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정진석(75) 대주교가 추기경으로 서임됐다. 이로써 한국천주교의 추기경은 2명이 됐다. 한국인 추기경 서임은 지난 1969년 교황 바오로 6세가 김수환(84) 추기경을 서임한 뒤 37년 만의 일이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22일 오전 10시 50분(한국시간 오후 6시50분) 바티칸시티의 교황청 알현관에서 15명의 새 추기경 명단을 발표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여덟번째로 '한국의 니콜라오 정진석 대주교'를 호명했다. 교황청은 이어 낮 12시 추기경 서임사실을 공식 발표했고 한국천주교 주교회의도 같은 시각인 오후 8시 서울 광진구 천주교 중앙협의회 대회의실에서 이를 발표했다.
서울 명동성당에서 공식 발표를 기다리던 정 추기경은 발표후 인사말에서 "추기경으로 선택된 것은 한국의 위상과 한국 천주교회가 세계 천주교회 안에서 차지하는 자리 등이 크게 참작된 결과로 믿는다"며 "우리나라 전체의 선익이 이루어지는 방향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편달을 바란다"고 말했다. 정 추기경은 '옴니버스(모든 이에) 옴니아(모든 것이)'를 사목의 지표로 삼아 왔다. '옴니버스 옴니아'는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을 주겠다'는 헌신의 자세를 뜻한다.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새 추기경을 지명한 것은 지난해 4월 취임 이후 처음으로 새 추기경들은 내달 24일 로마 교황청의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리는 공개 추기경회의에서 공식 서임될 예정이다. 하지만 정추기경의 추기경 지위와 권한은 로마 교황청이 서임을 발표한 순간부터 발효된다.
신임 추기경에는 전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개인 비서를 지낸 폴란드의 스타니슬라프 지위즈 대주교, 홍콩의 조셉 젠 주교, 미국의 숀 오멀리 대주교 등이 포함됐다. 또 베네딕토 16세 교황이 자신의 후임으로 교황청 교리부 책임자로 임명한 미국의 윌리엄 레바다 대주교도 새 추기경단에 합류했다.
새 추기경 15명 중 12명은 나이가 80세 이하이기 때문에 베네딕토 16세의 후임 교황 선출권을 가진 '콘클라베'의 회원이 된다.
가톨릭 교회법은 교황 선출권을 가진 80세 이하 추기경 수를 120명으로 제한하고 있는데 현재는 110명이 이에 해당하며, 이들 중 2명은 오는 4월 전에 80세가 된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사진: 정진석 신임 추기경이 23일 오전 서울 대교구 집무실에서 모처에서 걸려온 축하전화를 받고 밝은 표정으로 답례하고 있다. 김영욱기자 mirag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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