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보문단지에 있는 우양미술관(구 선재미술관)은 미술사적'미학적 가치가 뛰어난 작품을 공유하기 위해 신소장작품전을 28일(금)부터 내년 1월 말까지 갖는다.
이번 전시 작품은 탐 웨슬만, 앤 페이밍, 외르그 임멘도르프, 데이빗 살르, 육근병, 프랭크 스텔라, 로이 리히텐슈타인, 최만린, 앤서니 카로, 쟝피에르 레이노, 로버트 라우센버그, 황인기, 챨스 르바, 낸시 그레이브 등의 작가가 1980, 90년대에 제작한 소장품이 주를 이룬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이브 클라인, 게르하르트 리히터, 서도호, 향년 66세로 작년에 타개한 이두식 작가의 소장품이 처음으로 공개된다.
우양미술관이 80, 90년대 작품을 선정한 이유는 격동의 시기였기 때문이다. 유럽에서는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붕괴되었고 중국에서는 1989년 천안문 사태가 발생했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1988년 올림픽이 열렸다. 기존의 가치관을 뒤흔드는 사회'정치적 사건들은 미술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미술계 패러다임이 이성과 합리성을 중시하던 모더니즘에서 감성과 본능을 중요시하는 포스트모더니즘으로 이행한 이후 80, 90년대에 이르러 진정한 포스트모던의 감수성이 미술작품을 통해 확인할 수 있게 되었다.
이번 전시는 '신체언어로 말하기' 와 '신추상언어로 말하기' 라는 두 가지 소주제로 구성되어 있다. 신체언어와 신추상언어는 재료와 형식, 장르와 경계를 넘어 점점 더 다원화되어 가는 20세기 미술을 이해하는 중요한 키워드다. 오랫동안 신체는 정신의 하위 개념으로 취급 받았다. 이는 정신과 신체를 분리해서 보는 이분법적 사고에 기인한 것이다. 하지만 정신분석의 창시자 지그문트 프로이트 등에 의해 정신과 신체의 상호연관성이 제기되면서 이분법적 사고는 균열을 맞게 됐다. 20세기 이후 미술에서 신체는 창작 주체로 중요하게 자리매김하게 된다. 신체는 고정관념을 전복하는 메타포에서 인간의 상품화, 인간 소외, 젠더 문제 등으로 의미와 영역을 확장해 나가고 있다.
신추상언어는 모더니즘 추상미술에 대한 반발로 생겨났다. 모더니즘 추상미술이 또 다른 권위로 작용하면서 자유로운 창작을 억제한다고 보고 이에 대한 저항이 70년대 이후 끊임없이 일어났다. 모더니즘 추상미술에 대한 반발은 형식의 해체로 나타났다. 회화, 조각 등 장르적 경계뿐 아니라 현실과 비현실의 공간까지 무너뜨리는 작업은 오늘날 미술이 갖는 주요한 특징 중 하나다.
박지향 학예연구사는 "이번 전시는 신체가 인간 실존의 문제를 넘어 다양한 이슈를 제기해 가는 양상과 기존 추상조형성이 후기산업사회의 영향을 받아 변해가는 양상을 동시에 엿볼 수 있는 시각적 단초를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054)745-70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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