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장기투자 펀드' 지금 뛰어들어 볼까?

내집마련, 자녀교육, 노후대비···.

하루하루 살아가기조차 버거운 서민들에게 여유로운 삶이란 로또복권 1등 당첨이나 될 때, 비로소 실현될 수 있는 꿈같은 이야기로 들리는 것이 솔직한 현실이다. 이 때문에 아파트 한 채 5억~10억 원이 넘는다는 뉴스를 접하면 삶의 의욕이 꺾이고 의기소침해지기도 한다. 정말 서민들은 복권이나 도박, 투기에 성공하지 않고서는 아무리 노력해도 안정된 삶의 기회를 갖지 못할 운명일까.

금융전문가들은 "큰 부자는 하늘이 내리지만, 작은 부자는 노력하기 나름"이라고 말한다. 이런 주장은 '이자가 이자를 낳는 복리'가 가져다주는 마술(?)에 근거한다.

20~30대 젊은이가 담배를 끊고 하루 2천500원씩 연 4%의 이율로 은행에 저축하면, 복리일 경우 30년 뒤 퇴직할 때쯤에는 5천117만 원의 목돈을 쥘 수 있게 된다. 노년의 짭짤한 용돈으로 손색이 없지만, 이 정도가 인생에 무슨 큰 보탬이 되겠느냐고 실망스러워 하는 분들을 위해 또 다른 사례를 생각해 보자.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20대 직장인이 애써 1천만 원의 종자돈을 마련한 뒤, 이를 은퇴시기까지 40년간 연 10%의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면 불어난 자산은 무려 4억 5천200만 원에 달한다. 노후생활이 완전히 달라질만한 목돈이다. 연 10~15% 정도의 수익률은 현 상황에서 합리적인 투자목표 수익률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

'티끌모아 태산'이라는 속담처럼 복리가 가져다주는 눈덩이 마술은 직장과 일상생활에 충실할 수밖에 없는 서민들이 안정적으로 재산을 불릴 수 있는 재테크의 핵심이다. 요즘 한창 인기를 끌고 있는 주식형 펀드를 고를 때도 바로 이 복리의 마술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다음 사례를 눈여겨보자.

김달구(가명) 씨는 채권형펀드의 낮은 수익률도 불만스럽지만, 그렇다고 위험도가 높은 펀드 역시 꺼림칙해 안정성이 높은 주식형펀드를 선택한 뒤 3천만 원을 투자하고 수익이 나면 무조건 재투자했다. 김 씨는 3년 연속 20%의 수익률을 올렸다.

반면 화끈한 수익률을 즐기는 박명진(가명) 씨는 3년 전 3천만 원을 시장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성장주 위주의 주식형펀드에 투자했다. 첫 해는 40%의 수익률을 올렸지만 그 다음해 주식시장이 폭락하면서 마이너스 20%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다행히도 마지막 3년 째 주식시장의 급등해 50%의 높은 수익률을 냈다.

그렇다면 김 씨와 박 씨 중 누가 더 많은 수익을 냈을까. 수익률을 단순히 합하면 김 씨는 20%+20%+20%로 60%의 수익을 올렸고, 박 씨는 40%-20%+50%로 70%의 수익을 기록했다. 그러나 3년간 평가액을 보면 김 씨는 5천184만 원으로 72.8%의 수익률을 올렸지만, 박 씨는 5천40만 원으로 김 씨보다 적은 68.0%의 수익에 그쳤다.

CJ투자증권 대구지점 홍영기 증권지점장은 "박 씨의 누적 수익률이 김 씨보다 낮은 것은 수익률의 변동성이 커서 장기투자의 이점인 복리효과가 사라졌기 때문"이라면서 "장기투자에서는 수익률이 조금 낮더라도 꾸준한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홍 지점장은 "일반적으로 5년 이상 장기투자를 하는 투자자라면 변동성이 적은 배당주와 자산주 등 가치주에 투자하는 펀드를 선택하는 것이 투자위험을 줄이면서 누적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높이는 요령"이라고 말했다.

다만 변동성이 적은 펀드는 급성장하는 시장에서 고수익을 내기 어렵다. 고위험과 고수익을 기대하는 투자자에게 중요한 것은 펀드 가입과 환매 시점이다. 만일 앞의 사례에서 박 씨가 20%의 손실을 봤던 둘째 해에 미리 환매를 했더라면 김 씨보다 월등히 높은 수익을 올렸을 것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장기투자의 경우 변동성이 적고 안정적인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 복리 효과를 극대화 할 수 있다."면서 "하지만 최적의 펀드를 고르는 바람직한 방법은 각자의 투자 성향이나 기간, 기대 수익률 등을 미리 정한 뒤 자금 사정에 맞추어 적당한 펀드에 가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석민기자 sukm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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