선 끌고 와 들숨을 쉬고 고기 잡는 배 편해지는 내 마음 눈부시게 푸른 갯벌 하늘에 닿는다 빨간 동백꽃...
2024-07-05 05:10:00
[2024 매일 시니어문학상 수상작] 시 부문 '미틈달'-박찬정
잎샘바람에 봄꽃 파르르 떨고 마른 나무 물 긷는 소리 새잎 돋는 아우성 아궁이 앞 부지깽이도 뛰는 봄날 뒤란 밭 아욱 뜯는 새 며느리 종종걸음 발자국 조차 부산하다. 밭고랑에 엎드린 아낙의 어깨 위로 오뉴...
2024-07-05 05:10:00
[2024 매일 시니어문학상 수상작] 시 부문 '갈대 습지'-이오동
갈대가 습지의 등에 침을 놓는다노랑 간호복을 입은 창포와 수련이 옆에서 거든다저 뿌리 깊은 침, 바람이 흔들어도 끄떡없다 어릴 적 옆집 한약방 아저씨|큰 못을 숫돌에 갈아 대침을 만들었다업혀 온 사람들은...
2024-07-05 05:10:00
[2024 매일 시니어문학상 수상작] 수필 부문 '이끼'-윤영순
그늘에서 땀을 식힌다. 검은 제비나비 두 마리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나무뿌리 위에 내려앉는다. 이내 몸을 포개고 날갯짓한다. 카메라 줌을 당겨 한 발 내딛는 순간 푹신한 스펀지를 밟은 듯 발이 푹 꺼지고 나비...
2024-07-05 05:00:00
[2024 매일 시니어문학상 수상작] 수필 부문 '석굴암에서 쓰다'-허정애
남편의 등 뒤로 바람이 분다. 먼 서역을 지나, 뜨거운 고비 사막을 넘어 불어온 황사는 남편의 뒷모습을 점묘화처럼 보이게 한다. 입속 가득한 모래 알갱이는 삼킬 수도 뱉을 수도 없는 이번 생(生) 같다. 그러나...
2024-07-05 05:00:00
[2024 매일 시니어문학상 수상작] 수필 부문 '마지막 독백'-위상복
"나도 엄마가 죽으면 좋겠어요." 서너 살이나 되었을까. 가을걷이 끝 무렵의 쌀쌀한 밤길, 엄마 등에 업혀 집으로 오면서 아이가 또박또박 말을 건넸다. 젊은 아낙이 숨을 거둔 친척 집에서 오구굿을 본 아이의 ...
2024-07-05 05:00:00
[2024 매일 시니어문학상 수상작] 수필 부문 '넘을 수 없는 벽 앞에서'-이은무
가을을 두어 달 더 얹어야 익어가는 우리 집 장준감이 고등어 빛 하늘을 꽃등처럼 밝히는 계절이 오면 두 분의 어머니가 더욱 그립습니다. 결혼함으로써 '말' 못하는 어머님을 모시게 됐습니다. 말을 못하게 된 ...
2024-07-05 05:00:00
[2024 매일 시니어문학상 수상작] 수필 부문 '개밥바라기'-이융재
겨울 갈대는 서슬을 비우며 홀로 여문다. 모두 떠난 빈 들판 한 자락에서 바람 따라 술렁인다. 퍼렇던 서슬은 모두 스러졌다. 젊었던 허벅지는 연약해지고 허리와 머리도 하얗게 흔들린다. 꺽지와 쏘가리, 잠자리...
2024-07-05 05:00:00
대구 서구미술협회, 창립 20주년 기념 전시회 ‘웨스트 윈드(West Wind)’
대구 서구미술협회의 창립 20주년 기념전 '웨스트 윈드(West Wind)'가 5일부터 14일까지 서구문화회관 전시실에서 열린다. 2004년에 창립한 서구미술협회는 서구를 중심으로 왕성하게 활동하는 작가 20여 명으로 ...
2024-07-04 17:56:56
'데드풀' 라이언 레이놀즈 "내 딸의 가장 친한 친구가 한국 출신"
"내 딸의 가장 친한 친구가 한국 출신입니다." 국내 개봉을 앞둔 마블 블록버스터 '데드풀과 울버린'의 주연배우 라이언 레이놀즈(47)는 4일 서울 종로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레이...
2024-07-04 17:21:55
제26회 대한민국명장회 대경지회전이 오는 9일부터 14일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 전관에서 열린다. '대한민국명장'은 산업 현장에서 최고 수준의 숙련기술을 보유한 기술자로서, 숙련기술 발전 및 숙련기술자의 지...
2024-07-04 17: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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