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에 많이 생기는 대표적인 생활습관병을 꼽으라면 단연 고혈압과 당뇨병일 것이다. 그러나 알고 있는 것에 비해 이에 대한 관리는 형편없다. 오히려 '나이 들어 혈압 안 높고 당뇨 없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며 방치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러나 생활습관병은 완치가 어렵고 오래 지속되기 때문에 합병증이 생기기 쉬운 만큼 지속적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중년의 삶을 송두리째 앗아갈 수 있는 고혈압과 당뇨병,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고혈압
고혈압으로 인한 사망률은 암 질환에 못지 않게 높다. 심·뇌혈관계 등 합병증을 일으키기 때문이다. 문제는 우리나라 성인의 절반 정도가 고혈압 및 고혈압 예비 환자라는데 있다. 때문에 평소 고혈압에 대한 예방과 관리가 중요하다.
▷원인 및 증상=고혈압이 생기는 원인은 아직 정확히 밝혀진 게 없다. 다만 고지방 식이 등 서구화된 식사 형태, 짠 음식, 음주·흡연 등 잘못된 식생활 습관이나 운동 부족, 비만 등이 고혈압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내 근무가 많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현대인의 직업 특성도 고혈압과 관계가 있다. 노화도 고혈압 원인 중 하나다. 나이가 들수록 혈관이 굳고 탄력을 잃으면서 혈압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수축기 혈압 140mmHg 또는 이완기 혈압이 90mmHg 이상이면 고혈압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고혈압은 평소 뚜렷한 증상이 없어 더욱 위험하다. 단순히 혈압이 올라가 있는 상태로만 생각, 방치하다 갑자기 심·뇌혈관계 질환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위험성=고혈압을 질병으로 보지 않고 나이가 들면 당연히 높아지는 것으로 여겨 치료를 지연하다 심각한 합병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잖다. 먼저 고혈압의 경우 말초혈관의 변화와 관계가 있어 조기에 치료하지 않으면 동맥경화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또 혈압이 높고 혈압 변화도 심해 심장에 부담을 가중시켜 심장이 커지고 기능이 감소, 무거운 것을 들거나 조금 움직이면 숨이 차는 심부전증을 일으키기도 한다. 이는 다시 부정맥, 협심증, 심근경색증 등 심장질환으로 이어지고, 신부전증 등 신장 질환, 뇌경색, 일과성 뇌허혈증 등 뇌혈관질환 등 치명적인 합병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치료 및 관리=고혈압을 관리하기 위한 방법으로는 약물 및 비약물치료가 있는데, 생활습관 등 환경을 바꾸는 비약물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선 다양한 색깔의 야채를 충분히 먹어야 한다. 검은색인 가지, 붉은색 파프리카와 토마토, 주황색 홍당무, 흰색 양배추 및 마늘, 푸른 잎 야채 등을 많이 먹으면 섬유질 및 미네랄, 항산화제가 충분히 공급돼 동맥경화증으로의 진행을 막고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준다. 또 생선이나 닭고기 등 불포화지방을 섭취하면 심장 및 뇌 기능을 향상시키고 혈류도 개선한다. 저염 식이도 혈압의 진행을 막는다. 이를 위해선 찌개나 면 종류, 또 김치와 된장 등도 적게 먹는 게 좋다. 미네랄과 불포화 지방이 많은 콩, 호두, 아몬드 등 견과류도 혈압의 진행을 막아준다. 이와 함께 체중을 줄이고 꾸준히 유산소 운동을 해주는 것도 혈압을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된다. 당뇨병이나 고지혈증 등이 동반된 경우엔 동맥경화증으로의 진행이 빨라지기 때문에 초기부터 약물치료를 병행하는 게 좋다.
◆당뇨병
혈당이 신체 조직 내로 원활하게 이동하지 못해 에너지 부족으로 장기 기능 장애가 빠르게 진행되고, 혈관에는 에너지 원료인 당분이 과도하게 축적돼 혈관 기능 장애를 일으키는 무서운 병이다.
▷원인 및 증상=췌장에서 인슐린 생성이 감소하고 신체 장기에서 당을 세포 안으로 들어가게 하는 기능이 약해져 당뇨병이 생긴다. 노화나 유전적인 이유 때문에 이런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과도한 영양 섭취와 운동 부족, 스트레스 등 생활요인도 주요한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또 이뇨제나 스테로이드 호르몬을 장기간 복용해도 당뇨병이 생길 수 있다. 공복혈당이 126mg/dl 이상이거나 식후 혈당이 200mg/dl 이상이면 당뇨병 진단을 받는다. 당뇨병 초기엔 피로감이 나타나다 시간이 지날수록 체중이 줄고 소변량이 많아지며 자주 허기진다. 또 물도 많이 마시게 되고 발이 저리고 차며 어지럽거나 시력 장애가 생기기도 한다.
▷위험성=당분은 단백질, 지방과 함께 신체 사용에 중요한 3대 영양분으로, 대표적인 것이 밥이다. 당분은 인슐린의 힘을 빌려 혈관에서 세포 속으로 이동해 에너지로 사용되는데 인슐린 기능이 약하면 당의 이동에 문제가 생겨 고혈당이 발생된다. 고혈당은 혈관에 상처를 줘 동맥경화증을 빨리 진행시켜 신선한 혈액의 흐름을 방해한다. 심장혈관인 관상동맥이 좁아지면 협심증, 심부전증, 부정맥 등 합병증이 발생하고 뇌혈관에 문제가 생기면 뇌경색증이 생긴다. 발로 향하는 혈관에 상처가 생기면 하지 절단, 눈에 혈류 장애가 오면 실명의 중요한 원인인 당뇨병성 망막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소변을 만드는 신장도 고혈당이 지속되면 단백뇨와 부종이 발생한다. 반대로 세포로 에너지 원료인 당분이 충분히 공급되지 않아 에너지를 원활히 생성하지 못해 장기 기능 저하로 이어지기도 한다.
▷치료 및 관리=당뇨병 관리를 위해선 혈당이 상승하는 속도를 느리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때문에 혈당을 빨리 오르는 흰쌀, 흰밀가루 등 정제된 곡물류를 피해야 한다. 혈당 상승을 조절하기 위해선 소화 및 흡수가 천천히 되는 되는 음식을 먹어야 한다. 다양한 색깔의 야채와 식물성 기름인 올리브유, 견과류를 적절히 섞어 잡곡밥과 함께 먹는 게 좋다. 단백질은 계란 흰자위나 생선으로 보충하고 간식으로는 과일을 먹으면 도움이 된다. 또 고혈당이 오래 지속되면 혈관을 막기 때문에 운동 등을 통해 고혈당 상태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 운동의 경우 인슐린 기능을 좋게 하기 때문에 고혈당이 오래 지속되지 않도록 도와준다. 식사 30분 후 편한 신발을 신고 바른 자세, 즐거운 마음으로 40분 정도 걸으면 효과적이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도움말·이상준 푸른미래내과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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