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탈구미' 속도 내는 금융기관들, 산업진흥 대책 급하다

삼성·LG 등 대기업이 잇따라 구미시를 떠나면서 금융기관도 지점·출장소 폐쇄 및 축소 계획을 밝혀 지역 기업의 경영 위축이 심화할 전망이다. 지난 2007년 한국은행 구미지점 폐쇄로 시작된 금융기관의 '탈구미' 움직임은 최근 한국수출입은행 구미출장소 폐쇄로 불이 옮겨붙었다. 여기에다 시중은행마저 지점 축소나 출장소 폐쇄를 추진하는 등 흐름에 가세해 '수출도시 구미' 위상 약화는 물론 금융 공백에 대한 우려가 크다.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은 상반기 중 구미출장소 폐쇄를 예고한 상태다. 특히 수출입은행은 수출기업 지원에 꼭 필요한 핵심기관이라는 점에서 경북지역 수출 업체의 반발과 걱정이 커지고 있다. 경북상공회의소협의회가 구미출장소 유지를 촉구하는 건의문을 내고 국책은행 지키기에 힘을 쏟고 있으나 앞서 한국은행 지점 폐쇄 선례로 볼 때 존치 자체가 쉽지 않아 보인다.

이 같은 금융기관의 움직임은 극심한 불황에 허덕이는 구미산업단지 등 지역 중소기업 입장에서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기업이 힘들 때 힘이 되어주고 수출 경쟁력 강화를 뒷받침할 국책은행 등 금융기관이 구미를 떠난다는 것은 지역 전체로 봐서도 큰 손실이다. 더욱이 구미시가 미래 신산업 육성 등 재도약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에서 수출입은행과 같은 든든한 지원군이 대열에서 이탈하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요즘 구미는 젊은이가 대거 떠나면서 '활력을 잃어가는 도시'라는 낙인이 굳어지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경쟁력을 잃고 존재마저 미미한 지방 소도시로 전락하는 건 시간문제다. 굴지의 기업들이 구미로 되돌아오고 금융기관이 도시 부흥을 견인하는 중장기 전략 수립을 서둘러야 한다. 이런 적극적인 노력과 해법 없이는 금융 공백은 장기화할 수밖에 없다. 주력 산업과 인프라가 서서히 붕괴하는 '러스트 벨트' 사례처럼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해법 찾기에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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