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형병원 '의료사태'몸살

의료계 파업 사태 장기화로 인해 대구지역 상당수 대형병원들이 심각한 경영난을 겪고, 동네의원들은 의약분업 이후의 여건 변화로 진료비 신청을 못하고 있다. 특히 대형 병원들에서는 최근 간호사.직원 등에게 임금과 상여금을 제때 지급하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영남대병원은 교수 특진비 수입으로 직원들에게 주던 월급 중 일부를 9월에는 봉급날이던 25일 지급치 못했다. 이것은 월급의 20%에 상당한다. 대구가톨릭대병원은 9월에 지급해야 할 하반기 체력단련비를 제때 못준다고 공고했다. 액수는 월급의 50%에 해당한다. 파티마병원은 8월에 줘야 하는 임금과 상여금을 9월로 넘겨 지급, 노조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

이러한 임금 체불 사태는 전국적인 것으로, 전국 단위의 보건의료 노조는 이번주 중에 조사를 완료, 병원측을 고소.고발하는 등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동산병원 예산 담당자는 "병원의 파행운영으로 10월 이후 보험공단으로부터 받을 진료비가 평소의 2분의 1에 불과, 자금난이 지금보다 훨씬 심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 6월 말 첫 파업 이후 전국의 병원급 및 종합병원들이 입은 수입 손실은 지금까지 약 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병원협회는 추계했다.

한편 동네의원들은 의약분업 이후 급여수가를 계산하는 진료비 청구 프로그램 미비로 진료비 청구가 불가능,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전에는 서면 혹은 디스켓으로 청구하다가 보험수가 변화 때문에 EDI(전자문서교환)로 교체해야 하나,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한꺼번에 밀려드는 병의원의 수요를 한꺼번에 감당해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

대구 대명동 ㅇ신경내과 원장은 "청구 프로그램도 없고 일일이 손 작업 하는 것도 불가능, 진료비 청구를 미루고 있다"며, "다른 의원들도 사정이 비슷하다"고 했다. 의보 심사평가원 관계자는 "소프트웨어 업체가 대부분 서울에 집중돼 있어 더 문제"라면서, "이때문에 운전자금 부족을 겪는 동네의원이 많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李鍾均기자 healthcare@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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