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역 부동산시장 정상화 언제쯤?

신정부 출범·이사철 특수가 시장 반전 고비

'부동산 시장 언제 살아날까'

3월이 다가오면서 부동산 시장 정상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상 최대의 미분양과 입주 물량, 해소되지 않은 부동산 규제책 등 악재들이 겹겹이 쌓여있지만 신정부 출범과 본격적인 봄 이사철을 앞두고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대구 지역 부동산 시장은 IMF 이후 최악의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 2006년 여름부터 시작된 가격 하락세가 올 들어서도 계속 이어지고 있지만 신규 분양 시장이나 기존 매매 시장 모두 회복 기미는 쉽사리 보이지 않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수요가 많은 겨울 이사철이 지나가고 있지만 악재들이 시장을 계속 억누르고 있고 매수자나 매도자 모두 시장 상황 변화를 기다리면서 매매 거래가 거의 중단됐다."며 "신정부 출범과 함께 시작되는 3월 이사철이 부동산 시장 반전의 고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악재에 이어지는 하락세

2001년 3월부터 상승 행진을 시작한 대구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선 것은 지난 2006년 6월.

2005년 이후 본격적으로 쏟아지기 시작한 신규 분양 물량이 공급 과잉으로 이어지기 시작한데다 같은 해 '8.31 대책'과 2006년 '3.30조치'등 정부의 부동산 규제책이 잇따르면서 시장이 본격적인 하락기로 접어들었다.

하락 기간으로 따지면 20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이 기간 가격 변동률은 -4.1%에 이르고 있다. 가격 하락폭은 현재보다 높지만 IMF 기간 동안 부동산 가격 하락 기간이 16개월 정도였던 것을 감안하면 현재 부동산 시장 침체기는 심각한 상황이다.

지역 부동산 시장이 전체적으로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데 구·군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혁신도시 조성이라는 개발 호재가 있는 동구의 경우 지난 20개월 동안 유일하게 0.2% 변동률을 보이며 보합세를 유지했으며 북구도 -1.4%로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그러나 월배 지역을 중심으로 분양과 입주 물량이 쏟아진 달서구의 경우 -8.3%로 하락폭이 가장 높았으며 수성구 지역은 -3.2%의 하락세를 보였다.

현 시장의 또 다른 문제는 공급 과잉 외에도 실수요자마저 내집마련을 미루는 등 매매 시장에서 매수 심리가 사라졌다는 것.

부동산 114 이진우 대구·경북 지사장은 "시장 가격 이하의 급매물마저도 쉽게 매매가 되지 않는 등 매수 기피 현상이 심해지면서 거래 위축과 이로 인한 가격 추가 하락 등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며 "향후 가격 상승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겠지만 실수요자들이 움직일 수 있는 정책 변화가 있다면 매매 시장은 어느 정도 정상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회복 시기는

미분양과 입주 물량,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세와 대출 규제 등 악재들이 많지만 부동산 시장은 일단 올해를 기점으로 변화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큰 변수는 차기 정권 출범 이후 기대되는 부동산 정책의 변화. 현재 대구시를 비롯한 지방자치단체들과 건설사들은 지방 부동산 시장 활성화 대책을 요구하고 있으며 차기 정권 출범 이후 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정책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등을 중심으로 지방 대도시에 대한 1가구 2주택 양도세 한시적 면제와 미분양 아파트 구입에 따른 세제 혜택 등을 요구해 놓은 상태"라며 "지방 부동산 시장에 대한 활성화 대책이 조기 시행된다면 침체된 부동산 시장이 어느 정도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부동산 시장 장기 침체에 따라 누적된 대기 수요가 많다는 점도 시장 활성화 차원에서는 긍정적인 요인이다. 실제 지난해 대구 지역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매수세가 사라지면서 2006년 대비 20% 이상 줄어든 상태.

분양대행사 대영의 김대업 대표는 "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투자 수요는 물론 실수요자들마저 매수를 기피하면서 상대적인 대기 수요는 어느 때보다 많다."며 "과거 부동산 시장 경험을 볼 때 시장 환경의 변화가 시작되면 대기 수요가 실수요로 전환되면서 시장 회복세를 이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년간의 조정을 거친 주택 가격도 거래 활성화에 탄력을 제공할 수 있는 부분이다.

SD건설 금용필 영업 이사는 "올해 입주 단지의 경우 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2005년 분양 당시 가격보다 낮은 곳도 있는 만큼 매수자 입자에서 볼 때 가격 경쟁력은 충분히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정부의 정책 변화로 매매 거래의 물꼬가 트인다면 부동산 시장은 올 상반기 내로도 회복세를 보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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