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 가계소득에서 세금이나 보험료, 연금, 이자비용 등 부담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며 소비 여력이 줄었다.
월 100만원을 벌면 이 중 20만9천원이 통장을 스치듯 순간적으로 사라지는 '순삭'(순간삭제) 금액에 해당했다. 특히 소득 하위층은 이런 부담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통계청에 따르면 1분기 전국 2인 이상 가구의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9%였다.
이는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고 수준이다.
비소비지출은 소득세와 같은 세금, 건강보험료, 국민연금, 이자비용 등을 포함한다.
허리띠를 졸라맨다고 줄일 수 있는 성격이 아니고 대부분 사전 공제되거나 즉시 빠져나가는 돈이다.
소득이 한정된 상황에서 비소비지출이 증가하면 그만큼 소비에 쓸 돈이 줄어든다.
소득 대비 비소비지출 비중은 2016년 4분기 17.9%에서 꾸준히 상승세를 이어가다 올해 1분기에 20%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이는 비소비지출이 소득에 비해 큰 폭으로 늘어난 결과다.
비소비지출에서 가장 눈에 띄는 항목은 이자비용이다. 9만5천632원으로 1년 전보다 23.1%나 늘었다. 이는 금융위기(2008년 3분기, 23.6%) 이래 최고 증가율이다.
근로소득세와 재산세, 자동차세 등이 포함된 경상조세는 20만2천785원으로 1년 전보다 35.3%나 뛰었다.
국민연금 등 연금은 14만226원, 사회보험은 14만7천226원으로 1년 전보다 각각 10.5%, 7.9% 늘었다.
소득10분위별로 보면 1분위(하위 10%) 비소비지출은 22만4천49원으로 1년 전보다 17.1% 증가했다. 소득에서 비소비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6.6%에 달했다.
10분위(상위 10%) 비소비지출은 293만371원으로 29.2% 늘었지만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3.0%로 더 낮다.
이는 소득 하위층의 소비 여력이 더 작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이자비용 등 비소비지출 증가가 내수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를 내놨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젊은 층은 집을 마련하기 위해 대출을 받을 수밖에 없고, 고령화에 따른 조기퇴직자는 노후 소득이 없어 빚을 내 살아갈 수밖에 없는 구조라 이자 지출이 늘어난다"며 "전체 소득은 한정돼 있기에 비소비지출이 늘어나면 내수에도 악영향"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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