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선생님과 함께하는 논술] 이상적인 교육의 목표에 대해

한단계 한단계 차근하게 논리적 사고 펼쳐야

이번 논제는 경상북도교육청 사이버 논술 교실(http://www.kben.org/)에서 출제한 2007년도 2학기 논술 제4회 고교 3학년용 문제입니다.

논제 1은 요약 능력과 사례 적용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것이고 논제 2에서는 자신의 생각을 논증의 형태로 잘 전개할 수 있는가를 평가하고자 했습니다. 또 논제 3에서는 자료와 제시문을 활용, 우리 교육의 문제를 스스로 도출해 극복 방안을 제시할 것을 요구했습니다. '문제 게시판' 326번 자료와 첨삭지도(고) 게시판의 916번 자료를 참고하세요.

▷논제 1

① (가), (나), (다)가 공통적으로 담고 있는 제재는 교육의 이상적 목표이다. 세 지문 모두 교과서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경직된 교육보다는 현실과 연계된 유연한 교육을 추구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또 교사로부터 학생으로 이어지는 일방적 전달방식 대신 학생이 학습과정을 능동적으로 이끄는 쌍방향적 전달방식을 제시한다.

이와 같은 교육적 목표에 의해 현재 시행되고 있는 제도가 수행평가다. 이는 평소 암기의 대상이기만 하던 교과내용을 학습자 스스로 익히고 심화시킬 수 있는 제도다. 게다가 수행평가 제도는 현실 속에서 활용되는 여러 교과 내용을 조사·연구하는 능동적 학습을 유도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자칫 교육이 학습자들의 관념 속에서 현실과 분리된 이론으로 고착화될 위험을 수행평가 제도가 어느 정도 차단시켜주는 효과를 발휘한다.

▷논제 2

현재 교육과정 상에서 학생들은 초·중·고 12년을 통틀어 30개 이상의 교과를 배운다. 이렇듯 많은 교과들을 배워야 하는 주 이유는 현대인으로서의 기본 소양을 갖추기 위해서다.

② 현대인은 정보화 시대를 주도해 나가야 할 주체로 여러 분야의 사무를 한꺼번에 처리할 수 있는 만능 해결사가 돼야 한다는 요구에 부응해야 한다. 이를 위해 현대인은 필수적으로 기본소양을 지니고 있어야만 그 기초 위에 심화 지식을 습득하고 활용할 수 있다. 기본 소양은 여러 분야의 교육을 통해 쌓을 수 있으므로 광범위한 기본 소양을 얻기 위해서는 다교과 학습을 통한 방법이 필수적이다.

반면 실용적이지 않고 자신이 목표로 하는 직업과 관련이 없는 과목을 필수적으로 배우도록 하는 다교과 학습이 시간과 예산의 낭비를 유도한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하지만 이는 입시 위주의 교육 때문에 기본 소양 축적의 중요성이 상대적으로 축소돼 인식되었기 때문이다. 때문에 ③ 교육의 궁극적 목표는 기본소양 축적이며 입시가 아니라는 개념이 사회적으로 확립되어 있어야 할 것이다.

사회가 발전할수록 현대인들은 신지식과 신기술을 끊임없이 익혀야 하고 그 밑바탕에 올바른 기본소양이 형성되어 있어야 함은 당연한 이치다. 그러므로 다교과 학습은 현대에 지속되어야 할 필수적인 제도다.

▷논제 3

위의 세 지문에서는 현대 사회가 요구하는 기본 소양이 갖추어진 현대인을 육성하기 위한 교육의 이상적 목표, 즉 참교육을 언급했다. 그러나 (라)는 참교육과 현재 교육상황 사이의 괴리를 보여준다. 학습에 흥미를 느끼는 학생들이 절반도 되지 못하며, 교사의 교육에 만족하는 학생이 10명 중 채 4명도 안 된다. 이는 이미 교육이 학습자 위주가 아닌 주입식 교육으로 퇴화했고, 교사와 학생간의 쌍방적 교류도 단절되었다는 증거다.

교육의 이상과 현실 사이의 괴리가 나타나는 주 원인은 학벌을 중시하는 사회 풍조에 따른 입시 위주의 교육이다. 이른바 명문대라 불리는 대학을 가기 위해 학생들은 수능시험에 더 효율적인 사교육에 목을 매게 되고 교사들은 참교육에 대한 열정이 식은 채 수능시험 대비에만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사회는 학벌을 인재 선별의 주요 기준으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 참된 인재를 선별하기 위해서는 대상자의 출신 대학이 아니라 신기술과 신지식을 쉽게 습득할 수 있도록 돕는 기본 소양을 확인해야 한다. 이력서에 출신 대학을 기재하는 칸을 없애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물론 기본 소양을 평가하는 것이 쉽지 않으므로 출신 대학으로 입사자를 선발하는 것이 효율적일 수도 있다. 그러나 사회의 발전을 위해서는 기본 소양이 갖춰진 인재를 뽑는 것이 이익이며, 장시간의 선발 과정은 절대 비효율적인 투자가 아니다.

수능시험 점수를 올리는 데 최선을 다하는 사교육이 기본 소양과 인격을 확립시켜주는 참교육보다 우위에 있는 것이 아니듯 출신 대학이 기본 소양보다 더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사회가 재인식해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학교에서 진정한 참교육이 실현될 수 있는 첫 번째 관문은 통과한 것이나 다름없을 것이다.

