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갑시다."
30일 오후 1시쯤 경북 칠곡군 왜관읍 캠프캐롤 미군부대. 수십 대의 탱크가 굉음을 내며 일사불란하게 정렬했다. 자로 잰 듯한 모습에 지켜보는 이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미군 4성급 장군이 방문했을 때만 볼 수 있는 광경이라고 했다.
대구의 '최고 어른'들을 반기는 행사였다. 이윤석 (주)화성산업 회장, 김무연 전 경북도지사, 이승주 국제염직 회장, 김익동 전 경북대총장 등 대구시 원로 자문협의회 회원 20여명이 민간외교 차원에서 부대를 찾은 것. 19지원사령부 문화대사를 맡고 있는 이승주 회장은 "동맹이란 피를 나눈 형제를 뜻한다. 우리 같은 늙은이들이 한국을 지키는 젊은 미군 병사들의 어깨를 토닥여 주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미군 측은 원로들에 대한 예우를 깎듯이 했다. 탱크 사열에서부터 예하 부대를 방문할 때마다 부대장(대령)들이 직접 나와 원로들을 정중히 맞았다. 일일이 'sir'이란 칭호을 붙이며 PT자료를 통해 부대 임무와 현황 등을 설명했다.
부대 곳곳에 흩어져 있는 정비창을 둘러보던 원로들은 감회의 눈물을 흘렸다. 대다수가 6.25 참전 용사들이었기 때문. 특히 한국인 기술 군무원들이 태산만한 탱크를 해체하고 발가벗겨진 중장비들을 손수 수리하는 모습을 보고는 감정이 북받쳐 말을 잇지 못했다. "6.25 때만 해도 자동차 수리 하나 못할 정도로 기술력이 형편없는 우리였는데, 이제는 한국인들이 큰 탱크를 손수 고치다니…." 부대 관계자는 "캠프캐롤의 정비 실력은 미국 본토에서도 정평이 나 있다"며 "일본 오키나와 미군부대에서 본토로 정비를 맡기지 않고 이곳에 맡겨올 정도로 한국 정비사들의 기술력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이날 원로들은 한미 동맹을 한목소리로 외쳤다. 김무연 원로회 회장은 태극기와 성조기가 나란히 걸려 부대 정문에 휘날리는 모습을 보며 "한미 동맹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앞으로도 친구처럼 서로 손을 맞잡고 평화를 위해 노력하자"고 말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김무연 전 경북도지사, 이윤석 (주)화성산업 회장, 권준호 전 대구경북광복회장, 손기창 (주)경창 회장, 이광호 전 경북도교육감, 박동수 대학교수협의회 회장, 김종대 전 대구시교육감, 곽준영 전 대구시의원, 이승주 (주)국제염직 회장, 이진정 경일염직 회장, 김익동 전 경북대총장, 김각현 전 경북도부지사, 김연철 전 대구시교육감, 류시관 담수회 회장, 도승회 전 경북도교육감, 조화자 여성협의회장, 신동학 메디파크 원장, 문정자 여성어머니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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