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진보성향 매체인 '가디언'이 22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가 민주주의의 가치들을 훼손하면서 권위주의적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비판 언론에는 재갈을 물리는가 하면, 불법 체류자들을 적법 절차를 거치지 않고 마구잡이로 추방하는 등 민주주의 원칙들이 여기저기서 무너지고 있다는 것.
공화당에서 홍보담당자로 일했던 타라 셋마이어는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적신호가 켜졌다"면서 "우린 민주주의의 데프콘 1단계로 근접하고 있다"고 말했다. '데프콘 1'은 전면전 또는 국지전 발생이 확실시되는 상황에서 발령되는 최고 등급의 방어준비태세로, 미국의 민주주의가 전시와 비견될 만큼 심각한 위기에 봉착했다는 뜻이다.
셋마이어는 민주주의가 심각한 위기를 맞았음에도 이를 제대로 비판하고 지적하는 목소리는 그리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언론과 야당 인사들이 미국인들에게 이런 점을 제대로 소통하지 않고 있는 것 같다"면서 "이런 현상이 일반화되고 있다는 게 현재의 가장 큰 위험"이라고 덧붙였다.
이미 망가질 대로 망가진 미국의 민주주의 시스템을 트럼프가 악용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의 연설문 작성자였던 데이비드 프럼은 엑스(X·옛 트위터)에서 "트럼프의 거의 모든 행동이 의도적인 불법"이라며 "미국의 민주주의 시스템이 자신을 가로막기에는 너무 망가져 버렸다는 것을 알고 도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추방 명령을 받은 자국 내 불법 이민자들을 마구 잡아들여 쿠바 관타나모의 미 해군기지 구금시설로 압송하는 것과 관련해선 '가학적인 힘 과시'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공화당 정치전략가 스티브 슈미트는 "트럼프는 오벌 오피스(대통령 집무실)에서 권위주의적인 TV쇼를 제작하고 있다"면서 "틱톡에선 정부가 공개한 노래와 영상과 함께 (불법 이민자) 추방 장면을 볼 수 있는데, 부조리와 악의의 극장 같다"고 비꼬았다.
그럼에도 트럼프 행정부의 일방주의적 행보에도 국정 지지율은 견고한 편이다. 최근 NBC 뉴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트럼프의 대통령직 수행 전반에 대한 지지율은 47%로, 집권 1기를 포함해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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