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보물 지정 신청 이후 학계에서 제작연대를 두고 논란이 이어진 청량사 건칠불이 7년 만에 보물이 됐다.
문화재청은 '봉화 청량사 건칠약사여래좌상 및 복장유물'을 비롯한 문화재 9건을 국가지정문화재인 보물로 지정했다고 16일 밝혔다.
건칠불(乾漆佛)은 삼베나 종이로 틀을 만든 뒤 반복적으로 옻칠을 해서 만드는 불상이다. 청량사 건칠불은 높이 90㎝, 어깨 너비 54㎝, 무릎 너비 72㎝ 크기이며, 1560년과 1715년에 중수됐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통일신라시대에 처음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진 청량사 건칠불은 얼굴이 석굴암 본존불과 흡사하고, 20세기에 통용된 제작 기법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 때문에 근대 작품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그러나 불상의 직물을 채취해 방사성 탄소연대를 측정한 결과, 직물 제작 시기가 770∼945년으로 추정된다는 결론이 나왔다.
보물 지정으로 청량사 건칠불은 10세기에 제작된 '합천 해인사 건칠희랑대사좌상'(보물 제999호)과 함께 우리나라 건칠불의 시원이 되는 작품으로 인정받게 됐다.
이와 함께 조선시대 국가 경영을 엿볼 수 있는 유물인 '정조 어찰첩'과 '조선경국전'도 보물로 지정됐다.
정조 어찰첩은 정조가 재위 말년인 1796∼1800년 노론 벽파의 거두 심환지에게 보낸 비밀 편지 300통으로, 대부분 정사(政事)와 관련된 내용이어서 당시 정국을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사료다.
이 편지들을 통해 심환지가 정조와 대립했고, 정조를 독살했다는 주장은 사실상 낭설로 판명 났다. 오히려 두 사람은 각종 현안을 상의하면서 함께 정책을 추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조선경국전은 정도전이 조선 건국 직후인 1394년 국가이념과 정치·경제·사회·문화 정책의 기본 방향을 제시한 책이다. 개인의 편찬물이기는 하지만 후대에 조선의 기본 법전인 '경국대전'의 모체가 됐다. 보물로 지정된 서적은 유일한 조선시대 전기 간행본이라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또 조선 효종 대인 1654년 벽암각성(碧巖覺性, 1575∼1660)의 문도들이 제작한 '고창 문수사 목조석가여래삼불좌상', '고창 문수사 목조지장보살좌상 및 시왕상 일괄'도 각각 보물로 지정됐다.
아울러 조선시대 전기에 발행된 불교 경전인 양천구 본각사 소장 '묘법연화경 권5∼7'과 은평구 심택사에 있는 '묘법연화경 권4∼7'도 보물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고대 유물 중에는 '부산 복천동 출토 금동관'과 '양산 금조총 출토 유물 일괄'이 보물로 지정됐다.
부산 복천동 11호분 피장자의 오른쪽에서 발견된 금동관은 경주에서 발굴된 5∼6세기 금관과는 형태가 다른 것이 특징이다. 경주 금관은 관의 밑동인 대륜(臺輪)에 '출'(出)자형 장식이 있지만, 복천동 금동관은 나뭇가지 모양 장식이 달렸다.
'양산 금조총 유물 일괄'은 6세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금제 굵은고리 귀고리, 금제 팔찌, 은제 허리띠, 청동제 초두(음식을 끓이거나 데우는 데 사용한 그릇) 등과 국내에는 유일한 금제 조족(鳥足, 새 발 모양 장식물)으로 구성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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