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육림의 날' 구슬땀 흘린 푸른대구가꾸기시민모임

"나무, 심기만큼 가꾸기도 중요"

'2013 대구 숲 가꾸기 비료주기' 행사가 (사)푸른대구가꾸기시민모임 주최로 5일 달성군 다사읍 방천리 환경자원사업소 공원 일대에서 열렸다. 문희갑 이사장을 비롯한 회원과 주민들이 건강한 산림자원 보호를 위해 비료를 나무 주변에 뿌리고 있다. 정운철기자 woon@msnet.co.kr

"나무도 사람과 똑같습니다. 아기를 돌보듯 나무가 뿌리를 내리고 성장할 수 있을 때까지 옆에서 가꾸어줘야 울창한 나무가 되는 겁니다."

5일 '육림(育林)의 날'을 맞아 (사)푸른대구가꾸기시민모임(이하 시민모임)이 나무 가꾸기를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이날 시민모임 회원과 시민 등 200여 명은 대구 달성군 다사읍 환경자원사업소 자원순환시설단지에서 도시 숲 조성을 위해 나무에 비료 주기, 잡초 제거 작업에 나섰다.

문희갑 푸른대구가꾸기시민모임 이사장은 "미국과 일본에는 천 년이 넘는 나무들이 많지만 한국은 400년이 넘는 나무도 보기 힘들다. 보호수라고 지정만 할 것이 아니라 나무가 오래도록 도심에 자리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금수강산 대한민국을 만드는 일은 시민 모두가 나무에 대한 애정을 보일 때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자원순환시설단지는 지난 2010년 쓰레기 매립장인 환경자원사업소 인근 방천리 마을 주민들이 떠난 자리에 만들어진 공원이다. 대구시는 24만8천㎡ 규모의 시설단지에 관목 12만1천 그루와 교목 7천 그루를 심었다. 혐오시설이었던 쓰레기 매립장이 나무 심기로 사람들이 즐겨 찾는 숲으로 재탄생한 것.

이날 2인 1조로 짝을 이룬 시민들은 2시간 동안 구슬땀을 흘리며 시설단지 나무에 비료를 줬다. 한 명이 곡괭이, 낫, 삽 등을 이용해 나무 주변 땅을 파면 다른 한 명은 하얀 돌 모양의 고형 복합 비료를 땅에 심었다. 행사에 사용된 비료는 모두 1천800㎏. 시민모임에 따르면 고형 복합 비료는 나무 크기에 따라 10~30개를 나무 주변에 묻으면 된다. 비료가 물에 녹으면 땅속으로 스며들어 나무가 뿌리를 내려 새 땅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정웅 시민모임 이사는 "어린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부모가 옆에서 계속 돌봐줘야 하듯 나무도 심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튼튼하게 자랄 수 있도록 주기적으로 영양제도 주고 관심을 가져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는 시민들에게 '육림'의 중요성을 되새길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이었다. 대학생 유명재(20'대구 달서구 본동) 씨는 "나무가 주는 고마운 혜택을 누리기 위해서는 어린나무가 잘 자랄 수 있도록 돌봐주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며 "오늘 하루 20그루의 나무에 비료를 줄 계획이다"고 말했다. 허정사(70'대구 달서구 장기동) 씨는 "오늘 심은 비료로 나무들이 추운 겨울도 꿋꿋하게 이겨내길 바란다"며 "내년 봄에 이곳에 왔을 때는 좀 더 튼튼해진 나무들을 볼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시민모임은 이날 행사를 시작으로 이달 15일 오전 10시 대구 동구 봉무동 팔공로 이시아폴리스 단지 가로수를 대상으로 2차 나무 가꾸기 행사를 진행한다. 내년에는 '내 나무 한 그루 갖기 운동'을 통해 대구를 푸른 숲의 도시로 만드는 데 앞장설 계획이다.

신선화기자 freshgir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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