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 15개 회원국들은 3일 유엔평화유지군 대원들에 대한 국제형사재판소(ICC)의 조사나 기소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자는 미국의 타협안에 대해 ICC창설법 위반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로써 미국이 유엔안보리에서 국제형사재판소의 미군 기소면제를 요구하며 유엔 보스니아평화유지군(UNMIBH)의 임무 연장을 거부하면서 촉발된 유엔 평화유지활동의 위기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유럽연합의 입장=EU 회원국들은 76개국의 비준으로 지난 1일 발효된 ICC에 대해 "매우 강력히" 지지하며 ICC창설 협정의 정신과 문구를 왜곡하는 어떠한 제안에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유엔 안보리 의장국인 영국은 미국의 임무 연장거부로 4일 0시(한국시간 오후 1시)를 기해 끝나는 UNMIBH의 임무 중 특정임무를 유럽연합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담은 문건을 회원국들에게 돌리는 등 대비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미국의 반응=미국은 3일 미군 면책특권 허용 여부를 둘러싼 논란에도 불구, 보스니아에서 활동중인 유엔평화유지군에 계속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2일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의 발언에 이어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도 3일 미국과 ICC사이 면책특권 허용 여부를 둘러싼 분쟁 마감시한까지 아무런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았지만 "우리는 보스니아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국제사회의 반(反)인도적 범죄를 처벌하기 위한 ICC출범에 즈음해 미군이 ICC로부터 기소면책 특권을 누리지 못할 경우 보스니아 내전후 보스니아에서 활동중인 유엔평화유지군의 역할을 중단하겠다고 위협해왔다.
◇타협 전망=미국의 제안이 채택되려면 15개 안보리 이사국 중 9개국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며 거부권을 행사하는 상임이사국이 없어야 하지만 4개국 이상의 찬성을 얻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의 제안에 대해 명시적으로 찬성의사를 표명한 안보리 회원국은 중국이 유일하다.
정리=서종철기자 kyo425@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12년 간 가능했던 언어치료사 시험 불가 대법 판결…사이버대 학생들 어떡하나
[속보] 윤 대통령 "모든 게 제 불찰, 진심 어린 사과"
한동훈 "이재명 혐의 잡스럽지만, 영향 크다…생중계해야"
홍준표 "TK 행정통합 주민투표 요구…방해에 불과"
안동시민들 절박한 외침 "지역이 사라진다! 역사속으로 없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