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올림픽 관전, '건강'도 신경쓰세요

올림픽 건강 관전법

10일 대구스타디움(월드컵경기장) 야외공연장에서 '베이징올림픽 태극전사 선전기원 거리응원전'에 참가한 이태호(36)씨.

태극전사들의 잇단 금메달 소식에 여름 무더위를 날려 보냈지만 11일 출근길이 편치 않았다. 얼마나 소리를 질러댔던지 쉰 목소리가 제대로 돌아오지 않고, 새벽까지 TV하이라이트를 보며 술과 안주를 챙겨 먹은 탓에 속까지 더부룩하다. 이씨는 "올림픽도 좋지만 몸도 제대로 챙겨야겠다"며 "직장 동료들 모두 상태가 안 좋다"고 했다.

온통 올림픽 얘기다. 한국수영 44년의 한을 푼 박태환의 금메달 소식부터 올림픽 6연패의 신화를 쏜 여자양궁 단체전까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올림픽에 울고 웃는 요즘이다. TV 앞에서, 거리에서 하루종일 대한민국을 응원하느라 젖먹던 힘까지 쥐어 짠다.

하지만 올림픽 분위기에 휩싸여 내 몸 축나는 줄 모르면 곤란하다. 과도한 흥분이나 지나친 응원은 여름 불볕 더위와 맞물려 건강에 이상 신호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밤낮이 뒤바뀌거나 야간 음주나 과식이 겹치면 자칫 병원신세를 져야 하는 지경까지 이를 수 있다.

올림픽기간에 가장 건강에 신경 써야 하는 사람들은 단연 심장병 환자들이다.

경기 승패에 지나치게 집착하다 보면 실신하거나 사망하는 사고까지 발생할 수 있다. 교감신경을 지나치게 자극해 혈전 생성으로 이어지면 언제 동맥이 터질 지 모르는 위급 상황을 맞을 수 있기 때문. 이런 환자들은 조금만 가슴에 통증이 와도 경기 시청을 중단한 뒤 안정을 취하는 게 좋고 재방송이나 하이라이트를 제대로 보는 것도 한 방법이다.

TV앞에서든, 거리에서든 지나치게 소리를 지르는 것도 좋지 않다. 난청에 시달리거나 쉽게 목이 쉬고 꺼칠해 질 수 있기 때문. 응원 현장에서 한참을 함성에 휩싸여 있다 보면 소음성 난청으로 청력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 처음에는 소리가 잘 들리지 않다가 며칠 쉬면 정상으로 돌아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잘 쉬지 못하고 소음에 계속 노출되면 귀가 울려 일상생활이 쉽지 않은 증상으로까지 진전된다.

목소리가 쉬는 현상도 마찬가지. 보통은 쉽게 회복되지만 이틀, 사흘 연속적으로 계속 소리를 지르면 성대가 붓거나 손상된다. 야외에서 응원하고 구경할 때 이 같은 목 잠김을 막으려면 물을 자주 마시고 틈틈이 목을 쉬어 주는 게 좋다.

베이징올림픽은 지난번 아테네올림픽과 달리 시차에 큰 불편이 없어 다행이지만 낮에 놓친 경기 재방송이나 하이라이트를 밤새워 보는 것도 좋지 않다. 수면부족으로 이어져 피곤이 쌓이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을 수밖에 없기 때문. 새벽까지 깨 있다 보면 술과 간식에 손이 많이 가 당뇨환자의 혈당을 높이거나 고콜레스테롤을 유발할 가능성도 크다. 어쩔 수 없이 음식을 먹는 상황에서는 과일과 야채 위주로 섭취하는 게 그나마 건강을 지키는 길이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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