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대구에서!"
지난 14일 법무부가 발표한 제55회 사법시험 수석 합격자는 대구 출신인 신지원(23·여) 씨였다. 신 씨는 제53회 사법시험에 수석 합격한 김수민 씨(경북여고·경북대 법학부)에 이어 여성으로서는 2년만에 수석 합격자가 됐다. 이화여대 법학과 4학년에 재학 중인 신 씨는 사법시험 최종 합격자 306명 가운데 2차 시험 총점 442.40점(평균 58.98점)으로 최고 득점을 기록했다.
신 씨는 김 씨와 일정 부분 닮은꼴이다. 김 씨가 3학년이던 2008년부터 본격적으로 사법시험 준비를 했고 2010년 사법시험 1차 합격에 이어 2011년 수석 합격했던 것처럼 신 씨 역시 2011년 3학년 때부터 사법시험을 준비했고 지난해 1차 합격에 이어 올해 수석 합격의 영예를 안았다. 재학생 신분으로 합격한 것도 닮았다.
그러나 신 씨는 여느 수험생과 조금은 다른 길을 밟았다. 특히 신 씨는 정규 고교 과정을 거치지 않고 대입 검정고시로 대학에 입학했다. 신 씨가 고교를 자퇴한 건 입학 1개월만이었다. 학업 과정과 학교 생활이 자신에게 맞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신 씨의 어머니 김태남 씨는 "당시 딸의 의사를 존중했다. 부모로서 조력해주는 게 최선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고교 자퇴 후 대구시내 한 입시학원에 다니면서 대입 검정고시를 통과한 신 씨는 이듬해 이화여대 법학과에 07학번으로 진학했다. 법학과에 진학했지만 사법시험 준비와는 거리가 멀었다. 오히려 1학년을 마치고 1년간 호주로 어학연수를 다녀오기도 했다.
그러던 신 씨는 형사소송법 수업을 통해 범죄자 피해보호의 중요성을 인식한 후 사법시험을 준비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2011년부터 시작된 공부는 첫 도전에 완성되지 않았다. 2011년 1차 시험에 떨어진 뒤 절치부심 끝에 지난해 1차 시험에 합격했다. 1차 시험과 2차 시험을 같은 해에 합격하는 속칭 '동차 합격'은 놓쳤지만 1차 시험 합격 후 1년 뒤 결국 신 씨는 수석 합격증을 따냈다.
합격자 신분인 신 씨는 이제 법조인으로서의 길을 고민하고 있다. 2년간 사법연수원 생활을 마치면 재판연구원, 검사, 변호사 등 다양한 진로가 있기 때문이다. 신 씨는 "범죄 피해자 지원을 맡고 있는 검찰 분야에서 일하면서 힘을 보탤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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