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부터인가 정체불명의 '○○데이'들과 챙겨야 할 기념일, 이벤트가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의연하게 외면하면 그만이겠지만 매번 쓸모없는 날들을 다 챙길 필요는 없어도, 특별한 날만큼은 상호 간에 성의를 보여주어야 여러모로 의미를 되새겨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신경을 써야 하지 않을까. 일반화된 근사한 고급 요리점이나 프랜차이즈 레스토랑의 외식은 이미 경험이 많아 별다른 감흥을 주긴 어려울 테고 기왕 캠핑살이를 시작한 이상, 캠핑으로 특별한 날을 보내는 것도 특별한 기억으로 오래 남을 것이다. 보통의 캠핑이라면 늘 가던 곳에 들어가도 무방하겠지만 평소보다는 조금 더 신경 써서 풍경이 좋은 곳, 편의시설이 잘 되어 있는 곳을 선점해야 할 것이다.
기념일 캠핑이 아니더라도 캠핑의 콘텐츠는 이용자의 준비에 전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조용한 힐링이 중점이라면 책 몇 권과 간식거리, 오랜만의 왁자한 모임이 목적이라면 다양한 주안상 차림이 준비되어야 한다. 평소의 캠핑이라면 그릴에 구워진 삼겹살이나 곰솥에 고아 낸 닭백숙도 훌륭한 요리이겠지만 평소 자주 즐길 수 있는 메뉴를 선보인다면 그만큼 다른 콘텐츠가 막강해야 한다는 점에서 부담이 따름을 비슷한 이벤트를 해본 독자분들은 공감하지 않을까 한다.
일단은 평소와 다른 생소한 재료와 조리법을 추천한다. 캠핑, 야외에선 조리법의 가짓수가 가정보다야 다양할 테고, 재료 선택은 일상적인 외식이나 가정식에서 흔히 접하지 못했던 것이 차라리 이채롭다는 점에서 점수를 후하게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필자가 택한 것은 고급 요리 중 찜으로 맛보았던 로브스터(바닷가재), 그중에서도 꼬리 부분이다. 로브스터는 이미 대중적인 요리로 보급되었지만, 일반적인 모습은 몸통 전체를 마주하고 실속 없는 몸통과 집게발에 번거롭게 공구를 사용하여 뜯어먹는 말 그대로 불편한 요리였다 생각한다. 실상 제대로 살의 풍미를 즐길 수 있는 것은 꼬리 부분이고 조금 찾아본다면 로브스터 어획 과정 중 앞발과 머리 부분의 손상분이 많기에 비교적 저렴하게 꼬리 부분만 구할 수 있다. 꼬리 부분은 배 밑쪽의 피막이 비교적 연약하여 단단한 껍질보다 쉽게 제거할 수 있기에 취급이 편리하고 살이 가득 차 있어 푸짐한 부위이다.
취향에 따라 여러 반응이 있을 수 있겠지만, 반주와 곁들인다면 특별한 날의 디너로 손색이 없을 것이다. 식사 후엔 간단히 마련한 술자리에서 담소를 나누거나 휴대용 프로젝터로 영상을 함께 관람해도 좋겠다. 미리 파악해둔 좋은 산책길이나 해변을 따라 달빛 아래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한참을 지낸다면 특별한 날의 저녁도 아쉽도록 빨리 지나가지 않을까.
굳이 연인이나 부부간의 기념일이 아니더라도 특별한 준비와 배려로 야외에서 맞이하는 자리는 참가한 모두에게 오래도록 의미 있게 각인될 것이다.
◇재료(3인분 기준) 주재료-로브스터 꼬리 3미
소스-생크림 200㎖, 다진마늘 1t, 레몬즙 1t, 설탕 1T, 버터 2T, 소금 약간
곁들임-채썬 양파 반쪽, 시금치 150g, 새송이버섯, 가리비 등(취향껏 교체 가능)
(1) 냉동 상태의 로브스터 꼬리는 해동하여 주고 껍질을 깨끗이 닦아준다. 배 밑의 피막을 미리 가위 등으로 손질해 제거해 주면 좋다.
(2) 버터나 기름을 두른 팬에 로브스터 꼬리를 주기적으로 굴려가며 익혀주고, 뚜껑을 덮어 속까지 충분히 조리한다.
(3) 로브스터가 익을 동안 소스팬에 녹인 버터와 다진마늘을 볶다가 생크림을 부어주고 다른 재료를 순차적으로 넣어 한 김 끓여 수프 정도 점도의 소스를 만들어 준다.
(4) 버터에 익혀준 새송이버섯, 양파와 볶은 시금치, 익힌 가리비 등 곁들일 거리를 준비해 둔다.
(5) 로브스터 꼬리가 속까지 충분히 익으면 준비된 접시에 볶은 시금치를 동그랗게 놓고, 로브스터 꼬리를 얹은 다음 주변에 곁들일 거리를 놓아준 뒤, 따뜻한 소스를 둘러 부어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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