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쉼터는 생소한 개념이다. 병이 든 고래를 회복시키기 위해 고래쉼터가 필요하다. 수족관에 있는 고래는 바다의 넓은 곳에 망을 쳐서 놀도록 해야 한다. 우리나라도 '동물원 및 수족관의 관리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12월 14일 시행되면 고래를 수족관에 보유하지 못하게 된다. 수족관에 남은 고래 21마리는 갈 곳이 필요하다. 어촌의 바닷가에 설치될 넓은 가두리 장인 고래쉼터로 가야 한다.
해양수산부는 올해 영덕군 대진1리에 고래쉼터를 조성하기로 결정했다. 대진1리는 어항시설이 있는데 잘 사용되지 않는 곳이다. 인근에 고래불이라고 불리는 넓은 모래사장이 있어 고래쉼터와 이미지가 잘 연결된다. 또한, 인근에 설치될 예정인 해양생물 종복원센터와 연결해서도 시너지가 있다. 그래서 경쟁지를 누르고 선정되었다. 대진1리 고래쉼터는 앞으로 고래를 관람할 수 있는 우리나라 유일의 곳이 되는 것이다.
어떻게 만들고 운영할지에 대한 타당성 조사를 위해 용역 예산 2억원을 해양수산부가 편성했지만, 기획재정부에서 예산이 삭제된 상태다. 고래쉼터의 설치는 동물보호 차원에서 극히 바람직한 일일 뿐만 아니라 영덕 지역의 경제와 교육 측면에서도 아래와 같이 큰 도움이 되는 일이다.
첫째, 영덕 북부 지방의 관광객 유치에 큰 도움이 된다. 고래불로 불리는 넓은 모래사장이 있다. 고려 말 외가인 영해에서 자란 목은 이색 선생은 상대산에 설치된 관어대에 올라 고래를 본 다음 관어대부라는 시를 남겼다. "큰 고래가 떼 지어 희롱하면 하늘이 흔들린다"고 적고 있다. 관어대부를 읽고 감동을 받은 서거정 선생은 후 관어대부를 남겼다. 그도 "고래는 끝내 두려워 벌벌 떤다"고 표현하고 있다. 고래쉼터 설치 예정지의 바로 위에 상대산 관어대가 있다. 인근에는 고래산이라는 이름의 산도 있다. 선사시대 및 고려시대에도 고래가 동해안 영덕 지방에 많이 있었다는 말이다. 이런 역사적 사실이 있는 곳에 고래쉼터를 설치하면 스토리텔링이 가능하다. 고래쉼터는 많은 관광객을 유인할 수 있는 관광자원이 될 것이다.
둘째, 고래쉼터의 설치는 관련 전문가들이 영덕에 상주함을 의미한다. 인근에 설치될 해양생물 종복원센터와 함께 해양학, 생물학, 수의학 전문가들이 직장인으로 거주함을 의미한다. 영덕, 청송, 영양, 울진 등 중고등학교 학생들의 과학 교육의 질적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 전문 분야에 대한 접촉이 전무한 시골 학생들에게 생물, 과학, 해양을 접할 큰 기회가 제공되는 것이다. 생활기록부에 이런 활동을 기재하면 수시 입시에도 큰 도움이 된다. 입시에서 좋은 성적을 내게 되면 이 지역의 학교에 입학하기 위한 인구 유입도 기대할 수 있다.
셋째, 고래쉼터 조성 과정에서 공사비의 지역 유입이 있을 것이고, 설치된 다음에는 고래쉼터의 젊은 직원이 수십 명은 될 것이다. 인구 절벽 시대에 수십 명의 상주 인구가 늘어나는 점도 영덕군 및 인근 지역의 존속과 경제활성화에 큰 도움이 된다. 동해안 바다를 개발하여 부가가치를 올려야 한다는 이철우 경북도지사의 도정 방침에도 부합하는 것이다.
이렇게 경제적으로도 교육적으로도 도움이 되는 고래쉼터가 하루속히 영덕 대진1리에 설치되어야 한다. 용역비 2억원을 국회에서 쪽지 예산으로라도 받아서 2024년부터 전국 유일의 고래쉼터 설치 사업이 순조롭게 출발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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