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에 이어 세계 경제 리더를 맡겠다며 자처하고 나섰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를 공식 선언하면서 세계 무역질서의 지각변동을 불러오자 중국은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이를 기회로 삼아 입지를 확대하려는 태세다.
장쥔 중국 외교부 국제경제국장은 23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에서 외신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중국의 지도자 역할이 필요하다면,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주 스위스 다보스의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보호무역주의를 스스로 어두운 방에 가두는 것 같다'고 비유하면서 자유무역 수호자로 나선 것과 궤를 같이한다고 WSJ는 논평했다.
중국 외교부는 그동안 이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었지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미국 우선주의와 보호무역주의를 강조하면서 세계화를 배격하고 나서자 중국이 새로운 글로벌 경제 리더 자리를 꿰찰 수 있다는 생각에 즐거움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다.
장 국장은 "중국이 리더 자리를 차지한다면, 이는 중국이 갑자기 다른 국가들을 밀치고 나선 게 아니라, 다른 선두주자들이 갑자기 후퇴해 중국이 앞에 나서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장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상대로 무역전쟁을 개시한다면 이는 미국의 이익을 우선으로 놓지 않는 것이라며, 그가 세운 목표는 닫힌 환경에서는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중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추진 중인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위해 박차를 가하겠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한국과 일본 등 16개국이 참가하고 있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을 추진하고 있다.
이 협정이 발효되면 중국은 약 880억달러(약 102조원)의 경제적 혜택을 얻을 것으로 미국 의회 자문기구인 미'중 경제'안보조사위원회가 작년 발간한 연례보고서에서 밝혔다.
보고서는 TPP가 발효되지 않은 상태에서 RCEP가 발효되면 중국에 880억달러의 경제효과를 안겨주지만, 반대로 TPP가 발효되고 RCEP가 발효되지 못하면 중국은 220억달러(약 25조5천억원)의 손실을 볼 것으로 추산했다.
미국 내에서도 미국의 TPP 탈퇴는 미국에 손해고, 중국에 이득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에드워드 앨든 대외관계위원회 선임연구위원은 CNN에 "트럼프 대통령이 왜 NAFTA는 재협상하면서 TPP는 완전히 포기하려 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면서 "중국에 대해 어마어마한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는 원천을 한방에 내줘버렸다"고 지적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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