박수민(구미여고 3학년)

▷문제 1

문제 1에서는 제시문 (가)~(다)에서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바를 파악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제시문들은 요약적으로 항목화해 제시되고 있어 글의 내용을 파악하기는 어렵지 않다. 각 제시문들에서 강조하는 여러 항목들을 정리한 뒤 공통점을 찾아 그것이 잘 실현된 사례와 함께 설명하면 된다.

각 제시문들에서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 각 교과의 특성에 맞는 학습 활동방법을 제시하고 있고 사고력, 문제 해결 능력, 창의적 적용 능력을 강조하고 있다. 또 학습자의 능동적 학습 태도를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요구 사항이 잘 실현되고 있는 교육 사례로 세미나나 토론식 수업이 있다. 학생들이 학습할 단원의 성격에 맞는 수업 준비를 한 뒤, 자신의 생각을 모둠원들과 나누어 발표하는 과정이 학습의 과정이 된다.

▷문제 2

이 논제는 학생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펼쳐보도록 요구하고 있다. 여기서는 다각적, 심층적 사고의 면모를 보여야 한다. 여러 교과목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논술하되, 제시문들을 참고하면 된다.

'수학'은 현대사회의 거의 모든 분야에서 필요한 학문이고 '법과 사회'는 민주 시민의 기본적 자질을 갖추는데 필요한 것이며, 문학은 문화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자아 형성을 위해 필요하다. 이들 과목들은 시대적 가치, 과목 고유의 가치가 접목돼 발산되는 것이라는 공통된 성격을 지니며, 이는 교육이 전인교육을 그 목표로 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당연한 일이 될 수 있다. 이 논제는 이러한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둔 채 학생들에게 논증적 표현 능력을 평가하고자 한 것입니다.

▷문제 3

논제 3은 자료와 제시문을 통해 문제 상황을 파악한 뒤, 그 원인을 분석하고 해결책을 나름대로 제시하라는 문제다. 제시문 (라)를 보면 우리 교육이 중·고교 과정에서 만족도가 현저하게 떨어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근거로 교육 현실의 문제점을 도출한 뒤, 그 원인과 해결 방안을 논술하면 된다.

논지 전개 과정에서 주의할 점은 해결 방안을 제시할 때 단선적인 자기 주장만 되풀이해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문제의 원인을 잘 분석한 뒤 자신이 제시한 해결 방안이 지니는 한계나 예상되는 문제점을 언급한 뒤,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는 것이 좋다.

▷문제 1

①의 진술은 각 제시문의 성격을 지나치게 확대 해석한 것이다. 그 다음 문장에서 언급한 현실과의 연계나 학생들의 능동적 학습 방식과도 동떨어진 내용이다. 400자가량의 짧은 글을 쓸 때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중요하다.

두 번째 문단에서는 적절한 사례로 수행 평가를 들었다. 수행 평가를 언급한 뒤 그것이 현실성과 능동성을 지닌다는 논지를 전개함으로써 1문단의 내용과 잘 연계되어 있어 좋은 글이다. 다만 수행 평가는 말 그대로 평가의 한 방법이다. 학생들의 능동적인 연구와 조사, 발표 등의 내용을 강조하는 것이 질문에 대한 답으로 더 적절하다.

▷문제 2

학생들이 여러 교과를 공부해야 하는 이유를 현대인으로서의 기본 소양 함양의 측면에서 논술했다. 2문단에서는 그 논거로 ②를 제시하고 있다. 이 논지는 현대 사회의 특성을 잘못 파악한 내용으로 보인다. 현대 사회는 현대인에게 만능인이 될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어느 분야의 전문가가 되더라도 갖추어야 할 기본적인 교양으로 여러 과목들을 공부한다는 논지가 더 타당할 것 같다.

3문단에서는 반론의 여지를 스스로 검토하고 있다. 이러한 논지 전개는 바람직하다. 다만 ③은 앞서 논제 1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논지의 중요성을 지나치게 강조한 듯하다. 자신의 주장은 늘 조심스럽게 전개하는 것이 좋다.

▷문제 3

1문단에서는 제시문 (라)를 분석한 뒤 문제를 제기했다. 2문단에서는 그 원인을 학벌 중시 풍조로 인한 입시 위주의 교육에서 찾았다. 3~5문단에서는 그 해결책으로 인재선발 기준에서 학벌을 제외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또 3-5문단에서는 기본 소양의 평가에 대한 언급도 이루어지고 있다. 논지 전개 과정에서 주장과 이유(근거)에 사용된 개념들이 일목요연하지 않다. 순서를 한 번 생각해 보자.

'우리 교육의 만족도가 떨어진다.→그것은 입시 위주 교육 때문이다(학벌 중시 풍조도 그 원인이다).'→'해결책은 인재 선발 과정에서 학벌을 주요 기준으로 삼지 않는 것과 기본 소양 평가를 좀더 철저하게 적용해 인재를 뽑는 것이다.'

자, 그러면 인재 선발을 제대로 하면 우리 교육이 제대로 실현될 수 있을까. 아니다. 우리 교육에 있어서 만족도가 떨어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인재 선발 방법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은 원인과 해결책 사이의 인과관계가 부족하다는 뜻이다. 그러다 보니 개념이나 용어들이 겉도는 인상을 주고 있는 것이다. 사고를 펼칠 때는 한 단계 한 단계 차근차근 전개해야 한다. 좀 더 세밀하게 생각을 정리하면 좋겠다.

박병욱(경북외고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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