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식 개장 100일을 맞은 안동수산물도매시장이 '동네 횟집'으로 전락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경북 내륙의 수산물 유통 거점으로 자리 잡겠다는 취지와는 달리 도매상인보다 개인 손님의 매출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동 풍산읍에 있는 수산물도매시장은 인구 20만 명 미만의 중소도시로는 전국에서 유일한 도매시장이다. 총 200여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4만7천여㎡ 부지에 총넓이 4천여㎡(지상1'2층) 규모로 지어졌다.
하지만 안동시는 지난해 8월 30일 임시개장을 하기까지 운영 법인 선정에 2차례나 실패하는 등 사업 초기부터 난항을 겪었다. 운영 법인 찾기가 어려워지자 초기 계획마저 변경해 '안동수산시장 주식회사'를 단독 법인으로 선정하는 등 특혜 의혹을 낳기도 했다.
빈약한 품목과 기본 거래처에 대한 한계 등 성급한 준비로 인한 문제는 지난해 10월 11일 정식 개장에 들어가면서 더욱 두드러졌다.
기존 거래처(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에 미수금이 있는 도매업체들이 갑자기 안동으로 거래처를 바꾸기란 불가능했던 것. 아울러 가격마저 대구와 비슷한 수준이라 물류비 차이를 제외하면 큰 이점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방문자가 적다 보니 활어와 어패류를 다양하게 갖출 수도 없어 연 거래량이 전국 3위에 달하는 대구농수산물도매시장과는 경쟁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실제로 안동수산물도매시장과 거래하는 도매업체는 60여 곳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수익 대부분은 도매업체가 아닌 개인 방문자들의 지출에서 충당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수산물도매시장의 하루 매출은 1천800만원으로 하루 200~300명의 방문객 대부분이 식당을 찾는 개인 방문자인 것으로 분석됐다.
안동에서 수산업을 하는 정모(29) 씨는 "안동시가 시장조사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너무 큰 그림을 그린 상황에서 성급하게 수산물도매시장의 문을 열었다"며 "파격적인 할인이나 독점 품목 등을 제시하지 못한다면 경기 불황이 계속되는 현 상황에선 소매로 인해 근근이 현상유지만 할 뿐 제대로 된 도매시장으로서의 기능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동시 관계자는 "처음 개장할 때는 취급 품목이 적었지만, 점차 늘려가고 있고 내륙에서 보기 어려운 생아구나 물메기와 같은 활어도 취급하고 있다"며 "현재는 대부분 수익이 인건비로 지출되는 것으로 안다. 하지만 조금씩 품목도 늘리고 있어 5년 이후에는 성공적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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