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권 신공항 입지 용역결과 발표가 한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국토해양부가 신공항 추진위원회와 입지기준 선정위원회, 평가단에 대한 구성방식을 변경키로 해 대구경북은 물론 영·호남 남부권의 숙원인 '제2허브 공항' 건설이 자칫 예기치 않은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지금까지 대구경북의 신공항에 대한 태도는 신공항 적지는 밀양뿐이라는 전제 아래 "부산을 자극하는 것은 그쪽의 의도에 말려드는 것"이라는 지극히 소극적인 것이었다.
하지만 학계 및 연구기관 관계자들은 "대구가 압도적인 1위를 했는데도 충북 오송이 함께 선정된 첨단의료복합단지 선정과정에서 보듯이 부산을 제외한 4개 지자체가 밀양을 선호한다고 해서 손놓고 있을 일이 아니다. 지금부터라도 최적 후보지에 대한 논리개발과 함께 정부와 전문가그룹을 대상으로 설득·홍보를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부산의 전방위 공세
부산시는 신공항 입지결정과 직접 관계가 없는 민간여객기 조종사와 퇴역 공군 파일럿까지 초청, 가덕도에 신공항이 들어서야 한다는 홍보전을 하고 있다.
부산은 시정부는 물론 시의회, 학계, 경제계, 시민단체도 총동원돼 영남권 신공항을 '제2 허브공항'으로 만들기 위해 논리개발과 홍보 등으로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또 부산시의 후원 아래 2개 시민단체가 만들어져 시민공감대 형성과 부산 가덕도 유치 당위성을 집중 부각시키고 있다.
활동 범위도 부산권역뿐만 아니라 전국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 부산상의 회장이 나서 전국을 대상으로 한 매체에 기고를 하고, 학자들은 전문가 그룹에 대한 설득 작업을 벌이고 있다. 부산시는 중앙매체에 거액을 쏟아부으면서 부산의 인프라와 여객수요를 고려할 때 가덕도가 신공항 최적지임을 선전하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자 경남도의회는 최근 부산시의회와 부산시의 지역 갈등을 조장하는 신공항 유치활동에 경고를 했다. 경남도의회는 최근 성명을 내고 "부산시는 신공항 건설에 차질을 주는 지역갈등 조장행위를 즉각 중단하라. 편협한 이기주의에 집착해 상대방을 음해하는 것은 신공항 건설을 위해 함께 노력한 4개 시·도와 영남권 주민에 대한 최소한의 신의와 예의마저도 저버리는 무책임한 행위로 어렵게 이룬 신공항 건설사업의 위업을 무너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구경북의 대응
신공항 입지를 두고 현재 대구경북, 경남, 울산이 밀양을 지지하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학계 및 연구기관 관계자들은 안심하고 있을 상황이 아니라고 지적하고 있다.
한 전문가는 "울산시는 밀양이나 가덕도 중 어느 곳으로 결정되더라도 그만이라는 분위기도 일부 감지되고 있고 경남도 밀양에 오면 좋은데 올인(All in)하는 적극성은 보이지 않고 있다. '꽃놀이패'라는 접근법을 갖고 있는 느낌도 지울 수 없다"고 우려했다.
경일대 김재석 교수는 "오는 10월 인천대교가 개통되면 대구에서 KTX를 이용, 경기도 광명시를 경유할 경우 2시간 30분 만에 인천공항에 도달할 수 있는 데 반해 가덕도는 부산시의 열악한 교통여건과 단선 진입도로 때문에 2시간 이상 걸린다. 이렇게 되면 대구로선 신공항을 만드는 실익이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최근 부산시는 가덕도가 논리에서 밀리자 400만 부산시민이 접근하는 데는 가덕도가 유리하다는 궁색한 논리를 제시했다. 1천300만명 영남 주민 가운데 나머지 900만명은 밀양의 접근성이 더 좋다는 사실을 자인한 셈이다.
대구경북연구원 정웅기 박사(교통물류학)는 "가덕도는 부산만의 공항이지 대구경북에는 대안이 될 수 없다. 대구경북민은 노선의 다양성과 편리성, 접근성 측면에서 가덕도가 신공항이 되면 인천공항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춘수기자 zapper@msnet.co.kr
댓글 많은 뉴스
이재명 90% 득표율에 "완전히 이재명당 전락" 국힘 맹비난
권영세 "이재명 압도적 득표율, 독재국가 선거 떠올라"
[우리 아기가 태어났어요]신세계병원 덕담
"하루 32톤 사용"…윤 전 대통령 관저 수돗물 논란, 진실은?
'이재명 선거법' 전원합의체, 이례적 속도에…민주 "걱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